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패스트 라이브즈(Past Lives) 참 실망스러웠다. '인연'이라는 한국적 감성을 소재로 하긴 했지만 한국적 감성은 느껴지지 않았다.오히려 등장인물이 서양인이었을 때 대사나 감정, 상황설정이 더 잘 들어맞을 것 같았다. 그저 외국 영화에 '인연'이니 '전생'이니 하는 동양적 감정이 어설픈 데코레이션으로 얹어져 있는 기분.그래서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하기까지 했다. 이와 같은 불편함을 예전에 소설 '빠칭코'에서도 느꼈었다. 도대체 이 불편함은 무엇 때문일까? 생각해보니 그 불편함은 이 영화의 감독이나 빠칭코의 저자가 그리고 있는 대한민국이 '전형화'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서양 주류 사회가 아시아를 바라보며 흔히 저지르는 그 전형화의 오류 말이다. 바로 그 전형화가 한국인 2세 작가들에 의해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