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8. 13. 00:18ㆍ1. 별과 하늘의 이야기/하늘앓이 - 별지기의 이야기들
여름은 대기에 습기가 많고 구름이 많으며, 밤이 길지 않아서 관측 환경이 그닥 좋지 않다는 말을 종종 듣곤 합니다.
그러다가 어쩌다 한 번 하늘이 쨍 열려주면, 그날은 또 회사에서 열심히 야근하는 날이죠...ㅡㅡ;;
결국 흐려서, 주말이 아니라서, 야근이라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느라 등등.
이렇게 저렇게 차포 떼놓고 보면 별이 빛나는 밤하늘은 그저 꿈으로 남고 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약간만이라도 가능성이 보이면 움직여야겠죠?
예전에는 날이 좋으면 관측 짐을 챙겼는데, 지금은 관측 짐을 챙겨놓고 날이 좋아지길 기다립니다.
조금만 더 발전하면 짐 챙겨놓고 현장 가서 날이 좋아지길 기다릴 날도 오겠죠?
답답한 하늘이 계속되다가 하늘이 쨍 열린 지난 주 금요일(8월 8일)이 딱 그런 날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열린 하늘이어서 그런지 밝은 달은 문제도 안되더군요.
아무것도 안 보이면 달이라도 앉혀놓고 차 한잔 마시리!!!'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너무나 반갑게도 천문지도사 3급 과정에 같이 참여하시고 계시는 우리 조의 조장님께서 번개를 날려 주시네요!
번개 관측지 : 광명가학광산동굴 주차장.
경기도 광명시 가학동 산 17-1
오랜만에 하늘이 열려서인지 가학광산 주차장에는 저희 뿐만 아니라 여러 별지기분들이 속속 들어오더군요.
어떤 차에서는 아이들이 우와~~~ 쏟아져 나왔습니다.
담력 훈련 왔답니다. ㅡㅡ;;;
흠... 가학광산.
서울 주변 관측지로 괜찮은 곳인가요? 애들이 담력 훈련 올 정도면 ^^
<사진1> 가학광산에 모인 별님들.
오랜만에 열린 하늘에 많은 분들이 가학광산 주차장을 찾으셨습니다.
이렇게 밝은 달빛에도 불구하고 모이신 분들을 보니
일종의 동병상련(?)이 느껴집니다. 별고픈건 별고파본 사람만이 알죠.
현장에는 저희조 조장님 외에도 함께 천문지도사 3급 과정에 참여하시고 계시는 별사랑 님과 정모 형님도 함께 하셨습니다.
(정 모 형님은 다음에 뵈면 닉 지어드려야 겠어요. 이렇게 블로그에 이름을 쓸려니...ㅋㅋ)
저는 아직 망원경이 없기 때문에 한쪽 구석에 삼각대 세워놓고 일주사진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저희 조장님의 APO 굴절 망원경의 위력을 감상했죠.
밤의 달빛이 엄청나게 밝다는 것은 대강 느낌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헉!
APO 굴절에 달필터 없이 그냥 보면 실명은 아니더라도 눈이 상할 거란 생각이 들정도로 달빛은 무척 강렬했습니다.
달빛에 흠뻑 젖으며, 그리고 경험이 많으신 저희 조장님과 별사랑 님의 이런저런 설명을 들으며,
그리고 설명을 듣는 와중에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유성을 보며 - 2개나 봤습니다. -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특히 제가 가지고 있는 조그마한 스카이트랙커를 보시곤 정모 형님께서 원하시던 장비가 이런 거였다고 하시네요.
허접하나마 정모 형님께 이런저런 설명을 해 드릴 수 있게 되어 보람도 있었습니다.
사진 2>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 구석탱이의 카메라가 열심히 모아놓은 가학광산 북천 별일주입니다.
1시간 40분 분량입니다.
사진 3> 디퓨즈 필터로 찍어본 카시오페이아 사진.
개인적으로 디퓨즈 필터로 찍는 걸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정모 형님께 보여드리기 위해 한 번 찍어봤습니다.
사진 4> 어쨌든 오늘의 주인공은 달이니, 달을 찍어봐야겠죠?
근지점을 코 앞에 둔 달의 모습입니다.
캐논 EOS 650D 번들 망원렌즈( EF-S55-250mm f/4-5.6 IS II)로 촬영하였습니다.
예전에 카페 번개를 나가면 워낙 어두운 날 낯설은 분들을 만나다보니
그 분들의 얼굴보다는 장비로 상대방을 기억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아는 분이 생기고 이렇게 관측지에서 만나니 기분도 색다르고 물론 더 좋네요.
여름이 다 가기 전에 한 번 더 관측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한 번의 멋진 여름 밤하늘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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