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사무치게 하고 싶은 말이 있었을까 - 아버지의 해방일지
"괜히 데모해서 형이나 가족들 힘들게 하지 말아라." 내가 대학에 갈 때 어머니께 들은 얘기 중 하나다. 다행히 나는 김대중 씨와 김영삼 씨의 단일화 실패로 정권을 노태우에게 넘겨줬을 때부터 더 이상 "독재정권 물러가라" 따위를 부르짖을 명분은 사라져버렸다고 생각했다. 하물며 내가 대학을 갔던 때는 김영삼 정권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가 내게 데모하지 말라는 얘기를 한 것이다. 털어봐야 벼룩도 안 나오는 전형적인 소시민 집안이었던 우리 집에서도 저런 말이 나올 정도로 연좌제란 사람의 영혼을 옭아매는 무서운 형벌이었다. 에어컨이 고장난 덕에 베란다 창문을 활짝 열고 이른 새벽까지 귀뚜라미 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는 낭만을 누리고 있다. 게다가 근래 읽는 책들이 하나하나 너무 좋다. 이 책 는 빨치산을..
2023.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