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5. 13. 00:13ㆍ1. 별과 하늘의 이야기/하늘 에세이
방문일시 : 2013년 5월 11일 토 20시 ~ 23시 30분.
1. 삼박자가 척척 맞아요!
아파트의 베란다에서 서서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서울의 광해에도 불구하고 한 자리 하는 별들이 보인다.
별들을 본다는 것은 그리 어려운 게 아닌 것이다. 그저 베란다에 나가 창문을 열어 하늘을 한 번 올려보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좀더 많은 별을 무언가 수고를 바쳐 보러 갈 생각이라면 몇 가지 까다로운 조건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맑을 것 - 너무나도 당연한 조건이므로 말이 필요없을 듯.
둘째. 달빛이 없을 것 -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것 같다. 달빛은 햇빛 못지 않게 밝다는 사실을.
셋째. 휴일 또는 주말일 것 - 직딩들의 숙명.
1년 중 이 세가지 조건이 제대로 맞아 떨어지는 날은 과연 며칠이나 될까.
바로 그런 날 중 하나가 바로 어제! 5월 11일이었다.
4월의 합삭을 인도 출장 관계로 놓쳤기 때문에 더더욱 기대하던 날이기도 했다.
딱 맞아떨어지기가 쉽지 않은 삼박자가 척척 맞아떨어진 바로 그날!
그렇게 기대를 품고 찾아간 중미산 천문대!
사진1> 중미산 천문대의 돔탑
: 이제 막 지평선을 넘어가는 금성이 오른쪽으로 보이고 쌍동이 자리 알파별 카스토르가 돔 위로 살짝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다.
2. 열정! 그리고 아날로그의 미학.
중미산 천문대는 우리 나라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사설 천문대이다.
하지만 명성에 비해 그렇게 규모면에서, 혹은 시설이나 장비면에서 탐방객을 압도하는 그런 천문대는 아니다.
건물은 단촐한 이층자리 건물이고, 돔 역시 아담하고 아날로그틱하기 그지 없다.
천문대 하면 나같은 일반인들이 으레 떠올리기 쉬운 플레네타리움도 존재하지 않는다.
352번 지방로 또는 37번 국도를 따라 나도 모르게 슥~ 진입하게 되는 중미산 천문대는
마치 길을 걷다가 한 번 돌아본 모퉁이에 아담하게 세워진 집처럼 느껴진다.
'천문대'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하이 테크놀로지의 느낌.
그러나 막상 맞닥뜨린 중미산 천문대의 아날로그한 느낌.
이 두 가지 상반된 감정의 괴리에서 느껴지는 가벼운 파열음은
곧이어 등장하는 열정어린 학습과 친절한 직원들의 가이드에 의해 금방 훌륭하게 메꿔진다.
마치 시골의 아담한 집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별을 바라보는 느낌.
아마도 별을 본다는 것은 그런 것이리라.
머릿속에 숫자나 지식보다는 가슴속에 열정을 품었을 때 별은 더더욱 선명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제 모습을 드러내는것 같다.
사진 2> 토요일 저녁이다보니 많은 부모님들과 아이들이 천문대를 찾아 오셨다.
그래서 더 생동감있고, 재미있는 교육이 되지 않았나 싶다.
어린 학생들의 천문 지식이 상당함에 놀랐고, 멋진 수업을 진행해 주신 유주상 선생님의 강의에는 감동을 받았다.
3. 중미산 천문대에 대하여.
주소 :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신북3리
전화번호 : 031-771-0306
인터넷 주소 : http://www.astrocafe.co.kr/main/main.php
중미산 천문대는 다양한 천체관측과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홈페이지에서 확인하세요)
내가 참여했던 것은 가장 대중적인 프로그램인 두 시간 과정의 '당일 별자리 여행' 프로그램이었다.
인터넷에서 먼저 신청을 하고, 입금을 한 후 참여하는 것이 원칙이다.
물론 별을 보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스스로가 먼저 일정과 일기예보를 챙겨야 하는 에티켓을 잊지 말자.
'당일 별자리 여행'은 강당에서 한 시간의 천문시뮬레이션 학습,
그리고 천문대 옥상으로 자리를 옮겨 망원경을 통해 직접 천체를 관측하는 것으로 구성된다.
5월 11일 옥상에서는 돔의 1개 망원경을 포함하여 총 4개의 망원경이 관람객을 맞았다.
Celestron CGE 14인치 반사굴절망원경 : 돔에 설치된 주망원경 - 이 망원경으로는 헤르쿨레스 구상성단(M13)을 관측하였다.
GoTo시스템이 문제가 있었을까?
좀 느즈막히 보러 갔는데 상이 거의 사이드로 밀려 있었고, 직원께서 애를 써가며 상을 잡고 계셨다.
약간의 아쉬움...
Takahashi FS-128 ED APO 굴절망원경 : 토성 관측 - 토성과 그 왼편으로 빛을 반사해 내는 타이탄을 볼 수 있었다.
가장 인기가 많았던 관측 대상
Meade LXD75-SN10 반사망원경 : 처음에는 어떤 산개성단을 보여주었는데, 사람들이 빠진 후 직원께서 백조자리의 알비레오를 보여주셨다.
노란색과 파란색의 별이 쌍으로 보여 처음에 본 산개성단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Celestron SCT 11인치 반사굴절망원경 : 처음에는 미자르를 관측하였으나 나중에 사람들이 빠진 후 토성을 보여주었다.
나로서는 동일대상(토성)을 굴절과, 반사망원경으로 동시에 보는 행운을 만날 수 있었던 샘이다.
굴절망원경을 통해서 본 토성은 좀더 대상에 포커싱되어 선명한 맛을 느낄 수 있었던 반면
반사 망원경은 아무래도 행성 관측을 목적으로 하는 망원경이 아니다보니 선명함은 확실히 떨어졌다.
하지만 토성과 그 주변 지역이 상에 넓게 들어오면서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반사 망원경에 한표!!
사실 중미산 천문대에서 다루는 망원경들은 하이엔드 급은 아니다.
돔에 설치된 주 망원경을 제외하고 나머지 망원경들은, 물론 학생들이 구입하기에 만만한 급액은 아니지만
200~ 600만원 정도에 가격이 형성되어 있어 뜻있는 개인이 구입 대상으로 지목할 수 있는 폭에 들어오는 망원경이었다.
사실 내가 중미산 천문대를 관람 대상으로 선정한 것에는 이것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망원경을 구입할 예정이다보니 사전에 어떤 망원경이 내게 맞을지를 알고 싶었고,
그래서 내 선택의 폭에 들어오거나 그정도 급의 망원경들 중 어떤 것이 내게 맞을지를 알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한 목적에 딱 맞는 관측을 했던 것은 큰 수확중 하나였다.
4. 총평
중미산 천문대는 어렸을 적 찾았던 동네 목욕탕과 같은 곳이다.
그리고 그곳에는 쏟아지는 별빛이 찰랑찰랑 담겨 있다.
별빛에 목욕을 한 아름다운 추억!
사진 3> 천문대에서 기념품으로 나눠준 성도~
어린이들에게 나눠주는 기념품이지만, 얼굴에 철판깔고 나도 하나 살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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