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아래 별님들

2014. 10. 21. 23:131. 별과 하늘의 이야기/하늘앓이 - 별지기의 이야기들

한국 아마추어천문학회 서울지부가 주관하는 천문지도사 3급과정 5회차 교육이 예천 천문대에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로 야간 관측은 25킬로미터 거리 저수령 고개 약간 못 미친 곳에 아직 완성되지 않은 휴게소 터에 자리잡은

속칭 문예단(문경과 예천 단양의 접경지라서 이름이 이렇게 붙었다고 합니다.)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이 곳이 별 보는 사람들에게 아주 유명한 관측지인 듯 합니다.

실제 이곳에 도착했을 때, 때마침 날씨도 너무 좋았기 때문에 하늘은 그야말로 환상이었습니다.

 

 

 

                                          사진 1> 문예단의 밤하늘
                                                      은하수를 맨눈으로 이리도 선명하게 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일시 : 2014년 10월 18일 21시 ~ 익일 05시 .
장소 : 경북 예천군 상리면 저수령 문예단.

                                       

 

이번 관측은 따로 계획을 둔 것은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의 완소 망원경 '첫눈'이-제 망원경 이름입니다.^^-를 두 번째로 사용하는 날이었죠.

 

 

그래서 한켠에 별 일주를 돌리고 한 켠에서 저는 첫눈이와 밤새 놀자라는 게 이번 관측 계획의 전부였습니다.

 

 

아직 익숙치 않은 장비이지만 다행히 설치, 극망정렬, 3점 얼라인까지 대략 한 시간에 걸쳐 이런 저런 시행착오를 거쳐가며 간신히 완료했고,
그 덕에 예전에는 시도조차 못했던 여러 개의 천체를 새벽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아이피스를 가득 채우던 오리온 대성운과 안드로메다 은하의 감동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네요.

 

 

                            사진 2> 늠름한 제 첫번째 완소 망원경 '첫눈'.

                                        정작 첫번째 야외 사진을 제대로 못 찍어줘 미안하네요.

                                        슈미트 카세그레인 망원경이고 Celestron이라는 회사에서 만든 C11 Faster모델입니다.
                                        국민 적도의라는 EQ6PRO를 가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C11과 같은 복합 광학계 망원경은 안시와 사진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안시와 사진이 동시에 망가진다는 의견도 있는 망원경입니다.
                                        하지만 저는 모든 장비가 주인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하고, 
                                        중미산 천문대에서 본 LX200의 눈맛을 잊지 못해 동일 방식의 이 망원경을 선택했습니다. 

 


 

새벽 3시...

동쪽 산등성이에 달이 떠오르고
아침에 장거리 운행을 해야 하는 별님들이 한 두시간이나마 눈을 붙이기 위해 장비 정리를 시작했습니다.

 

 

철수 전에 함께 하셨던 분들의 사진을 찍어드렸는데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도 하지만 저는 별보시는 분들은 모두 별만큼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 관측테마는 의도치 않게 별님들이 되어 버렸네요.
모자란 촬영 실력에 사진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점은 모델 분들의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


 

               사진 3> 구로별사랑님 :  달이 떠오르는 하늘과 철수하는 별님의 아쉬움이 보이는 듯 합니다.

 


 

 

               사진 4> 느낌 님 

                           뒤에 차번호판를 어설프게 지우다보니 사진이 맛이 안 살게 됐네요.

                           다음에 꼭 다시 찍어드릴 생각입니다.  느낌 님 죄송. ㅡㅡ;;

 


 

                 사진 5> 소주와 골뱅이님 :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드는 사진입니다.
                                                        이 바닥이 안시파와 사진파로 나뉘는데요.(참고로 저는 '사시파'입니다. 사진+안시라는 ^^;;;)
                                                        사진파에 해당하는 분들의 전형적인 스타일과 몰두하는 분위기,
                                                        그리고 저 너머에 사진찍어 달라고 줄 선 별들이 잘 어우러진것 같습니다.
                                                        (내가 찍고 막 이래...^^;;;;)
    

 

 

                사진 6> 안시관측의 전문가이신 아마추어 천문학회 관측부장 조강욱 선생님입니다. 
                            안시 전문가의 내공과 여유가 그대로 묻어나는 컷인듯 하여. ^^;;;    
    
 
한편 이번 차수에 받은 천체 관측 스케치 교육은 상당히 인상깊었습니다.
사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전부터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아무래도 그림은 개인 실력에 좌우될거라는 생각을 했고, 그 의미를 깊이까지 생각하지 못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림을 통해 대상을 속속들이 알 수 있다는 것에 정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첫눈이를 통해 관측하는 내내 이 생각을 하면서 아이피스 너머 보이는 대상의 구석구석을 한 번 더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저도 언젠가는 그림에 한 번 도전하고 싶어지네요.

 

 

또 한 장의 아름다운 기억을 채워주신 아마추어 천문학회 선생님들과 동기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사진 7> 별이 만든 터널 : 문예단의 북천 별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