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바라본 엘 고르도(El Gordo) 은하단

2023. 8. 4. 00:463. 천문뉴스/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엘 고르도 은하단, Image: NASA, ESA, CSA.

 


'엘 고르도(El Gordo)'라 불리는 은하단을 촬영한 새로운 사진에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먼지가득한 천체를 발견함으로써
새로운 과학이 만들어낸 성과가 하나 더 늘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적외선으로 촬영한 사진에는 독특하게 뒤틀린 다양한 은하의 모습이 담겨있다. 
이 은하들은 허블우주망원경이 담아냈던 예전 사진에서는 그저 존재가 암시되기만 했던 은하였다.

 

허블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엘 고르도 은하단, Credit: NASA, ESA, and J. Jee (University of California, Davis)

(참고 : 허블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엘 고르도 은하단 뉴스보기 )

엘 고르도 은하단은 우주가 62억 살이었을 때 존재했던 은하단으로서 10대 시절의 우주 풍경을 연출하고 있는 은하단이다. 이 은하단은 당시로서는 가장 무거운 은하단이었다.
("엘 고르도"는 스페인어로서 "뚱보"라는 뜻이다.)

연구팀이 엘 고르도를 관측한 이유는 이 은하단이 '중력렌즈' 현상을 통해 우주의 확대경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엘 고르도 은하단의 강력한 중력은 마치 돋보기처럼 뒷편에 위치한 천체로부터 오는 빛을 구부리고 왜곡시킨다. 

아리조나 대학 브랜다 프라이(Brenda Frye)의 소감은 다음과 같다.
"엘 고르도의 중력렌즈 작용으로 머나먼 은하의 밝기와 크기가 모두 증폭됩니다.
 이러한 중력 효과로 인해 머나먼 우주를 바라볼 수 있는 독특한 창문이 열리는 셈입니다."

프라이는 PEARLS 프로젝트 팀(the Prime Extragalactic Areas for Reionization and Lensing Science Team)의 
PEARLS-은하단 분과 공동 책임자이자 엘 고르도의 관측 자료를 분석한 네 개 논문 중 하나의 저자이다. 


Image: NASA, ESA, CSA

 

B : 낚시바늘 은하(The Fishhook)

이 사진에서 가장 인상적인 천체는 상단 오른쪽에 환한 붉은 색으로 보이는 아치 구조이다. (사진의 B)
프라이의 학생 중 하나가 낚시바늘이라는 뜻의 '엘 안주엘로(El Anzuelo)'라고 명명한 이 은하의 빛은
우리 지구에 닿는데까지 106억 년이 걸렸다. 

이 은하의 선명한 붉은 빛은 먼지 속에 위치하는 이 은하 자체의 적색소광 현상과 극단적인 거리 때문에 발생하는 적색편이 때문이다.  

연구팀은 중력렌즈 효과에 의해 왜곡된 모습을 교정함으로써 이 은하가 원반형태를 가진 지름 26,000 광년의 은하임을 밝혀냈다. ( 이 지름은 우리 은하 미리내의 1/4 크기이다.)
 
연구진은 또한 이 은하의 별생성 역사를 알아낼 수 있었는데 이 은하의 별 생성은 이미 은하중심에서 빠르게 줄어드는 이른바 '가라앉기(quenching)'이라 부르는 과정이 진행 중임을 알 수 있었다. 

이번에 발표된 논문 중 두 번째 논문의 저자인 아리조나 주립대 패트릭 카미에네스키(Patrick Kamieneski)는 두꺼운 먼지 층을 투과할 수 있는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덕분에 별이 활발하게 만들어지고 있지만 먼지에 가려진 은하 중심을 조심스럽게 분해해 볼 수 있었고 은하의 조합을 안쪽에서부터 직접적으로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A. 홀쭉이 은하(The Thin One)

또 하나 눈길을 잡아끄는 구조는 사진 중앙 왼쪽에 마치 펜으로 쭉 그어놓은 듯한 길고 가는 선이다. (사진의 A)
홀쭉이라는 뜻의 '라 플라카(La Flaca)'라 불리는 이 은하 역시 중력 렌즈 작용을 겪는 은하로서 이 은하의 빛은 우리까지 오는데 무려 110억 년이 걸렸다. 

라 플라카에서 멀지 않은 곳에 또 하나의 은하가 있다. 
연구진은 이 은하를 면밀하게 조사하여 이 은하가 실제로는 중력렌즈 작용을 받는 하나의 적색거성임을 알아냈다. 
연구진은 이 별에 퀼루르(Quyllur)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이 이름은 안데스의 고원부족 케추아 족의 언어로 '별'을 의미한다. 

예전에 허블우주망원경 사진에서도 중력렌즈 작용을 받는 별 여러 개를 발견한바 있는데 그 별들은 모두 청색거성이었다. 

 

퀼루르는 100 억년 거리에서 발견된 최초의 적색거성이다. 
이렇게 극단적으로 떨어져 있는 별들은 높은 적색편이를 보이기 때문에

오직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적외선 필터와 감도에서만 포착될 수 있다. 

이번에 발표된 논문 중 세 번째 논문의 주저자인 스페인 깐따브리아 물리학 연구소(the Instituto de Fisica de Cantabria)의 호세 디에고(Jose Diego)는 중력렌즈 작용을 받는 적색 거성은 적외선이 아니면 볼 수가 없으며 
이번에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으로 처음 발견되었지만 더 많은 적색거성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하군과 얼룩(Galaxy Group and Smudges)

두드러진 특징이 없다 하더라도 이 사진에 있는 여러 천체들은 과학적인 면에서 똑같은 가치가 있다. 

예를 들어 프라이와 그녀의 연구팀은 121억 년 전 우주에서 다중 중력렌즈 작용을 받고 있는 다섯 개 은하들을 식별해 냈는데 이들은 한데 어울려 이제 막 만들어진 은하단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었다. 

 

이 외에도 이 은하단의 일원으로 추측되는 운하가 열 두 개 더 있다.

프라이는 이 17개 은하가 하나의 은하단에 속하는 은하들인지를 확인하려면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지만  

빅뱅 이후 고작 10억 년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제 막 탄생하고 있는 은하단의 모습을 우리가 보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네 번째 논문은 대단히 희미한 얼룩처럼 보이는 은하들에 대한 것이다. 
이 은하들은 '아주 많이 확산된 은하(ultra-diffuse galaxiy)'로 알려져 있다. 

이름이 의미하는 것처럼 이 은하들은 엘 고르도 은하단 내에 고르게 뿌려져 있으며 별 역시 은하 내에 폭넓게 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 범주에 속하는 은하로서 가장 멀리 떨어진 은하를 밝혀 냈는데 이 은하까지의 거리는 72억 광년이었다. 

네 번째 논문의 주저자인 아리조나 주립대 티모시 칼튼(Timothy Carleton)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이 은하들의 속성이 국부 우주에서 발견된 아주 많이 확산된 은하와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검토하였고 실제 몇몇 차이점을 밝혀내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 은하들은 좀더 젊고 색깔은 좀더 푸른색을 띠며 은하단에 고르게 골고루 퍼져 있는 양상을 보여줍니다. 
이는 지난 60억년 동안 이 은하단의 환경이 이 은하들에 특별한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이번 관측에 대해 PEARLS 프로그램의 수석 연구원인 아리조나 주립대 로저 윈호스트(Rogier Windhorst)는 다음과 같이 평가하였다. 
"중력렌즈는 100 여년 전 아인슈타인에 의해 처음으로 예견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엘 고르도 은하단에서 중력렌즈가 만들어내는 강력한 효과를 실제 목격하고 있죠.
 이번 사진은 정말 빼어나게 아름답습니다. 
 이는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굳게 닫혀 있던 아인슈타인의 보물상자를 어떻게 열어젖힐 수 있는가를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프라이와 동료들의 논문은 아스트로피지컬 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에 개재되었다. 
카미에네스키와 동료들의 논문은 아스트로피지컬 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에 개재될 예정이다. 
디에고와 동료들의 논문은 아스트로노미앤아스트로피직스(Astronomy & Astrophysics)에 개재되었다. 
마지막으로 칼튼과 동료들의 논문은 아스트로피지컬 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에 개재될 예정이다. 


출처 : NASA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공식 사이트 2023년 8월 2일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