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페르세우스 유성우 원정기 : 하늘과 별은 함께 나누는 것.

2016. 8. 15. 06:581. 별과 하늘의 이야기/하늘앓이 - 별지기의 이야기들

작년 페르세우스 유성우를 이틀동안 연이어 경기도 가평 축령산과 지리산 정령치에서 맞았더랬습니다.

그리고 알게 되었죠.

별비를 맞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최대한 어두운 밤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올해는 애초부터 가장 어두운 곳을 찾는 것이 저의 목표였고,
제 눈에 들어온 곳은 IDA(International Dark Sky Association)에 의해 아시아 최초 밤하늘보호구역으로 선정된 경상북도 영양이었습니다.


다른 별지기들의 관측 보고가 없는 새로운 관측지를 찾아가는 것은 다소 리스크가 있는 일이었지만
이곳이 밤하늘보호구역으로 선포되는 과정에 많은 일을 하신 천문연구원 설아침 연구원님 덕택에

별을 관측할만한 곳이 있다는 얘기를 사전에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사진 1> 영양반딧불이생태공원까지의 경로


영양을 찾아가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꽤나 먼 거리입니다.

산술적인 거리는 지리산 정령치(293킬로미터)와 엊비슷하지만 정령치와는 달리 국도 및 지방도로로 100여 킬로미터를 이동해야 하므로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죠.


그래서 결국 페르세우스 유성우를 보러가는 날짜로 극대기로 예상된 12일을 포기하고 토요일인 13일로 결정했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별비를 맞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최대한 어두운 밤을 찾아가는 것이기 때문이고
직딩의 숙명상 평일인 12일에 영양까지 가서 밤새 유성우를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극대기는 포기했지만 경북 영양은 밤하늘보호구역답게 별빛 가득한 아름다운 하늘을 선사해 주며, 멀리서 찾아온 별지기들을 위로해주었습니다.





사진 2> 숲속에서 피어오르는 별, 반딧불이.
            사진을 잘 보시면 곳곳에 초록색 빛을 볼 수 있을 겁니다.
            해가 진 후 한 시간동안만 마술처럼 피어오르는 반딧불이의 모습입니다.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2016년 페르세우스 유성우를 맞이하는 소중한 시간의 시작이 말입니다.





사진 3> 페르세우스 유성우 1
            유성우의 궤적을 반대로 그려봤을 때 페르세우스의 오른쪽 어깨로 수렴되면 그것이 바로 페르세우스 유성우입니다.
        



사진 4> 페르세우스 유성우 2



사진 5> 페르세우스 유성우 3



사진 6> 페르세우스 유성우 4



사진 7> 궤적을 봤을 때 이 별똥별은 페르세우스 유성우에 속하는 별똥별이 아닙니다.

            하지만 다른 별똥별들보다 사진이 훨씬 잘 잡혔습니다. ^^



사진 8> 페르세우스 유성우와 플레이아데스
            운좋게도 황소자리를 당겨찍는 동안 페르세우스 유성우가 담겨 들어왔습니다.
            캘리포니아성운과 플레이아데스 별무리 사이에서 이제 막 대기에 진입하며 처음에는 초록색이다가

            마찰에 가열되어 붉은 빛으로 변해가는 유성의 궤적이 담겼습니다.      
           사진 하단 가운데 주황색 별은 알데바란입니다.



사진 9> 페르세우스 유성우 5
            밝아오는 새벽의 아쉬움을 커다란 유성 하나가 달래주었습니다.



별은 함께 나눌 수 있기에 더더욱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2016년 페르세우스 유성우는 영양의 관측지 정보를 알아봐주신 설아침 연구원님과
언제나 제 옆에서 든든한 제 별선생님이 되주시고 계신 정성훈(구로별사랑)형님 및 따님과 아드님,
그리고 제 안주인 마님께서 함께 해 주셨습니다.



사진 10> 머나먼 길, 동행을 마다하지 않아주신 안쥔마님과 설정샷 한 컷 ^^
         



사진 11> 영양에서 아침을 맞으며.
      별과 함께 하는 자리에 항상 함께 해주시는 제 별선생님 정성훈(구로별사랑)형님(오른쪽)과 함께  2016년 페르세우스 유성우 원정기 기념샷 한 컷.
       아쉽게도 설아침 연구원님은 새벽에 귀가하셔서 사진을 함께 찍지 못했습니다.
        
        
엄청난 유성우가 떨어진다는 언론의 설레발은 예전부터 있어왔던 일이었지만
올해는 주요 관측지마다 엄청난 사람들이 몰리면서 몸살을 앓은 곳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별지기들도 많은 생각들을 하는 것 같습니다만,
분명한 것은 우리 별지기들이 밤하늘을 더 많이 만날지언정
그것이 어떤 특권의식으로 자리를 잡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사진 촬영을 취미로 하시는 분들을 개진사라 욕하고
유성우를 보기 위해 몰린 일반인 분들을 기본도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비난해봐야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저 그분들은 아직 별을 만나기 위한 에티켓을 알지 못할 뿐입니다.
저 역시 별을 만나기 위한 에티켓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어디서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니 당연한 일이라 생각됩니다.


그 분들이 함께 밤하늘과, 별과 , 별비를 즐기도록 검은 밤하늘의 소중함을 알리고 어떻게 하면 별을 만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것이야말로
우리 별지기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는 비록 시행착오일지언정 관측지마다 많은 분들이 몰린 것은 좋은 일이라 생각됩니다.

더더욱 많은 사람들이 쏟아지는 별비를 함께 맞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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