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암 스페이스센터 방문기 - 럭셔리 별탐험.

2013. 6. 2. 23:441. 별과 하늘의 이야기/하늘 에세이

방문일시 : 2013년 3월 15일 금 19시 ~  21시 30분 

                2013년 6월  1일 토 19시 ~  22시 30분

 

1. 나의 뒷마당 천문대.
    2013년 5월 27일, 수성, 금성, 목성이 서쪽 하늘을 장식했다.
    지구를 제외한 태양계 7개 행성 중 무려 3개 행성을 한 컷으로 바라볼 수 있는 날이었지만, 

    이 날 하루종일 비가 오락가락했고 이틀 뒤에서야 하늘이 제 모습을 드러냈다.
    물론 날씨가 맑았다 하더라도 요즘 회사의 업무 상황이 저녁 8시에 하늘을 바라볼만한 여유를 허락하지 않고 있다.
   
    6월 1일, 아쉬운 마음에 카메라를 들러메고 무작정 천문대를 하나 찾아갔다.
   
    그곳이 바로 송암 스페이스센터이다.  
    장흥에 위치하고 있고, 우리집에서 경인고속도로와 100번 고속도로를 타고 가면 한 시간 이내에 도착하는 천문대이다.
   
    송암 스페이스 센터는 서울의 서북쪽 일대와 일산 등지에서 접근이 쉬운 장흥 유원지 옆에 위치하고 있다.
    나처럼 거주지가 이쪽 범위에 포함된다면 문뜩 하늘과 별이 보고 싶어질 때, 가방하나 둘러메고 찾아가 볼 수 있는 천문대인 것이다.
   
    더군다나 그렇게 찾아가 볼 수 있는 천문대가 깔끔하고 첨단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면 금상첨화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사진1>송암 스페이스센터 전체 풍경

              중간 둥그런 건물이 플라네타리움, 그 왼쪽이 스타하우스라는 이름의 숙박동, 반대편으로는 신관 건물과 스페이스센터 매표소가 이어져 보인다.
              오른쪽 능선에 송암 스페이스센터의 하일라이트 송암 천문대가 보인다. 
              
    서울에서 쉽게, 금방 찾아갈 수 있다는 것은 송암 스페이스센터는 물론 나에게도 큰 메리트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러한 메리트는 동시에 다소 심각해 보이는 단점이 되기도 한다.
    바로 서울이라는 거대한 도시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공해가 그것이다.

 

   사진2>  송암 천문대 남쪽 풍경

                사진 왼쪽에 보이는 봉우리는 북한산의 정상 인수봉과 백운대이다.
                송암 천문대 남동쪽은 비록 북한산 자락에 막혀있긴 하지만 그 너머에 강력한 서울의 빛공해가 보인다. 
                더더군다나 그 오른쪽, 남쪽에서 서쪽으로 이어진 지역은 전혀 막힘이 없어 빛공해가 그대로 관측에 영향을 준다.
               
    물론 송암 스페이스 센터는 연구시설은 아니며 불특정 일반인들과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대중 관측 시설이기 때문에
    서울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빛공해를 '치명적'이라고 얘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밤 10시 30분 쯤,  산 아래 정문 주차장으로 걸어가면서, 그리고 주위의 모든 조명이 꺼지면서,
    산 위 천문대보다도 훨씬더 밝고 총총하게 빛나는 별을 보며 저 천문대 위치가 약간은 더 아래이거나 산등성이를 살짝 넘어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아마도 이 천문대를 앞으로도 자주 찾게 될거라는 생각때문에 더더욱 그런 아쉬움이 들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2. 럭셔리 Mr. 송암!!!
    송암 스페이스센터는 장흥유원지 입구에서부터 보이는, 산꼭대기에 우뚝 들어선 천문대 건물부터 관람객을 압도하는 천문대이다.
   
    평일에는 이 천문대에 올라갈 수 있는 유일한 루트인 케이블카 승강장 주차장까지 자가용으로 올라갈 수 있지만
    사람이 많이 찾는 주말에는 정문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정문 매표소에서 티켓을 구입한 후 2~3분여를 걸어 올라가야 한다.
   
    차를 타고 올라가든, 걸어서 올라가든,  스페이스 센터 건물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면 

    거대한 플라네타리움의 돔에 관람객은 또 한번 압도당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사진3> 대략 아파트 5층 건물 높이에 맞먹는 플라네타리움 돔의 외관. 

               밖에서 봤을 때도 입이 떡 벌어질 지경이지만 안에서 보면 그 웅장한 스크린 규모에 또한번 놀라게 된다.
              
    송암천문대로 향하는 케이블카 승강장 역시, 

    이 건물이 오로지 케이블카 승차만을 위해서 만들어진 건지가 의심스러울만큼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올려다볼 수밖에 없는 각도로 건물이 들어서서인지 더더욱 거대해 보인다. 

    사진4> 송암스페이스 센터의 케이블카 알비레오와 케이블카 승강장.

               출입구는 지하 1층이다. 그리고 그 위층, 1층부터 4층까지 각 층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별자리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별보는 것에 관심이 없는 어른이나 아이들이라도 남산케이블카보다 25미터 더 길다는 이 케이블카를 타고 천문대에 올라가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한 번 올라갔다 하면 천체 해설사 선생님의 설명과 관측을 모두듣고 경험해 보지 않고서는 제 맘대로 내려가지도 못할 것이다.(장점인건가? ^^;;;)


    파란색과 붉은색 두 개의 별로 구성된 쌍성계 알비레오의 이름을 딴 이 케이블카 시설은,  

    이름에 걸맞는 빨간색과 파란색 케이블카가 부지런히 관람객을 실어나르고 있었다. 


사진5> 송암 스페이스센터 알비레오 케이블카의 운행 시간
    
규모가 규모다보니 이곳은 서울특별시교육청의 현장체험학습지정기관이기도 하고, 국제 우주과학 교육센터 네트워크인 챌린저러닝센터를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설립한 기관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현장학습을 진행하는 학교가 많은 듯 하고, 내가 이곳을 방문한 6월 1일 오후에 송암 스페이스센터 곳곳은 초여름만큼이나 화사한 초,중학생들의 생기가 가득 들어차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오후까지 구름과 연무가 가득들어찬 하늘이 서서이 열리기 시작했고, 
케이블카를 타고 천문대로 올라갈 때, 저 멀리 동북쪽 하늘에서 백조자리 알파별 데네브가 선명한 미소를 보내주고 있었다. 

 

 

 

 

 

 

 

   

 


3. 송암 스페이스센터에 대하여

    주소 :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권율로 185번길 103
    전화번호 : 031-894-6000
    인터넷 주소 : http://www.starsvalley.com/

 

    송암 스페이스센터는 학생들의 학습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일반인들 역시 언제든 방문이 가능하다. 

    일반인들이나 가족단위 방문이라면,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서, 다시 내려오기까지  한 시간의 프로그램 참여를 고려하면 될 것이다. 

    물론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기 전, 플레네타리움에서 3~40분 분량의 플레네타리움 영상을 시청하는것도 괜찮을 것 같다. 

    플레네타리움은 왠만한 IMAX를 능가하는 규모였고, 둥근 구면으로 인해 입체감도 탁월했다. 

    
    별을 볼 생각이라면 되도록 어두운 밤이 좋을 것이므로 

    저녁 7시 반 -  플레네타리움 시청.

    저녁 8시 반 -  케이블카 상행선 막차(?)탑승(주말기준, 주중에는 8시)

                          해설사 선생님들의 지도하에 30센티 정도 크기의 아이돌 휴머노이드의 댄스 관람(10분 정도 소요),

                          당일 관측 대상에 대한 설명(10분 정도 소요)
                          주 망원경 포함 7대의 망원경을 통해 천체를 관측하고

     저녁 9시 반 -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는 것.

     이렇게 계획을 짜는 것이 적당할 것으로 보인다.
   
    송암 천문대에 올라가면 주망원경이 위치한 돔 외에

    일반 천체망원경들이 도열해 있는 곳에서 다양한 천체 망원경들을 통해 그 날의 관측 대상을 하나 하나 살펴볼 수 있다.
   
    6월 1일 방문시에 학생들이 많아서인지 모든 선생님들이 바쁘게 움직였고,
    마땅히 관측 대상이 많지 않은 봄~초여름의 하늘이지만 선생님들께서 능숙하게 대상을 겨냥하시며 그 많은 관람객들을 잘 안내해 주고 있었다. 
    


    사진 6> 송암 스페이스센터의 망원경들은 대부분 1천만원을 훌쩍 넘는 하이엔드급 망원경들이다.
                특히 LX200(바로 정면에 보이는 파란색 망원경)으로 바라본 토성은 손에 잡힐 듯 가깝고 크게 보였다.

 


     Bresser Explore AR102 굴절 망원경  - 토성 관측 : 남녀노소 누구나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토성을 겨냥하고 있었음.
        해설사 선생님께 이 망원경은 어떤 망원경이냐고 물어보자 약간 당황하며 별로 좋은 망원경이 아니라고 대답해 주셨다.
        괜한 부담을 드렸나...난 이런 망원경이라도 아쉬운데...ㅋ
                                                               
     Takahashi TOA-130 - 미자르 : 북두칠성 손잡히 끝에서 두번째 별.
        북두칠성은 사람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별자리이고,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별자리에 하나인줄 알았던 별이 사실은 여러개의 별들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쉽게 놀라곤 한다. 
        미자르는 안시관측으로는 이중성, 분광 분석으로는 4중성임이 밝혀진 별이다.
        이게 내가 알고 있는 최신 버전이었는데, 지난 3월 방문시 선생님께서 이 별이 사실은 6중성이라는 놀라운 얘기를 해 주셨다. 

                                                   

     Takahashi 뮤론 250 - 부지런히 이별 저별을 겨냥하던 이 망원경이 내앞에 왔을 때는 베가(직녀성)를 겨냥하고 있었다.
  

     (LX200 비슷한) 이름모를 12인치 - 알비레오 : 

        백조자리의 베타별이자 송암 스페이스센터의 케이블카 이름이기도 한 아름다운 쌍성 알비레오를 겨냥하고 있었다. 
        붉은색이 도는 노란색 별과 파란색 별의 아름다운 모습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사실 이 망원경의 이름을 너무나 알고 싶어서 학생들 설명에 여념이 없는 선생님을 붙들고 여러번 망원경의 기종을 물어봤다. 

         바쁘신데 귀찮게 굴어 죄송...ㅡㅡ;;;)

 

    Meade LX200 14인치 - 토성 관측

       : "내가 천체 망원경을 산다면 이런걸 사리라." 라고 마음을 먹게 만든, 선명하고 거대한 토성의 모습이 렌즈에 담겨 있었다. 


     이외에도 이름은 확인 못했지만 하얀색의 카세그레인식 망원경이 하나 더 하늘을 겨냥하고 있었다. 


    갈릴레오관 망원경 순례를 마친 후 송암 천문대의 자랑 0.6미터 리치-크레티앙 반사망원경께 인사를 드리기 위해 

    하늘을 향해 돔이 열린 주 관측실 뉴턴관으로 향했다. 

 

     사진 7> 0.6미터 리치-크레티앙 반사 망원경
                 송암 천문대의 자랑이자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들어진 0.6미터 리치-크레티앙 반사 망원경이 

                 오늘의 관측대상 목동자리 알파별 아크투르스를 겨냥하고 있다.
                
     이번이 송암 천문대를 방문하는 두 번째 날이지만 나는 항상 이 천문대를 방문할 때마다 경외심을 갖고 이 망원경을 알현한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하늘의 별을 관측하는 것은 어린 아이들의 꿈과 동일시 되는 측면이 강하고
     그래서 이렇게 천문대를 찾을 때마다 자라나는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에 모든 것이 포커싱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도 그럴것이 천문대를 찾는 부모님들은 항상 어린 자녀를 동반하고 있으며, 자신이 아닌 아이들을 위해 방문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이러한 현상에 별다른 불만이 있지는 않다. 

     
     하지만 시류상 우리 나라 역시 향후 10년 이내에 청장년층에서 천체 관측자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날이 올것이다.
     아마 옛날 인라인스케이트가 그랬듯이, 그리고 요즘 캠핑문화의 유행이 그렇듯이 사회 전반에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유행으로까지 번지지 않을지는 몰라도,

     분명 그러한 시점이 올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때, 많은 사람들이 하늘을 바라보는 그 때가 오면,
     이 망원경은 우리 나라 광학 시장을 꽃피우고 지지해줄 든든한 뿌리와 같은 상징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나는 항상 송암 천문대의 이 망원경을 알현하고 섰을 때, 아쉬운 것이 두가지가 있다.
    
     첫째는 이 망원경에 아직 이름이 없다는 것이다.
                이 망원경을 볼때마다 선생님께 이 망원경의 이름을 물어보았지만, 0.6미터 망원경, 0.6미터 반사망원경,
                0.6미터 리치-크레티앙 반사 망원경 등이 이 망원경의 이름으로 들은 전부였다.
                이 망원경의 이름이 이미 있는데, 내가 못 들은건지 모르겠지만, 

                만약 아직 이름이 지어지지 않은 거라면 가급적 빠른 시간내에 이 망원경에 걸맞는 이름이 명명되었으면 좋겠다.
               
     둘째는 이 망원경이 별을 겨냥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나는 이 망원경이 항상 성단, 성운 등을 겨냥하거나 부득이 그것이 어렵다면 차라리, 행성이나 위성을 겨냥하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별은 망원경으로 보아도 육안으로 보는 별과 별다를게 없기 때문이다. 
               거대한 망원경에 압도당한 일반인이 그 망원경을 통해서 본 대상이 육안으로 본 대상과 별다른 느낌이 없다면 대부분은 실망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런 느낌을 되도록이면 어린이들이나 학생들이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이곳에 계시는 분들 모두 전문가분들이시니,  이 망원경이 별을 겨냥하지 않을 수 없는 내가 모르는 특별한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항상 이 망원경을 볼때마다 그런 아쉬움이 드는 것을 부정할 수가 없는것도 사실이다. 
               
4. 총평
    송암 스페이스센터는 한일철강 엄춘보 회장님께서 자신의 사유지에 사재를 들여 2007년 7월 개장한 천문대이다. 
    우리는  늘 사회지도층 연하는 사람들의 일탈 뉴스에 익숙한 사회를 살지만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묵묵히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는 분들이 존재하며 엄회장님 역시 별만큼이나 빛나는 우리 사회의 별이라 아니할 수 없다.

 

    송암스페이스센터에 대한 총평은 케이블카 승강장으로 오르는 길, 지하 1층,

    자칫 지나치기 쉬운 엄춘보 회장님의 말씀으로 대신하는 것이 순리인것 같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우주와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안겨주어
     장차 훌륭한 천문 우주과학자가 나오기를 바라고,
     어른들에게는 오래전 고향에서 보았던 아련한 추억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송암 천문대 설립 정신이며, 이를 통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별과 우주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좀 더 친근해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

 

     송암천문대 설립자 엄춘보 
         

 

사진 8> 송암 천문대 서쪽 하늘에서 관람객들을 맞고 있는 쌍동이 자리 베타별 폴룩스와 알파별 카스토르(왼쪽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