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에머슨 바나드

2009. 6. 23. 23:163. 천문뉴스/코스모스 관련 스크랩

여러 천문학자들에 대한 간략한 소개문에서 유난히도 마음에 남는 천문학자가 에드워드 에머슨 바나드이다.

왜 그런지는 나도 정확히 모르겠다. 

아마도 그의 삶이 우리가 생각하는 성공신화의 공식과 비슷하고, 일에 지독하게 매달렸던 그의 삶의 패턴이 지금 나의 삶과 비슷해서이지 않을까...

 

어쨌든 좋아하는 일이 있다면 이 사람처럼 이렇게 매달릴 줄 알아야 할 것 같다.

바나드는 암흑성운을 처음으로 목록화한 사람으로 이 사람이 발견한 암흑성운은 그의 이름을 따서 Barnard+일련번호 로 부른다.

 

출처 : 우주로의 여행II, 청범출판사(1998)

 

바나드(Edward Emerson Barnard)는 1857년 미국 테네스 주 내쉬빌 시에서 그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지 두 달 후에 태어났다.
가난한 환경 때문에 그는 아홉 살이 되던 해에 학교를 그만두고 병고에 시달리는 어머니를 부양해야만 했다.

 

곧 동네 사진사의 조수가 되면서는 그는 사진술과 천문학을 좋아하게 되었다.

일생동안 이중 직업의 운명은 이때부터 시작된 셈이다.

그는 17년 동안이나 사진사 조수직을 하면서 천문학을 독학으로 공부하였다.

1881년 반델빌드대학 천문대에 조수로 취직되면서 그는 비로소 처음으로 정식 천문학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그 해에 그는 결혼을 했고 집을 지어야 했다.

그렇지만 그의 수입은 가족도 편히 부양할 수 없는 정도였다.

마침 그 때 특허약품의 제약회사가 혜성 하나 발견에 $200의 상금을 걸었다.

$200은 당시로서는 대단한 액수의 상금이었다.

 

바나드는 마음을 참으로 굳게 먹고 맑은 밤이면 하루도 거르지 않고 혜성을 탐색하였다.

그는 1881년에서 1887년 사이에 혜성을 모두 7개 발견하여, 집을 건축하는데 쓰인 경비를 충분히 지불할 수 있었다.

이 "혜성 집"은 하나의 지방 명소가 되었다.(바나드는 죽을 때까지 총 17개의 혜성을 발견하였다.)

 

 

 

 

1887년에 바나드는 새로 설립된 리크 천문대(Lick Obervatory)로 직장을 옮겼지만, 곧 당시 대장 에드워드 홀덴(Edward Holden)과 정면으로 부딪치며 살아야 했다.

성격이 거친 홀덴은 바나드에게 마음 고생을 많이 시켰다.(사실 공평하게 얘기하자면 바나드도 홀덴을 못살게 굴었다.)

 

그가 사진 일을 하는데 필요한 망원경 사용 신청 시간이 부당하게 자주 거절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바나드는 1892년에 목성에서 새 위성을 발견하는 개가를 올린다.

이것은 갈릴레오 이후 처음 있는 발견이어서 그는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된다.

 

이제 망원경 사용의 정당성을 확보하게 된 그는 자신의 장기인 사진 기술을 십분 활용하여 최상의 은하수 사진을 출판한다.

이 과정에서 그는 별들로 가득 채워진 은하수에 군데군데 나타나는 암흑 영역에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된다.

암흑 영역이 별의 분포에 "구멍"이 난 것이 아니라, 차폐 물질의 구름 때문에 생긴 것임을 알게 된다.

 

천문학자이며 동시에 역사학자인 도날드 오스터브룩(Dornald Osterbrock)은 바나드를 "관측 중독자"라고 부른다.

 

바나드의 매일매일의 기분은 그날 밤의 관측 예상 조건에 따라 좌우되는 듯했다.

그는 자신이 정규 교육을 받지 못했다는 점을 늘 의식하면 살았다.

이 점 때문에 누가 자기를 멸시할까 염려했으며 자격 부족으로 실직하여 옛날에 겪었던 가난의 구렁으로 다시 빠져들까 심하게 걱정하였다.

 

그는 이러한 염려들 때문에 일에만 몰두하게 되는 일종의 신경증 증세에 시달리며 일생을 살았다.

휴가의 즐거움도 가질 수 없었고, 오로지 몸이 심하게 아플때만 자신을 천문관측에서 떼어놓을 수 있었다.

 

리크 천문대에서의 마음 고생으로 지칠대로 지친 바나드는 1895년 시카고 근교에 자리잡은 여키스 천문대(Yerkes Obsevatory)로 직장을 옮겨 나머지 일생을 그 곳에서 보내고 1923년에 세상을 하직한다.

 

여키스에서도 그는 사진 일을 계속하여 많은 천체 사진을 출판하였으며 자신의 사진에 나타나는 다양한 종류의 성운들을 연구하였다.

이 사진들은 거의 모두 사진 천문도로서의 고전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바나드는 행성 표면에 나타나는 여러가지 특성을 자세히 관찰하고 그 크기들을 측정했으며 일식 관측에 여러차례 참여했고, 암흑성운의 목록을 만들었다.

 

1916년에는 고유 운동이 가장 큰 별을 발견했다.

이 별은 우리 태양에서 두 번째로 가까이 있는 항성계로서 그의 이름을 따서 바나드의 별이라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