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일식 - 그런데 그거 봐서 뭐 하나요?

2012. 6. 7. 23:591. 별과 하늘의 이야기/하늘 에세이

 

하늘과 별과 금성과 구름 :

2012년 6월 6일 10시 15분 

서울시 영등포구 문래동에서 촬영한 금성일식.

 

6월 7일에 신규 프로세스 하나를 오픈시켜야 했다.

 

할 일이 많아 6월 6일 당직근무를 자원하여 출근을 했고, 이번에 못 보면 앞으로 105년 동안 볼 수 없다는 금성일식을 관측하기 위해 쌍안경과 삼각대를 챙겨갔다.

 

스마트폰과 카카오스토리 덕분에 내가 이런 천체 관측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대부분의 회사동료들이 알고 있다.

그리고 지난 5월 21일에 이미 달에 의한 일식이 한 차례 있었고, 공교롭게도 이 때는 야간당직 근무를 했기 때문에 아침 일찍 발생하는 일식을 관측하기 위해 이미 한 차례 관측 장비를 회사에 가져간적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회사에 도착하자 한 부장님께서 금성일식에 대해 물어오셨다.

 

나는 때마침 장비를 챙겨왔노라고 말씀드렸고, 회사 옥상에서 쌍안경을 통해 투영된 태양과 그 전면을 지나가는 금성의 모습을 보여드렸다.

 

그리고 질문을 하나 받았다.

"이 현상을 왜 관측하지?"

 

100여년 이상의 간격을 두고 발생하는 진귀한 현상이라지만, 막상 보면 뭐 그다지 흥미로울 것도 없는 이 현상.

물론 이 부장님은 이 현상이 흥미롭지 않은 현상이라고 생각하는 기미는 전혀 없었다.

오히려 이런 현상을 볼 수 있었던 것에 고마워하셨고 예상치 못한 질문에 주섬주섬 해야 했던 나의 설명을 경청하시고  의미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셨다.

 

"이 현상을 관측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나는 이후에도 이 질문을 계속 스스로 되새겼다.

 

세계에는 여러 나라가 있다.

그리고 그 중에 몇몇 나라들은 이번 금성일식 현상 뿐만 아니라, 하늘에서 일어나는 각종 현상을 관측하고 분석하는데 돈을 쓰고 있다.

 

나는 이번 현상을 접하면서도, 미래를 준비하는 이들의 모습을 본다.

아니 좀더 적나라하게 얘기하자면 일등하는 나라나 민족이 왜 일등을 하고 있는지의 이유를 생생하게 본다.

 

이미 하늘을 측량하는 천체과학의 선진국가들은 금성이라는 행성에 대해서 속속들이 알고 있고, 태양에 대해서도 속속들이 알고 있다.

속속들이 알고 있는 태양 앞에 금성이 지나간다고 해서 새로울 것도 없고, 그게 105년 후에야 다시 일어난다고 해서 아쉬울 것도 없는 것이다.

 

정작 의미는 다른 데에 있다.

 

NASA는 이미 이번 금성일식 현상을 통해 얻고자 하는 그들의 목표를 분명히 하고 있다.

바로 우주에서 새로운 지구형 행성을 발견하는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다.

 

금성은 공교롭게도 지구와 거의 비슷한 크기와 밀도를 가지고 있다.

또한 이미 금성의 대기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는 지구의 과학자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우주에는 주계열 상에서 태양과 같은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 별들이 널려 있다.

 

때문에 태양앞에 금성이 지날 때, 태양의 빛이 어떤 변화를 겪는지를 관측하면, 그리고 태양빛 중 금성의 대기를 스쳐지나온 약 10만분의 1 정도에 해당하는 빛을 어떻게 분석해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금성의 대기 성분을 빠짐없이 설명해 낼 수 있는가를 확인하면 바로 우주에서 딱 지구 정도 성격을 가진 행성과 그 행성의 대기성분을 분석하는데 중요한 기반이 되는 데이터를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우주과학의 선진국들이 노리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렇게 일종의 '빛의 지문'을 확보하게 되면,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우주에서 새로운 행성을 찾을 수 있게 된다.

더더군다나 지금까지 발견의 대종을 이룬 목성형 행성이 아닌 바로 '지구형 행성'을 말이다.

 

이미 우주과학의 선진국들은 우주의 지도를 그려내고 있다.

여기에 지구형 행성의 좌표까지 얻어진다면 그다음에 할 일은 무엇이겠는가?

당연히 그곳에 진출하게 될 것이고, 우주 식민지를 개척하는 일이 이어질 것이다.

 

아마 많은 사람들에게는 뜬구름잡는 소리처럼 들릴 것이다.

 

하지만 지구 한켠에는 그 뜬구름 잡는 소리를 현실화시키기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할 줄 아는 집단이 있는 것이다.

결국 그 집단에 의해 그 뜬구름 잡는 소리는 현실이 될 것이다.

 

일등을 하는  민족, 그래서 세계를 주도하는 민족?

그건 바로 꿈꿀 줄 아는 민족이다.

 

참고 : 다양한 일식 풍경 등 우리별 태양에 대한 각종 포스팅은 하기 링크 INDEX를 통해 조회할 수 있습니다. 
        https://big-crunch.tistory.com/123469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