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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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실이와의 짧은 만남.
아침 산책 중, 똥꼬발랄 넘치는 강아지 한 마리가 내 옆을 쓩~ 지나갔다. 난 그냥 내 갈 길을 계속 갔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강아지가 지나갔는데 주인이 전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뒤로 돌아 강아지 뒤를 밟았다. 주인이 나타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주인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고 나는 공원 운동장에서 결국 녀석을 잡아야 했다. "아가야~"하고 불렀을 뿐인데 내게 달려와서 폭 안겼다. 녀석을 안고 집에 들어가면 안쥔마님이 너무 놀랄 거 같았다. 그래서 바로 가까운 동물 병원으로 향했다. 보드라운 털과 깨끗한 옷, 사람을 무척 잘 따르는 발랄한 성격으로 보아 당연히 인식칩이 있을 거라 생각했고 인식칩만 확인되면 바로 주인에게 인계가 가능할 거라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인식칩이 없었다...
2023.03.31 -
장미의 이름
서가에 꽤 오래 전부터 꽂혀 있던 책. 이 책을 왜 이제서야 봤는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올해는 더 이상 책을 안 읽어도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인간이 모인 집단은 모든 고상한 가치를 똥으로 만드는 힘이 있다. 어마어마한 지식으로 기초를 만들고 그 위에 한껏 난장을 차린 작가는 이러한 인간집단의 취약성을 제대로 까발리고 있다. 위대한 신에 대해서도 그럴진대 하물며 별이야 어떻겠는가! 별을 간판으로 모인 사람들도 찬란한 별빛을 주제 넘게 '헌팅' 해서 제 뱃속에 넣어 구리게 바꾸는 멋진 마술들을 부리고 있지. 아.... 나도 지식을 쌓고 싶다. 이렇게 한 번 놀아볼 수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
2023.03.19 -
불을 찾아서 : 제대로 된 상상
친구가 보내온 메일에 제목이 언급되어 본 영화이다. 워낙 오래 전 영화(1981)라 어디 있을까 하고 찾다보니 유튜브에 있었고 자막이 없는데 괜찮을까 하며 봤는데 자막이 필요없는 영화였다. 과거나 미래를 상상하는 건 재미있는 일이다. 난 과거나 미래를 상상하는 사고 놀이에 빠지곤 한다. 예를 들어 내가 1천 년 전을 상상한다면 과연 얼마나 지금의 영향에서 벗어난 순수한 1천 년 전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것이다. 이런 연습을 통해 나를 사로잡고 있을지 모를 편견과 선입견을 점검해 본다. 대학교 2학년 때 단군신화를 페미니즘으로 분석한 평론을 접했을 때 지금의 판단 기준으로 과거를 재단한 이렇게 쓰레기 같은 글이 어떻게 첫 번째 수업에 다뤄질 수 있냐고 교수에게 대든 이후 더더욱 그런 연습..
2023.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