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작은 암흑물질 덩어리를 탐지해내다.

2020. 2. 1. 14:343. 천문뉴스/허블사이트

CREDITS:NASA, ESA, A. Nierenberg (JPL) and T. Treu (UCLA)

 

사진 1> 작은 암흑물질 덩어리를 찾는데 도움을 준 다양한 퀘이사 사진들

이 사진들은 뒤쪽에 있는 퀘이사와 이 퀘이사를 담고 있는 은하의 모습이 앞쪽에 있는 무거운 은하의 중심핵 주변으로 일그러져 나타나는 모습을 담은 것이다. 

앞쪽에 있는 무거운 은하의 중력이 마치 돋보기처럼 작용하면서 뒤쪽에 있는 퀘이사의 빛을 휘게 만드는, 이른바 중력렌즈효과를 만들고 있다. 

퀘이사는 극단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우주의 가로등과 같은 빛으로써, 활동성 블랙홀에 의해 만들어진다. 

동일한 퀘이사가 이처럼 네 개로 나타나려면 전면에 있는 은하와 뒷편에 있는 퀘이사가 매우 정확하게 정렬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퀘이사 사진은 매우 희귀한 사진이다. 

천문학자들이 중력렌즈효과를 이용하여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작은 규모로 뭉쳐있는 암흑물질을 발견했다. 

이 암흑물질덩어리들은 망원경과 퀘이사까지의 시선 상에, 그리고 앞쪽에서 중력렌즈 역할을 하는 은하 내부와 주변에도 존재하고 있었다. 

암흑물질은 퀘이사의 형태를 왜곡시키면서 겉보기 밝기와 위치를 바꾸어놓었다. 

천문학자들은 이렇게 왜곡된 모습과, 암흑물질덩어리가 없었을 경우 퀘이사가 원래는 어떻게 보였을지에 대한 예측치를 비교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측정치로 작은 규모로 뭉쳐있는 암흑물질의 질량을 계산하였다. 

허블 WFC3를 이용하여 근적외선으로 수집된 퀘이사의 데이터는 분광분석을 위해 원래의 색깔로 환원되었다. 

이 사진들은 2015년부터 2018년 사이에 촬영되었다. 

 

 

천문학자들이 허블우주망원경과 새로운 관측 기술을 이용하여 지금까지 알려진것보다 훨씬 적은 규모로 뭉쳐있는 암흑물질을 찾아냈다. 

이러한 결과는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차가운 암흑물질(cold dark matter)'이론의 근간이 되는 전제 사항 중 하나를 확정하는 결과이기도 하다. 

'차가운 암흑물질'이론에 따르면 모든 은하는 암흑물질 구름 안에 휘감겨 존재한다. 

암흑물질 자체는 매우 느리게 움직이거나 "차가운"입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한데모여 우리 은하 미리내의 수십만 배에 달하는 질량의 구조체로부터 비행기 하나 정도의 질량을 갖춘 덩어리까지 다양한 질량의 구조를 형성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차가운"이라는 말은 입자의 속도를 의미하기도 한다.)

 

허블관측을 통해 암흑물질의 본성과 이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었다. 

이번 관측 팀의 일원인 캘리포니아 대학 토마소 트로이(Tommaso Treu)는 차가운 암흑물질 모델을 위해 강도높은 관측 검증을 진행했고 성공적으로 이 검증을 통과해냈다고 말했다. 

 

암흑물질은 우주의 질량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물질로서 은하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된 물질이다. 

천문학자들은 암흑물질을 직접 볼 수는 없지만 이들이 별과 은하들에 미치는 중력을 통해 그 존재를 간접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별들을 품고 있는 가장 작은 규모의 암흑물질 형성을 감지하는 것은 매우 어렵거나 아예 불가능하다. 눈으로 볼 수 있는 대상인 별들이 얼마 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어마어마하게 집중되어 있는 암흑물질은 거대한 크기의 은하나 중간 정도 크기의 은하 주위에서 관측할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 훨씬 적은 양이 몰려 있는 암흑물질은 아직까지 발견된 바 없다. 

작은 규모로 뭉쳐져 있는 암흑물질에 대한 관측 증거의 부재로 인해 몇몇 천문학자들은 "따뜻한 암흑물질(warm dark matter)"이론을 포함하여 차가운 암흑물질 이론과 반대되는 이론들을 발전시켜왔다. 

이러한 이론들은 암흑물질 입자가 빠르게 움직이는 것으로 가정하고 있다. 

이들이 너무나 빠르게 움직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밀집 양상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번 새로운 관측 결과는 이러한 예견을 부정하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암흑물질은 "따뜻한 암흑물질"이론이 예견하는 것보다 더 차가운 암흑물질인 것이다. 

 

이번 허블관측의 책임자인 NASA 제트추진연구소의 안나 니렌버그(Anna Nierenberg)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암흑물질은 우리가 알고 있었던 상대적으로 작은 스케일보다 훨씬 더 차가왔습니다. 

천문학자들은 예전부터 암흑물질이론을 검증하기 위한 여러 관측을 수행해왔습니다. 

이번 우리의 관측 결과는 차가운 암흑물질이 작은 덩어리로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말해주는, 현재로서는 가장 강력한 증거입니다. 

최근의 이론적 예견과 통계도구, 그리고 새로운 허블 관측을 조합함으로써 이전보다 훨씬 더 확고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

 

별이 없는 상태로 몰려있는 암흑물질을 찾아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임이 이번에 증명되었다. 

하지만 허블연구팀은 새로운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암흑물질의 추적할 수 있는 단서로서 별들이 만들어내는 중력적 영향을 찾을 필요가 없었다. 

연구팀이 관측 대상으로 삼은 것은 여덟 개의 강력한 퀘이사였다. 

 

천문학자들은 각각의 퀘이사 블랙홀 주위를 돌고 있는 산소와 네온가스에서 복사된 빛이 중력렌즈 작용을 하는 전면의 무거운 은하들을 지나면서 어떠한 영향을 받는지 측정하였다. 

연구원들은 이러한 방법을 활용하여 관측지점에서부터 퀘이사에 이르기까지 시선 방향에 존재하는 암흑물질덩어리를 찾아냈다. 

여기에는 중력렌즈 작용을 하는 은하 내부에 있는 암흑물질들도 있었고 그 주위를 감싸고 있는 암흑물질들도 있었다. 

이러한 방법으로 우리은하 미리내가 품고 있는 암흑물질헤일로 질량의 1만분의 1에서 10만분의 1에 달하는 질량의 암흑물질 덩어리를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적은 질량의 덩어리들에는 작은 은하들이 일체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암흑물질덩어리에 잠겨 있는 별들을 이용하여 암흑물질을 찾아내는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포착이 불가능했던 것이다. 

관측 대상이 된 8개의 퀘이사와 은하들은 공간을 구부리는 효과를 만들만큼 정확한 배열을 하고 있었다. 

이로부터 각각의 퀘이사가 네 개로 분할된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이러한 효과는 마치 놀이동산의 거울 놀이를 통해 대상을 바라보는 것과 같다. 

이처럼 동일한 퀘이사가 정확히 네 개로 분할되어 나타나는 사진은 매우 희귀한 사진이다. 

이와 같은 사진을 얻기 위해서는 배경에 있는 퀘이사와 전면에 있는 은하가 매우 정확하게 정렬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천문학자들은 보다 세부적인 분석을 위해 대상이 더 많이 분할된 사진을 필요로 했던 것이다. 

 

암흑물질덩어리는 각각의 퀘이사의 모습이 일그러지면서 대상의 겉보기 광도와 위치를 변형시킨다. 

천문학자들은 암흑물질의 영향이 없다면 퀘이사가 원래 어떤 모습으로 보였을지를 추정하여 이를 실제 보이는 퀘이사의 모습과 비교하였다. 

이를 통해 적은 규모로 모여있는 암흑물질 덩어리의 질량을 측정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데이터 분석을 위해 정교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관측기법의 재편을 강도높게 수행했다. 

 

연구팀의 일원인 UCLA 데니얼 길먼(Daniel Gilman)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이들 각각의 은하들이 거대한 돋보기라고 상상해 보세요. 

작은 암흑물질덩어리는 이 확대경에 난 작은 흠집처럼 작용합니다. 

따라서 이 흠집이 없었을 때 퀘이사가 어떻게 보였을지를 예측한 것과는 밝기와 위치가 다르게 나타나죠."

 

천문학자들은 허블우주망원경의 WFC3를 이용하여 각각의 퀘이사에서 근적외선 사진을 촬영하였으며 분광기를 이용한 연구를 위해 각각의 색깔을 재분배했다. 

배경의 퀘이사로부터 오는 독특한 복사는 적외선 대역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연구팀의 일원인 UCLA 사이먼 비러(Simon Birrer)는 허블우주망워경이 이번 관측을 가능하게 해 주었다고 말하며 지상에 위치한 망원경의 낮은 해상도로는 이러한 측정치에 접근 자체가 되지 않고, 더군다나 지구의 대기는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적외선 자료를 매우 흐리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로이의 소감은 다음과 같다.

"운용에 들어간지 거의 30년이 지났음에도 이러한 관측이 가능하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허블우주망원경은 기초 물리학과 우주의 본성을 파고드는 첨단 영상을 볼 수 있게 해주죠. 

허블우주망원경이 발사되던 당시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일들입니다."

 

중력렌즈 효과는 슬론디지털온하늘탐사(the Sloan Digital Sky Survey)와 암흑물질탐사(Dark Energy Survey)와 같이 가장 상세한 우주의 3차원지도를 제공하는 지상에서 수행된 관측프로그램을 통해 획득한 자료에서 선별한 것이다. 

이번에 관측대상이 된 퀘이사들은 약 100억 광년 거리에 위치하는 퀘이사들이다.

그리고 중력렌즈작용을 한 앞쪽의 은하들은 약 20억 광년 거리의 은하들이다. 

 

이번에 관측된 작은 구조들의 수는 암흑물질의 본성에 대한 또다른 단서를 제공해주고 있다. 

니렌버그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암흑물질 입자의 속성은 얼마나 많은 덩어리들이 형성되느냐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것은 작은 덩어리의 숫자를 헤아리는 것으로 우리가 암흑물질의 입자를 물리적으로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암흑물질을 구성하는 입자의 유형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아는 것이 없다. 

비러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아직 암흑물질에 입자가 있다는 것에 대한 직접적인 실험증거는 없습니다. 

우주론학자들이 관측을 근거로 암흑물질에 입자가 있다라고 말하지 않는다면 그 어떤 입자물리학자도 암흑물질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우주론학자들은 암흑물질을 이야기할 때, '어떻게 암흑물질이 우주의 모습을 통제하지? 그 규모는 얼나 되지?'하는 질문들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천문학자들은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나 광대역적외선탐사망원경(WFIRST)과 같은 적외선 망원경으로 암흑물질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나갈 것이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이번 연구 대상이 된 중력렌즈 퀘이사들을 측정하는데 훨씬 더 효과적인 자료를 얻을 수 있다. 

WFIRST의 첨단 해상도와 광대역 탐사 능력은 천문학자들로하여금 무거운 은하들이나 은하단이 형성하는 거대한 중력장의 영향을 받는 우주를 전체적으로 관측할 수 있게 도움을 줄 것이다. 

이를 통해 과학자들은 더더욱 많은 관측 사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제235차 전미천문학회에서 발표하였다. 

 

CREDITS:NASA, ESA, and D. Player (STScI)

 

그림 1> 

이 도표는 멀리 떨어져 있는 퀘이사의 빛이 앞쪽에 있는 무거운 은하에 의해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 그리고 시선상에 있는 작은 암흑물질 덩어리에 의해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은하의 강력한 중력은 퀘이사의 빛을 구부리고 확대시켜 뒤틀어진 퀘이사의 모습을 만들어낸다. 

암흑물질덩어리는 허블우주망원경으로부터 퀘이사 사이의 시선 상에 뿐만 아니라 앞쪽에 있는 은하의 내부와 그 주변에도 존재한다. 

암흑물질덩어리는 퀘이사로부터 오는 빛을 휘게 만들고 약간씩 구부러뜨리면서 각 퀘이사의 겉보기 밝기와 위치에 변화를 만들어낸다. 

도표에서 이러한 영향은 군데군데 구부러진 선으로 표현되어 있다. 

암흑물질은 우주 질량의 상단부분을 차지하는 보이지 않는 물질로서 은하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든 물질이다. 

 

 

출처 : 허블사이트 2020년 1월 8일 발표 뉴스

       https://hubblesite.org/contents/news-releases/2020/news-20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