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오니어 플래그 : 우주로 띄운 편지 - 2 -
초등학생 때 한 어린이 잡지를 통해 외계인과 교신을 하는 방법을 읽은 기억이 난다. 높은 곳에 올라가 양손을 하늘로 벌리고, 손가락을 모두 편 채로 서서 외계인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라고 되어 있었다. 원리인 즉, 두 손의 손가락은 전파탑이고, 우리의 메시지는 텔레파시가 되어 양 전파탑을 통해 전달될 거라는 것이었다. 아직은 올망졸망한 가옥들이 가득했던 어렸을 적, 우리 집 옥상에서 이걸 그대로 따라한 기억이 난다. 물론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았지만, '정말 내 앞에 외계인이 나타나면 어떡하나'라는 생각에 겁이 나기도 했다. 1992년 겨울, 아마 이맘 때 쯤이었던것 같다. 남들보다는 좀 늦게 사춘기를 겪은 나는 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 고민으로 밤을 새우기 일쑤였다. 그 때 집 근처의 어두운 공원에 ..
2008.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