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2. 30. 14:59ㆍ4. 끄저기/끄저기
내 모든 것을 바쳐야 했던 2년간의 회사 생활 후 찾아온 1년간의 휴지기.
그런데 이렇게 쓰고 보니 마치 널널한 회사 생활을 보낸 것처럼 보이네....쩝...
나에게 회사 생활은 생업이다. (뭐 달리 표현할만한 멋진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회사 생활에 투입되어야 할 에너지와 노력은 다른 여타 생활과 엄청난 괴리가 있다.
간혹 '회사 생활'과 자신의 '목표'가 얼라인된 사람은 얼마나 행복할까? 란 생각을 한다.
하지만 난 그런 사람이 아니다. 그게 내 모습이다.
회사 생활을 '생업' 이상으로는 포지셔닝하지 않기 때문에
자투리와 같은 '여타' 생활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결국 내 삶의 색깔을 결정짓는 요소가 될 것이라 생각하고, 실제로 그렇게 되어가고 있다고 느낀다.
그 자투리같은 시간이나마 너무나 소중했고, 그 소중했던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본 '멋진 2012년'이었다고 생각한다.
1. 2012년의 독서
: 올해는 총 14권의 책을 읽었다. 각 권으로 치면 21권이다.
그런데 이 책들은 모두 8월까지 읽은 책이다.
즉, 9월이후 들어서는 일체 책을 읽지 않았다.
아직도 독서 패턴이 회복되지 못했고, 그래서 선뜻 책을 집어들지 못하고 있다.
나이가 점점 들어가면서 느끼는 것이 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책 조차 읽지 않는다면 머리가 '깡통'이 되는 건 순간이라는 것이다.
그런 두려움에 사로잡히다보니 책을 읽는게 즐기면서 읽는게 아니라, 뭔가 사명감? 의무감?에 짓눌리는것 같다.
어쩔 수 없다. 사명감이든, 의무감이든, 아니면 정말 즐기면서이든, 책조차 읽지 않는다면 '깡통'이 된다는 진리는 변하지 않으리라
책을 읽을 때마다 서평을 쓰겠다는 점은 잘 지켰다.
내년에는 좀 분야를 한정해서 읽어볼 생각이다.
올해 읽은 책
- 벽오금학도(이외수)
- 문재인의 운명(문재인)
- 분노하라(스테판 에셀)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6권)(유홍준)
- 서울은 깊다(전우용) :
2012년 내가 읽은 책 Best 1 -
그래 이거야 내가 원했던 책!
내가 보고 싶었던 책이 바로 이런거란 말이지!!!
- 한밤중의 행진(오쿠다 히데오)
- 단테의 신곡(단테)
- 다윈지능(최재천)
- 십자군 이야기(3권)(시오노 나나미)
- 유령(강희진)
- 인간은 왜 병에 걸리는가(최재천) : 2012년 내가 읽은 책 Best 2 - 나이 스물에 코페르니쿠스의 회의를 깨쳤다면,
나이 사십에는 다윈지능을 깨쳐야 할 것이다.
-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전민식)
- 노인과 바다(헤밍웨이) : 2012년 내가 읽은 책 Best 3 - 저작권 보호기간은 만료되었으나 고전의 빛은 만료되지 않는다!
- 우주사용설명서(데이브 골드버그, 제프 블롬퀴스트)
2. 2012년의 연극과 영화
: 무대와 사랑에 빠지고 스크린과는 별거했던 2012년.
총 9편의 연극을 봤고, 몇 편은 프리뷰로 보면서 다양한 무대를 경험해 볼 수 있었던 한 해였다.(성공 확률은 그닥...)
영화는 영화관에서 두 편, 그리고 정식 다운로드를 통해 한 편을 본 게 전부다.
영화 다운로드는 앞으로 자주 이용할 생각이다.
구태여 스케일의 압도를 즐길 장르가 아니라면 집에서도 괜찮게 영화를 볼 수 있겠더라.
총 열 두 편의 작품을 본 셈인데, 연극 중 한 편인 '순이야 사랑해'는 끝내 관람평을 적지 못했다.
올해 관람한 연극 및 영화
- 판타스틱 체인지
- 라이어 3탄
- 전명출 평전 : 2012년 내가 본 공연 Best 3 -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 얘기할 수 있는 것은
내 기억과 추억을 공유하는 이들과 함께 있기 때문.
- 두개의 문(다큐멘터리 영화) : 2012년 내가 본 공연 Best 2 - 부도덕한 정권은 간을 본다.
어디까지 범죄를 저질러도 국민이 용납해 주는지...
- 뮤지컬 노인과 바다 : 2012년 내가 본 공연 Best 1 - 허름한 대학로 소극장, 올망졸망 앉아있는 여덟명의 관객
그러나 주연의 샤우팅이 시작되는 순간
우리는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R석으로 안내되었다!!!
- 슬픈 대호
- 인물평전 봉달수
- 순이야 사랑해
- 행복
- 아유 크레이지?!
- 레 미제라블(영화)
- 피에타(Yes24 다운)
3. 2012년 기억나는 일들
: 2012년에는 정치 부분에서 너무나 큰 상처를 받았다.
정말 절실히 힐링이 필요한 한 해가 되었고, 다행히 조금씩 치유되어가고 있다.
그래서 내 개인적인 일로 기억나는 일들을 좀 정리해 봤다.
15년만의 나홀로 여행 :
2년간의 Hard Working을 마치고 업무 전환을 할 때 고마우신 팀장님께서 일주일간의 개인 휴가를 주셨다.
그리고 안주인께서는 혼자 여행을 가보길 권유했다.
사실 나는 원래 혼자 잘 돌아다니던 스타일이었다.
나는 한 집안의 가장인줄 알았는데, 막상 혼자 여행을 떠나려니 결국 내 꼴이 마당을 나온 암탉과 다를바 없다는 느낌까지 받았다.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한 여행, 야간 우등고속을 타고, 광주로, 그리고 시외버스를 타고 장흥으로,
그리고 장흥에서 배를 타고 제주로, 그리고 제주에서 혼자 올레길을 걸었던 소중한 추억이 머릿속에 남았다.
내게 필요한 건 코스를 마치는 것이 아니라, 코스 중간에라도 언제든 주위를 돌아보고 벗어날 줄 아는 여유였다.
그걸 실현해 보았고, 올해는 그렇게 살아본 것 같다.
SNS의 바다에 빠지다 :
스마트폰은 현대인의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고 한다. 나 역시 그 현대인 중 하나이다.
그 많은 변화 중 하나가 SNS에 참여 폭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운영중인 블로그는 올해 1000 포스트를 돌파했다.
트위터는 자주는 아니지만 아무래도 성격상 사회적, 정치적 얘기들을 확인하고 내 의견을 밝히는데 사용하고 있다.
카카오스토리는 올해 가장 활발하게 사용한 SNS 중 하나였다.
회사 사람들과 주로 맺어져 있고, 일상의 이야기들이 주로 공유되고 있다.
어찌보면 사무적인 관계일 수밖에 없는 팀원들이 개인의 일상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다보니 즐거운 회사 생활에 일조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페북도 시작했다.
SNS가 늘어나다보니 결국 동일한 얘기를 찍어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SNS별로 컨셉을 나눠보기로 했다.
특히 올해에는 내가 다시 창작 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에 페북에는 내가 창작물들을 주로 올려볼 생각이다.
페북과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구글 플러스에는 여행기를 좀 적어볼 생각이다.
기존에 운영중인 블로그와 달리 다른 SNS들은 나의 내용은 물론 다른 이들의 생각과 근황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싶다.
때로는 너무나 많은 정보가 피곤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확실히 사회는 점점 집단지능이 서로 공개되고, 공유되는 시대로 가고 있음은 분명하다.
그런 흐름에 함께 하게 된 것은 정말 큰 영광이 아닐 수 없다.
창작 : BigCrunch 집필
대학 졸업 이후 처음으로 글을 썼다.
이 블로그의 이름이 BigCrunch라 이름 지어진 이유는 내가 이 블로그를 개설할 때 BigCrunch라는 제목의 글감을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그게 2007년이니 벌써 5년전이다.
그리고 올해 쓴 글은 그 때 생각했던 이야기의 다음편 스토리였다.
머릿속으로는 언제든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떠올릴 수 있다.
그러나 그게 실제 글로 쓰여지는 것은 전혀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올해 집필했던 BigCrunch 에피소드2는 '대한민국 스토리공모대전 신화창조'에 응모하기 위해 집필된 것이고,
실제 목표한 분량과 기간을 맞춰 응모도 완료하였다.
물론 보기좋게 예선조차 통과못하긴 했지만, 직장생활에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투입해야 하는 나로서는
여름휴가와 7월 이후 주말 시간을 틈틈이 내어 뭔가 기획물을 스토리로 다듬고 글로 쓰고, 퇴고를 거치는 등,
예전에는 일상적으로 했던 일들을 다시 시도해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대단한 스토리는 아니지만 이번에 집필하여 응모한 BigCrunch 에피소드2는 이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한 달 1편 분량의 글을 만화로 그려 연재할 예정이다.
어느때보다도 다채로운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던 2012년.
그러다보니 2013년 내 최대 목표는 Life & Work Balance를 어떻게 유지하고 가져갈 것인지가 되었다.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가 올해 저작권이 만료되다보니
기획 서적들이 쏟아져나왔고, 안주인 덕에 책과 대학로 소극장 뮤지컬로 '노인과 바다'를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내용에서 나는 올해 아주 중요한 교훈을 하나 도출할 수 있었다.
이 블로그의 내 프로필로도 적혀있기도 한 그 교훈은 아마 당분간 내 삶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테제가 될 것 같다.
결핍은 삶이 가지는 본성중 하나이기 때문에 삶을 살아가는 인간은 그 '결핍'에 승리할 수 없다.
다만 그 '결핍'에도 불구하고 그 '결핍'을 우회하거나 관통하여 '결핍'이 가로막고 있는 너머의 목표에 도달할 수는 있다.
이 세상 60억 인구는 60억개의 결핍을 지고 산다.
즉 인간은 저마다 자신만이 지고가야 하는 '결핍'이 있는 것이다.
그 '결핍'너머로 얼마만큼 접근하는가,
'결핍'을 얼마나 관통하는가가
결국 어떤 삶을 살아가는냐를 결정짓게 될 것이다.
나에게는 '시간'이라는 결핍이 있다.
내가 아무리 아껴도 쪼개도 늘어나거나 줄어들지 않는 시간.
결국 주어진 시간 안에서 얼마나 나를 빡빡하게 활용하느냐는 전적으로 나의 의지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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