1. 별과 하늘의 이야기/하늘앓이 - 별지기의 이야기들
관측 준비 - 가장 행복한 시간
다락방별지기
2023. 10. 22. 16:47
찬바람이 분다.
찬바람이 분다는 건
그날 하늘이 아주 맑을 거라는 걸 알려주는 사인이다.
부랴부랴 천문대로 향한다.
삼각대를 펴 수평을 맞추고
엘리베이터 하프피어와 경위대를 올리고
내 망원경 첫눈이를 달았다.
차가운 날씨를 좋아하는 첫눈이가
날카로운 눈을 떴다.
나는 그제서야 옷을 갖춰 입는다.
내복 두 벌
양말 두 켤레
바지 두 벌
잠바 두 벌을 껴 입고
양말과 양말 사이는 물론
모든 주머니에 핫팩을 넣어 몸을 데운다.
이제 커피 한 잔을 따른다.
커피에 씀씀이 녹아든
세상 모든 행복이
모락모락 김이 되어 피어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