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 구름의 은밀한 속살을 파헤쳐본 제임스웹우주망원경

2023. 1. 31. 15:103. 천문뉴스/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

Credits: NASA, ESA, CSA, and J. Olmsted (STScI)

천문학자들은 NIR38이라는 이름의 별빛을 이용하여 카멜레온자리 I 라고 불리는 암흑구름을 조사하였다. 
이 구름 속에 있는 얼음들은 적외선에서 특정 파장을 흡수하면서 '흡수선'이라 불리는 광학적 지문을 남겨 놓았다. 
이 흡수선은 분자구름 상에 존재하는 물질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준다. 
이 그래프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수집한 3개 성분의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통해 과학자들은 단순히 물로 된 얼음 뿐 아니라 이산화탄소와 암모니아, 메탄 및 메탄올과 같은 가장 단순한 복합유기분자에 이르는 다양한 분자의 고형 물질을 식별해 낼 수 있었다. 

 

별이 형성되기 이전 단계의 얼음 화학
  

사람이 살만한 행성을 만든다고 생각한다면  얼음이야말로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재료이다.  얼음이 핵심적인 원소들의 주재료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핵심적인 원소들이란 탄소, 수소, 산소, 질소, 황이다. 
(본 뉴스에서는 CHONS라고 표기된 용어는 탄소, 수소, 산소, 질소, 황의 영문 머릿글자를 딴 표현임)
 
이 원소들은 행성의 대기는 물론, 당 및 알콜을 비롯한 기본 아미노산을 구성하는데 중요한 재료이기도 하다.

국제천문연구팀이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을 이용하여 분자 구름 가장 깊은 곳에서 가장 차가운 얼음을 측정한 심도있는 자료를 획득하였다. 

연구팀은 단순한 물얼음 뿐 아니라 카보닐 설파이드(carbonyl sulfide), 암모니아, 메탄에서부터 가장 단순한 복합 유기분자인 메탄올에 이르는 광범위한 얼음분자들을 식별할 수 있었다. 
(참고 : 과학자들은 유기분자들이 여섯 개 이상의 원자들을 가질 때부터 복합분자로 간주함.) 


이번 자료는 미래에 별이나 행성을 만들어내는데 사용되는 재료들이 아직 가열되기 이전 얼음 상태에서 수집된 자료로는 가장 포괄적인 자료이다.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의 주저자이자 관측프로그램의 수석연구원인 네덜란드 라이든 천문대의 멜리사 맥클루어(Melissa McClure)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우리의 연구 결과는 성간 먼지 알갱이에서 얼음이 형성되는 최초 단계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얼음들이 결국 센티미터 크기의 자갈로 성장하게 되고 바로 이로부터 행성이 만들어지는 원반이 만들어지죠.
 이번 관측은 생명의 벽돌을 만드는데 필요한 분자들의 형성 과정을 바라보는 새로운 창을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메탄올보다 더 복잡한 분자들이 존재한다는 증거도 발견하였다. 
비록 신호가 명확하지는 않았지만 별들이 탄생하기도 전에 분자구름 깊은 곳에 얼음 형태의 복합분자들이 존재한다는 것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이번 발견에 공헌한 라이든 천문대의 천문학자 빌 로카(Will Rocha)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메탄올과 잠재적 에탄올과 같은 복합유기분자 식별은 특정 분자구름에서 생성된 별과 행성계가

 꽤 진행된 화학적 단계에까지 이 분자들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이는 원시생명분자의 전조가 우리 태양계에서만 일어나는 독특한 과정이 아니라

 별생성 과정에서 일반적인 현상임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황을 품고 있는 얼음 카보닐 설파이드를 탐지해냄으로써 
별이 형성되기 전 단계에 있는 먼지 알갱이에서 황 함유량을 처음으로 측정해낼 수 있었다.
측정 결과치는 황의 함유량이 이전 관측치보다는 훨씬 더 많음을 알려주었지만 
분자구름의 밀도를 봤을 때 예측되는 양보다는 여전히 훨씬 적은 수준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다른 CHONS 분자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천문학자들이 맞닥드린 가장 큰 도전은 이 원소들이 어디에 숨어 있는지를 알아내는 것이다. 
과연 이 원소들은 얼음 상태로 존재할까? 검댕과 같은 상태로 존재할까? 아니면 암석과 같은 형태로 존재하고 있을까?

CHONS 측정치는 최종적으로 외계행성의 대기 및 내부에 얼마나 많은 이들 원소들이 존재하는지를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맥클루어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우리가 예상하고 있는 양만큼의 CHONS를 아직 찾아내지 못했다는 사실은 

 이 원소들이 암석이나 검댕과 같은 물질 속에 잠겨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는 암석질행성의 구성 성분이 생각보다 훨씬 더 다양할 수 있음을 말해주기도 합니다."

얼음의 화학적 성격은 분자 구름 너머에 있는 별빛이 분자구름을 통과하면서

어느 대역의 적외선 파장이 얼음 분자에 흡수되었는지를 연구함으로써 알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 '흡수선'이라 알려진 화학적 지문이 남게 되며 
이 데이터를 연구실의 데이터와 비교하여 얼음, 즉 고체 분자의 정체를 식별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특별히 온도도 낮고 밀도도 높으면서 연구하기가 결코 쉽지 않은 카멜레온자리 I 분자구름(the Chamaeleon I molecular cloud)에 파묻혀 있는 얼음들을 연구하였다. 
카멜레온자리 I 분자구름은 630광년 거리에 있으며 여러 개의 어린 별들이 생성되는 와중에 있다. 

 

카멜레온자리 I 분자구름(the Chamaeleon I molecular cloud)    Image credit: NASA, ESA, CSA, and M. Zamani (ESA)


이번연구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13개 초기 과학탐사 프로그램 중 하나인 아이스 에이지 프로젝트(the Ice Age project)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이들 관측 프로그램들은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관측 능력을 보여줄 목적으로 디자인되었으며 
천문학자들 사이에서는 어떻게하면 이 망원경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아이스 에이지 팀은 이미 추가 관측을 계획하고 있으며 
얼음 혜성의 조합과정을 연구하여 이 얼음들의 형성과정과 그 여정을 추적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맥클루어의 소감은 다음과 같다.
"이번 관측은 얼음 생성 초기 단계에서 원시행성원반의 혜성 형성 지대에 이르기까지의 진화양상을 담은 일련의 사진에서

 시작 단계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쫓아가다보면 이 얼음 조합물들, 즉 원소들이 어떻게 암석질 행성에 도달하게 되는지,

 어떻게 거대한 가스행성이나 얼음 행성의 대기에 스며들게 되는지를 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1월 23일 네이처 아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에 개재되었다. 



출처 : NASA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공식 사이트 2023년 1월 23일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