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기원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 - PDS 70 행성계에서 발견된 수증기

2023. 7. 29. 21:343. 천문뉴스/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

PDS 70 행성계의 안쪽 원시행성원반을 그린 상상화, Credits: NASA, ESA, CSA, J. Olmsted (STScI)



물은 생명에게 필수적인 성분이다. 
그러나 지구에 어떻게 물이 생겨났는지, 동일한 과정이 외계 행성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논쟁중이다. 
370광년 거리에 있는 PDS 70 행성계가 이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제공해 줄지도 모른다. 

이 별은 두 개의 원반을 거느리고 있다.
각각의 원반은 80억 킬로미터 간격으로 떨어져 있으며 이 간극 속에서 두 개의 거대 가스상 행성이 발견된 바 있다. 

이번에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중대역 적외선탐사장비(Mid-Infrared Instrument, 이하 MIRI)를 이용하여 안쪽 원반에서 수증기를 감지해냈다. 안쪽 원반은 자신의 별로부터 1억 6천만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데 이 정도 거리는 암석질 행성이 만들어질 수 있는 구역에 해당한다.

(참고로 지구의 경우 태양으로부터 9,300만 킬로미터 떨어져 있다.)

암석질 행성이 있을 수 있는 원시행성원반에서 수증기가 감지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논문의 주저자인 독일 막스플랑크천문연구소 귈리아 페로티(Giulia Perotti)의 소감은 다음과 같다.
"외계 행성계의 원시행성원반에서 물을 탐지한 바는 있습니다만
 이번처럼 별에 가까운 지역은 아니었고, 또한 행성이 만들어지고 있는 곳도 아니었습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운영되기 전까지 이렇게 별로부터 가까운 거리를 조사할 수는 없었죠."

공동저자인 막스플랑크천문연구소의 소장 토마스 헤닝(Thomas Henning)은

이번 발견이 지구와 같은 행성이 생겨날 수 있는 지역을 조사한 것이라서 매우 흥미로운 발견이라고 평가했다. 

 

헤닝은 이번 관측을 가능하게 한 MIRI의 공동 수석 개발자이자 

이로부터 데이터를 분석하는 프로그램인 MINDS(MIRI Mid-Infrared Disk Survey)의 수석 개발자이기도 하다. 

PDS 70은 분광유형 K유형의 별이다. 
이 별은 태양보다는 덜 뜨거우며 대략 540만년의 나이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원시행성원반을 지니고 있는 별로서는 상대적으로 많은 나이에 해당한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원시행성원반에 담긴 가스와 먼지는 점점 줄어들게 된다. 
별로부터 쏟아져나오는 폭풍 때문에 쓸려나가기도 하고 작은 알갱이들이 뭉쳐져 몸집을 불려가다가 결국 행성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연령대의 원시행성원반 중심지역에서 수증기를 탐지하려는 노력은 항상 실패해 왔기 때문에
천문학자들은 강력한 별폭풍으로 인해 수증기가 남아날 수 없고 결국 암석질 행성은 아주 메마른 환경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추정해왔다. 

PDS 70의 안쪽 원반에서 행성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증거는 아직 찾지 못했다. 
그러나 암석질 행성을 만드는데 필요한 원재료가 규산염의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알아냈다. 
이번에 감지된 수증기를 여기에 대입하면 암석질 행성은 형성 초기부터 물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성립된다. 

이번 논문의 공동저자인 네덜란드 라드바우드 대학의 렌스 바테르(Rens Waters)는 
이번 관측을 통해 상당히 많은 양의 작은 먼지 알갱이들이 수증기를 머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물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이번 발견은 물이 과연 어디에서 생겨나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MINDS 팀은 두 개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있다. 

첫번째 가능성은 이번 발견처럼 암석질 행성이 형성 가능할 만큼 자신의 별과 가까운 곳에서 수소와 산소원자의 결합으로 물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두번째 가능성은 이번에 발견된 지역보다 훨씬 멀리 떨어진 바깥쪽 원시행성 원반 외곽의 차가운 지역에서 얼음을 뒤집어쓰고 있는 먼지 입자가 안쪽으로 추락하고 그 과정에서 얼음이 승화하여 수증기로 변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후자의 경우 먼지 알갱이가 두 개의 거대 행성에 의해 만들어진 거대한 간극을 가로질러와야 하기 때문에 
정말 이것이 사실이라면 매우 놀라운 일이 된다. 

두 번째 제기 가능한 질문은 어떻게 물이 이처럼 별과 가까운 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왜냐하면 별의 강력한 자외선 복사로 인해 물 분자는 해체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가장 그럴듯한 설명은 수증기를 머금은 먼지나 물분자를 둘러싼 물질들이

마치 보호막처럼 작용하고 있으며 그 결과로 PDS 70의 안쪽 원반에서 파괴로부터 살아남은 물이 감지되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에 탑재되어 있는 근적외선 카메라(Near-Infrared Camera, NIRCam)와 근적외선 분광기(Near-Infrared Spectrograph, NIRSpec)로 PDS 70 행성계에 대한 추가 연구를 진행할 것이다. 

이번 관측은 GTO 프로그램 1250(Guaranteed Time Observation program 1250)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으며
연구결과는 네이처지를 통해 발표되었다. 

 

수증기의 존재를 말해주는 여러 개의 방출선이 나타난 PDS 70 원시행성원반의 스펙트럼. Credits: NASA, ESA, CSA, J. Olmsted (STScI)



출처 : NASA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공식 사이트 2023년 7월 25일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