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자서전 - 거인의 조건
1997년 10월 대한민국은 망했다. 대한민국의 경제주권이 IMF에게 넘어간 이 사건은 박정희로 대변되는 대한민국 개발독재사의 종언을 고하는 일대 사건이었다. 대한민국은 그 해 12월, 15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었다. 상식적으로 볼 때 대한민국을 망하게 만든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은 필연적인 결과로 정권을 내주는 것이 자연스러운 상황이었다. 물론 결과적으로 정권은 바뀌었고, 한반도 반만년 역사상 처음으로 피를 수반하지 않은 권력의 이동이 이루어졌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이 하나 있다. 나라를 망가뜨린 세력이 얻은 표가 15대 대통령 당선자인 김대중과 불과 38만표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말 아슬아슬한 역사의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역사에 가정은 무의미하다지만 만약..
2014.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