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스카이 원더스 2월 4장. 푸른빛의 다이아몬드

2021. 5. 5. 13:421. 별과 하늘의 이야기/딥스카이원더스 관측목록

딥스카이 원더스에 등장하는 관측기 중 인상깊은 관측기들이 몇 개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플레이아데스 성단에 대한 내용을 담은 2월 4장입니다. 

이 내용이 인상깊은 이유는 대개 관측하고 지나가는 플레이아데스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가 그 안에 숨겨진 또다른 대상을 보기 위한 저자의 노력을 엿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딥스카이 원더스 2월 4장의 내용을 여기에 공유합니다. 

 

 

 

모두에게 무언가인 플레이아데스.

 

 

그리고 이제 장엄한 걸음을 내딛는 플레이아데스, 

부드럽고 끝없는 어둠 위에 알알이 매달린 

은빛 실 위의 보석

 

- 마조리 로우리 크리스티 픽홀(Marjorie Lowry Christie Pickthall) "Stars," 1925

 

 

플레이아데스가 지구의 모든 문명권에서 주목을 받아왔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 아름다운 별무리가 밤하늘에 처음 그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이들이 함께 몰고온 차가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제 마음은 뜨겁게 달아오르죠.

2월 한밤의 플레이아데스는 남쪽 하늘에 높이 솟아오르고 어른거리는 빛무리에 경탄하도록 우리를 초대합니다. 

 

비록 플레이아데스가 일곱 자매라는 별칭으로 알려져 있긴 하지만 그 숫자는 사람마다, 그리고 하늘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보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교외 지역에서는 11개의 별이 보이곤 하지만, 예전에 '스카이 앤 텔레스코프(Sky & Telescope)' 의 컬럼니스트였던 월터 스콧 휴스톤(Walter Scott Houston)은 70년도 전에 뛰어난 조건을 갖춘 아리조나의 어두운 하늘에서 18개의 별까지 세는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대체적으로 일곱자매라는 이름은 그리스 신화에 근거한 것이라고 간주됩니다만 르네상스 시대까지도 특정 별에 각 자매의 이름을 붙였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희한하게도 일곱자매의 이름이 작은 조리 모양의 자리별을 구성하고 있는 가장 밝은 일곱 개의 별에 부여된 것도 아닙니다. 

그 이름은 조리의 바닥을 구성하고 있는 두 개의 희미한 별과 다섯 개의 상대적으로 밝은 별에 부여되었죠. 

 

 

사진 1> 
아마도 가장 유명한 밤보석일 것으로 보이는 플레이아데스는 그닥 좋지 않은 하늘에서도 맨눈으로 볼 수 있는 천체입니다.  그러나 이 별무리를 둘러싸고 있는 성운기는 보기가 훨씬 까다로워서 이것을 보려면 하늘의 조건이 상당히 좋아야 하죠. 이 사진의 폭은 1.7도이며 위쪽이 북쪽입니다.
사진 : 로버트 젠들러(Robert Gendler)

 

스테로페(Sterope)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별은 실제로는 두 개의 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만 서로 너무나 가까이 붙어 있어 광학장비의 도움 없이는 이 둘을 구분해내지 못합니다.

 

조리의 손잡이를 구성하는 별은 아틀라스(Atlas)와 플레이오네(Pleione)로서 이 별은 플레이아데스의 아버지와 어머니입니다.

플레이오네는 더 밝게 밫나는 자신의 남편 별에 바짝 다가가 있어, 하늘의 상태가 좋지 않거나 부근의 빛에 방해를 받게 되면 남편 별의 광채에 가려 쉽게 놓치게 되곤 합니다.

 

플레이아데스는 쌍안경으로 봤을 때 보다 멋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별들의 수 역시 비약적으로 많이 보이죠.

 

로버트 번헴(Robert Burnham)은 그의 훌륭한 하늘 안내서에서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습니다. 

"검은 하늘을 배경으로 8개 또는 9개의 밝은 별이 검은 벨벳에 달린 푸른빛의 다이아몬드처럼 빛난다.

 이 서릿발 같은 느낌은 별 주위를 둘러싸고 있으며 마치 흰눈이 덮힌 들판의 차가운 달빛과도 같이 찬란한 빛을

 반사해내는 성운기에 의해 더더욱 강하게 느껴진다."

 

이 성운기는 메로페(merope)를 휘감고 있는 부분에서 가장 선명하게 보이고 남쪽으로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바로 이 부분이 NGC 1435로 등재되어 있는데 일반적으로 이 부분을 메로페성운(the Merope Nebula)이라 부르죠.

마야성운(the Maia Nebula, NGC 1432)이라고 알려져 있는 작은 부분은 동일한 이름의 마야 별을 감싸고 있습니다.

 

플레이아데스를 볼 때는 실제 성운이 아닌 것에 속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세요. 

차가운 겨울 바람 때문에 아이피스에 닿은 입김을 마치 모든 별 주위를 감싸고 있는 성운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사진 2>

 

 

아틀라스와 플레이오네를 통해 지금 당신이 보는 상이 제대로 된 모습인지를 금방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이 한 쌍의 별 주위에 실제 연무는 아주 조금밖에 없기 때문에 눈으로는 거의 보이지 않죠..

놀라운 것은 성운과 별무리가 우주 공간을 서로 다른 방향으로 떠돌고 있으며 그 와중에 지금 서로 교차하고 있는 상태라는 점입니다.

 

플레이아데스는 제가 좋아하는 가장 도전적인 관측 대상을 하나 품고 있습니다. 

바나드의 메로페성운(Barnard's Merope Nebula) 또는 IC 349라고 불리는 것이 그것입니다. 

이 성운을 이미 잘 알려진 거대한 성운인 메로페성운과 헛갈리지 말아야 합니다.

제가 처음 바나드의 메로페성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99년 어떤 별지기도 이것을 보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부터였습니다.

 

IC 349는 메로페성운 안에 자리잡고 있는 작고 더 밝은 부분으로서 1890년 에드워드 에머슨 바나드(Edward Emerson Barnard)에 의해 발견되었습니다.

이 성운의 직경은 30초각 밖에 되지 않으며 메로페의 남남동쪽 36초각 지점에 자리잡고 있죠.

 

바나드는 캘리포니아 산호세의 릭 천문대에서 304.8밀리(12인치) 굴절망원경으로 이 성운을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 368.3밀리(14.5인치) 반사망원경으로 이 성운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래서 우선 제 10.4밀리 아이피스(212배율)에 메로페의 광채를 가리기 위한 차단막을 붙였습니다.

얇은 은박지를 이용하여 가운데를 가로지르도록 하고 고무줄로 묶어 차단막을 만들었죠.

그리고는 제 망원경 경통을 돌리면서 망원경의 부경 지지대가 만들어내는 네방향의 회절상 중 두 방향 사이에서 IC 349가 나타나도록 조정했습니다.

경통을 돌려 맞춘 후 아이피스에 설치한 차단막이 거의 동서로 가로지르도록 돌리고, 메로페가 이 차단막 뒤쪽으로 깊게 잠기는 각도가 되도록 화각을 조절했습니다.

 

첫번째 밤에 저는 IC 349를 봤다고 생각했습니다.

두번째 밤에는 좀더 자주 이 대상을 겨냥해 봤죠. 

그리고 세번째 밤에는 시도할 때마다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성운기보다 더 밝게 빛나는 작은 부분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 3> 
1890년에 발견된 IC 349는 메로페성운 내부에 있는 아주 작은 지역으로서 메로페로부터 남남동쪽 36초각 지점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메로페는 사진 우측 상단 화각 바깥쪽에 자리잡고 있음)
이 천체는 플레이아데스 사진을 촬영할 때 사진 1>처럼 별빛에 가려져 보이지 않게 됩니다.
사진 : NASA / Hubble Heritage Team / STScl / AURA

 

저는 혹시 다른 빛부스러기를 본 것은 아닌지 의심이 되어, 회절 격자의 반대쪽도 살펴보았습니다. (이곳은 메로페의 북쪽이죠.) 여러 번 메로페를 왔다갔다 하며, 메로페를 천천히 차단막 뒤쪽으로 옮겨보기를 여러 번 해보았지만 반대쪽에서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습니다. 

 

여러 번의 관측 이후 저는 저만의 관측 준비 및 진행 내역을 다른 실력있는 별지기들에게 보냈습니다.

그 결과 캘리포니아의 제이 레이놀드 프리먼(Jay Reynolds Freeman)은 그의 355.6밀리(14인치) 망원경으로 , 그리고 아리조나의 제이 르블랑(Jay LeBlan)은 444.5밀리(17.5인치) 망원경으로, 그리고 나중에 호주의 마이클 키르(Michael Kerr)가 635밀리(25인치) 망원경으로 이 천체를 볼 수 있었다고 알려왔습니다.

 

또다른 흥미로운 천체들이 플레이아데스와 함께 황소자리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타이게타(Taygeta)로부터 북쪽으로 3.4도 지점에 자리잡고 있는 이중별 오토스트루베 38(OΣΣ 38)은 이 지역에서 가장 밝은 별입니다. 7등급의 별들이 넓은 간격을 유지하고 있어 파인더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죠.

(OΣΣ : 오토스트루베 서플먼트라는 뜻으로서 오토스트루베 목록에서 나중에 보충된 추가 이중별들을 말합니다 : 역자 주.)

 

제 105밀리 굴절망원경을 이용하여 17배율에서 관측해보면 북동쪽 별은 노란색으로 보이고 남서쪽 별은 하얀색으로 보입니다.

OΣΣ 38 을 저배율 시야의 북쪽에 두고 동쪽으로 4.9도를 이동하면 돌리제 14(Dolidze 14)라는 독특한 별들을 만나게 됩니다.

이곳을 장악하고 있는 별은 황소자리 41별입니다. 

이 별은 5등급의 청백색 별로서 돌리제 14를 찾기 쉽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제 작은 굴절망원경을 이용하여 17배율에서 관측해보면 노란색과 황금색, 황백색으로 빛나는 3개의 밝은 별이 동서로 도열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87배율에서 보면 12분각 내에 10여 개의 희미한 별들이 추가로 보이죠.

 

아리조나의 천문학자인 브라이언 스키프(Brian Skiff)는 돌리제 14가 대부분 서로 연관성이 없는 별들이 만든 자리별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돌리제 14를 담은 사진에서는 돌리제 14의 사이사이에 훨씬 멀리 떨어져 있는 극도로 희미한 은하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동서로 뻗은 선에서 가장 왼쪽에 자리잡고 있는 두 개의 별 중간 약간 위쪽으로 PGC 1811119 라는 은하를 볼 수 있죠.

이 은하를 한 번 찾아보시겠어요?

 

돌리제 14로부터 1.4도 북쪽에는 황소자리 프사이(ψ)별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저배율에서 프사이 별을 서쪽 모서리에 두고 1.8도 북쪽을 훑어보세요.

이곳에서 당신은 거의 남북으로 도열해 있는 한쌍의 8등급 별을 볼 수 있을 것이고 그 사이에서 행성상성운 NGC 1514를 보게 될 것입니다.

제 105밀리 굴절망원경을 이용하여 17배율로 관측해보면 이 행성상성운을 9등급의 별을 담고 있는 둥글고 희미한 헤일로를 두른 모습으로 식별할 수 있습니다.

87배율에서 이 행성상성운은 주변보다 더 밝아지고 직경은 2분각 정도로 보이죠.

NGC 1514는 제 254밀리(10인치) 반사망원경으로 139배율로 봤을 때 어여쁜 모습을 드러내 보입니다.

이 행성상성운은 전반적으로 약간의 타원형을 띠고 있고, 테두리는 두 개의 거대한 아치를 그리는 부분에서 더 밝게 보입니다. 

반면 내부는 약간은 얼룩진듯한 모습을 보여주죠.

왜 사람들이 이 우아한 행성상성운을 수정구성운(the Crystal Ball Nebula)이라 부르는지 쉽게 알게 될 것입니다.

 

 

2월 밤하늘의 매혹적인 천체들
대상 분류 밝기 각크기/각분리 적경 적위 MSA U2
플레이아데스(Pleiades) 산개성단 1.5 3시 47.5분 +24° 06' 163 78R
메로페 성운(Merope Nebula) 반사성운 - 30' 3시 46.1분 +23° 47' 163 78R
마이아 성운(Maia Nebula) 반사성운 - 26' 3시 45.8분 +24° 22' 163 78R
IC 349 반사성운 - 30" 3시 46.3분 +23° 56' 163 78R
OΣΣ 38 이중별 6.8, 6.9 134" 3시 44.6분 +27° 54' 140 78R
돌리제 14 (Dolidze 14) 자리별 5.0 12' 4시 06.8분 +27° 34' 139 78R
PGC 1811119 은하 ~16 28" x 16" 4시 06.65분 +24° 32.4' 139 78R
NGC 1514 행성상성운 10.9 2.0' x 2.3' 4시 09.3분 +30° 47' 139 60L

각크기 또는 각분리 값은 최근 천체 목록을 참고한 것입니다.

각 천체의 크기에 대한 인상은 대부분 목록상에 있는 크기보다는 작게 느껴지며 장비의 구경과 배율에 따라 다양하게 느껴집니다. 

MSA와 U2는 각각 the Millennium Star Atlas  Uranometria 2000.0, 2판 상에 기재된 차트 번호를 의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