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그리 망원렌즈로 촬영한 오리온 대성운(13일 가평 관측 후기)

2014. 9. 16. 00:381. 별과 하늘의 이야기/하늘앓이 - 별지기의 이야기들

9월 13일과 14일에는 경기도 가평에서 한국 아마추어천문학회 서울지부가 주관하는 천문지도사 3급과정 4회차 연수가 있었습니다.

이번 연수는 1박 2일이었고 밤에는 자유관측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집이 서울 서쪽이다보니 관측은 주로 강화도 강서중학교를 이용하고

간혹 정 시간이 빠듯하면 광명시 가학광산을 가곤 하는데요.


비록 멀리 떨어진 지역은 아니지만 새로운 관측지로 나갈 기회가 되니 나름 기대가 되더군요. 


그래서 관측 계획을 평소보다는 좀더 주의를 기울여서 짜보게 되었습니다.


   일시 : 2014년 9월 13일 22시 ~ 익일 아침.

   장소 : 경기도 가평 서울학생교육원 축령산본원

    관측 목표 : - SkyTracker를 활용한 메시에 목록상의 천체 점상사진 촬영
                         (대상 천체 : M2, M15, M42)

                      - 주위 지형에 걸맞는 점상 사진 촬영 또는 별일주 사진 촬영

                      - 국제 우주정거장 관측

               


   저는 별추적을 위한 포터블 적도의로 iOptron사의 SkyTracker라는 장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일반 DSLR(기종 : 캐논 EOS 650D)과 '헝그리 망원렌즈'라고 부르는 50~250mm 번들 망원렌즈를 얹어 천체를 촬영하고 있죠.

   모두 천체 사진 촬영에 있어 가장 초보적인 단계에 해당하는, 이 바닥에서는 달동네 서민적인 저렴한 구성입니다.


   사실 이러한 구성으로 메시에 목록과 같은 딥스카이의 촬영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주로 점상 사진, 또는 은하수 사진, 별자리 사진 등을 촬영하는데 사용하죠.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장비만으로 쌍안경 관측 EASY 등급에 해당하는 42개 메시에 천체를 모두 촬영해 볼 계획하에 촬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관측 계획상에 포함된 M2, M15, M42는 13일 달의 위치를 고려하여 되도록 달과 멀리 떨어지고 

   고도도 적당한(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은) 관측대상으로서 선택한 천체입니다.


   따라서 관측 계획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었습니다.


   

                                      표 1> 13일 22시 ~ 23시 : 남쪽 방향 고도 50도 지점을 지나는 페가수스 자리와 물병자리 경계의 구상성단 M2 촬영

 

 


 

                                      표 2> 13일 23시 ~ 자정 : 남쪽 방향 고도 50도 지점을 지나는 페가수스 자리의 구상성단 M15 촬영


                                      13일 자정 ~ 14일 4시 : 관측지의 적당한 지점에서 점상사진 또는 일주사진 촬영


 

 

 

                                      표 3> 14일 4시 ~ 5시 30분 : 남동쪽 방향 고도 40도 지점을 지나는 오리온 자리의 오리온 대성운 M42 촬영

 

 

 

 

 

                                         표 4> 14일 5시 30분 ~ 40분 : 북쪽방향 고도 32도를 통과하는 국제우주정거장 관측

  


 

 

 

                           ioptron Skytracker + Canon EOS 650D + 250mm 헝그리 망원렌즈     

                           Tv(셔터 속도) 120

                           Av(조리개 값) 5.6

                           ISO 감도 400             

                          사진 1> M2 : 중앙에 다른 별들과 달리 뿌옇게 퍼져 보이는 천체가 M2(NGC 7089) 구상성단입니다.

                                             연령은 130억 년, 약 37,500광년 거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날씨는 좋았지만 달이 너무나 밝아서인지, 물병자리의 기준별을 찾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하여 촬영 대상 천체를 카메라 화각의 중앙에 위치시키는데, 그리고 초점을 맞추는데 예상보다 많은 시간을 썼습니다.

   하지만 육안으로는 전혀 보이지 않던 대상 목표물이 라이브 뷰에 나타났을 때 그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ioptron Skytracker + Canon EOS 650D + 250mm 헝그리 망원렌즈     

                           Tv(셔터 속도) 30

                           Av(조리개 값) 5.6

                           ISO 감도 400             

                           DSS 후보정 : Light 20장 + Dark 20장 Stack

                           사진 2> M15 : 중앙에 다른 별들과 달리 뿌옇게 퍼져 보이는 천체가 M15(NGC 7078) 구상성단입니다.

                                                연령은 120억년, 3만 5천광년 거리에 위치합니다.

                                                우리 은하의 주위를 공전하는 구상성단으로서 가장 밀도가 높은 구상성단에 속합니다.

                                                구상성단으로서 행성상 성운을 품고 있는 현상이 발견된 최초의 성단이기도 합니다. 

                                                행성상 성운의 명칭은 Pease 1이라고 하며 PN Ku 648 또는 Kurster 648이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습니다.

 

 

 

   M15는 페가수스의 미끈한 머리 끝 코부분의 별인 Enif 의 연결선상에 존재합니다.

   M2에 비해서는 훨씬 수월하게 위치를 잡고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헤드볼 나사가 하나 느슨해지면서 극축이 틀어지는 일이 생겼습니다.

   SkyTracker와 같은 서민적인 ㅡㅡ;;;  장비는 이걸 손으로 하나하나 다 맞춰줘야 합니다. 

   물론 애써 찾은 천체의 겨냥도 다시해야 하죠.


   결론적으로 고생을 좀 해야 하고, 그 덕에 조금 더 머리에 진하게 남는 장점은 있는거 같습니다.

   머리가 둔한 저로서는 이런 식의 학습이 좀 필요하기도 합니다. ^^;;;;

   

   

 

    M15의 촬영을 마친 후 서쪽 축령산 능선으로 이제 막 넘어가기를 준비하는 백조자리를 일주 사진의 대상으로 선정했습니다.

   

   

ioptron Skytracker + Canon EOS 650D + 16mm 광각렌즈

Tv(셔터 속도) 151.4

Av(조리개 값) 4

ISO 감도 400   

 

사진 3> 학생교육원 서쪽 하늘, 

            아름다운 백조가 이제 둥지로 돌아가려는 듯 능선 너머를 향해 날개를 펴고 있습니다.

                     

 

 

Canon EOS 650D + 16mm 광각렌즈

        합성 : Startrails Fade in Mode  306장

        Tv(셔터 속도) 30

        Av(조리개 값) 4

        ISO 감도 400   

사진 4> 학생교육원 서쪽 하늘의 별일주

        

 

 

 

 

                                                   동영상 1> 관측지 서쪽 하늘 - 집으로 돌아가는 백조의 모습과 별들이 지는 모습


 

   일주사진을 찍다보니 북반구의 별공장 오리온 성운이 아름다운 붉은 별 베텔게우스를 필두로 동쪽 하늘에서 떠오릅니다.


   오리온 대성운은 북반구에서 가장 왕성하게 새로운 별을 생성해내는 별공장입니다.

   그리고 누구나 쉽게 알아보는 삼태성(오리온 벨트) 아래 위치하다보니 육안으로도 찾기 쉽고, 망원경이나 카메라 겨냥도 무척 쉽습니다. 

   따라서 M42의 촬영은 정말 짧은 시간에 할 수 있었습니다.

   

 

 

                       ioptron Skytracker + Canon EOS 650D + 250mm 헝그리 망원렌즈     

                       Tv(셔터 속도) 80

                       Av(조리개 값) 5.6

                       ISO 감도 400                          사진 5> M42 오리온 대성운

   


   이제 동녘 하늘이 밝아오면서 새로운 아침이 찾아오네요. 

   

   항상 뭔가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겨서 계획한 천체들을 모두 관측하지 못하는게 일반적이었는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미리 계획한 대상을 모두 관측하고 촬영했습니다.

   그래서인지 피곤보다는 뿌듯함이 가슴속을 한가득 채웠죠.


   카시오페이아의 아름다운 별빛이 사그러드는 이른 새벽, 

   국제 우주정거장이 마치 무대의 막을 내리는듯 여명 사이에서 밝은 빛을 뿜어내며 북쪽 하늘을 유유히 가로지르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