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의 아이히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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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적 이주(inner emigration) -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일전에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읽고 간단한 감상문을 적었었다. (예전 감상문) 그런데 꼭 기억해야 할 내용이 있어 글을 추가한다. 그건 바로 '내면적 이주(inner emigration)'에 대한 내용이다. 내면적 이주란 나치 독일 치하에서 고위 여하를 막론하고 직위를 가졌던 사람들이 나치 독일의 부당한 정책을 어쩔 수 없이 따르긴 했을 지언정 마음으로는 이를 따르지 않은 경우를 말하는 용어이다. 나는 이 책에서 단 3페이지에 등장하는 '내면적 이주'가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이슈가 되고 있는 친일파 문제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기준을 제공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 책에서 '내면적 이주'는 그냥 지나가며 다뤄지는 단편적인 내용이다. 예를들어 적어도 5만 명 이상의 학살을 주관한 나치 전범 오토 브라트피..
2023.08.29 -
악에 대항할 수 있는 무기 -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착짱죽짱'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착한 짱개는 죽은 짱개'의 줄임말이다. '짱개'란 중국인을 비하하는 말이니 '착한 중국인은 죽은 중국인 뿐...그러니까 지금 우리 눈에 보이는 중국인은 죄다 나쁜 중국인'이라는 섬뜩한 뜻을 가진 말이다. 어떻게 이런 말이 온라인에서 아무렇지 않게 쓰일 수 있을까? 중국인에 대한 강렬한 혐오의 근저에 흐르는 선동과 왜곡은 20세기 초, 유럽에 만연했던 유대인들에 대한 혐오와 그렇게 달라보이지 않는다. 물론 21세기 중국인과 20세기 유대인은 분명 다르다. 하지만 내가 주목하는 것은 혐오의 대상인 중국인이나 유대인이 아니라 그때도 이방인 집단을 혐오하고 지금도 이방인 집단을 혐오하는 사람들의 인식에 대한 것이다. 평소 봐야겠다고 생각했던 책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
2023.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