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생각만 나.

2018. 4. 4. 22:471. 별과 하늘의 이야기/하늘앓이 - 별지기의 이야기들



해지기 전 우울했던 하늘과 

여전히 꾸물꾸물하기만 한 아침에 눈을 떴다면

내가 어떤 밤을 보냈는지 알지 못할거야.


별지기에게는 강한 바람도 고맙지.

우리 사이에 있는 모든 불순한 기운들이 

날아가 버리거든.


그 시공간은 온통 빛투성이었어!


조각달이 뜨고

구름이 몰려들자

미처 인사를 하지 못한 빛투성이들은

조각조각 눈이 되어 내렸지.


그 밤을, 그 순간을 머리에서 떼어내려면, 

그래서 지극히 평범한 회사원으로 

돌아가려면


눈물을 짜내고

그 눈물에 그 밤의 기억을 담아

흘려버려야 해.


내가 

황매산에 갔다오기만 하면

우는 이유지.


하지만 간밤의 나는

충분히 울지 못했나봐...

하루종일 네 생각만 나.



2018년 2월 11일. 경남 산청 황매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