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2 : 슈바르츠실트 세차 궤도를 그리는 별

2020. 4. 30. 20:093. 천문뉴스/유럽남부천문대(ESO)

Credit:  ESO/L. Calcada

그림 1>

우리은하 미리내 중심의 초대질량블랙홀 주위를 도는 별이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예견한 대로 궤도를 그리고 있다는 사실이 VLT 관측을 통해 사상 처음으로 밝혀졌다.   
이 별의 공전궤도는 뉴턴의 중력이론이 예견하는 타원형 궤도가 아닌 장미문양 궤도를 그리고 있었다.  
슈바르츠실트세차( Schwarzschild precession )라는 현상으로 알려진 이 궤도가 초대질량블랙홀 주위를 도는 별에서 측정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상상화는 세차에 따른 이 별의 공전 궤도를 보여주고 있다. 
그림의 공전 궤도는 보다 쉬운 이해를 위해 과장되어 표현되었다. 

유럽남부천문대(ESO)의 초거대망원경(Very Large Telescope, 이하 VLT)을 통해  우리은하 미리내의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블랙홀 주위를 돌고 있는 별의 궤도를 처음으로 관측해 냈다. 
이를 통해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다시 한번 검증되었다. 
이번 관측을 통해 규명해낸 이 별의 공전궤도는 장미문양과 같은 궤도를 가지고 있었다. 
뉴턴의 중력이론대로라면 이 별의 공전궤도는 타원형이었을 것이다. 
오랜동안의 관측을 통해 도출된 이번 결과는 거의 30년에 육박하는 기간동안 정교화된 측정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가능했다.  이를 통해 과학자들은 미리내 중심에 숨어 있는 거대한 블랙홀의 신비를 풀 수 있게 되었다. 

이번 결과를 도출한 30년 프로그램의 입안자인 독일 막스플랑크외계물리연구소(the Max Planck Institute for Extraterrestrial Physics, 이하 MPE)소장 라인하르트 겐젤(Reinhard Genzel)의 소감은 다음과 같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은 뉴턴의 중력이론과는 달리 임의의 천체 주위를 공전하는 천체의 궤도가 닫힌 궤도가 아니며 그 궤도는 평면 운동을 따른다고 예견했습니다.

태양 주위를 도는 행성 중 수성의 공전궤도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이 유명한 효과는 일반상대성이론이 옳다는 것을 증명해 준 첫번째 증거였습니다. 

10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이와 동일한 효과를 미리내 중심의 소규모 고밀도 전파원인 궁수자리A*(Sagittarius A*) 주위를 도는 별의 공전궤도에서 또 다시 관측해낸 것입니다.

이번 관측은 궁수자리A*가 태양 질량의 400만 배에 달하는 초대질량의 블랙홀이라는 증거를 다시한번 강조하는 결과이기도 합니다."


태양으로부터 2만 6천 광년 거리에 위치하는 궁수자리A*와 고밀도로 몰려 있는 별무리들은 극단적인 중력에 잠겨 있는 지역에 대한 독보적인 물리 실험실을 제공해 주고 있다. 

 

S2는 궁수자리A* 주위를 도는 별들 중 하나로서 블랙홀에 가장 가까이 다가갈 때의 거리는 지구와 태양사이 거리의 120배인 200억 킬로미터이다. 

이는 미리내 블랙홀 주위를 도는 별로서는 가장 가까이 다가가는 거리에 해당한다. 
블랙홀에 가장 가까이 다가설 때 S2의 속도는 빛의 속도의 3%에 육박하며 공전 주기는 16년이다. 

2020년 4월 16일, 아스트로노미앤아스트로피직스(the journal Astronomy & Astrophysics)에 개재된 논문에서 측정 자료의 분석을 담당한 MPE의 스테판 길레젠(Stefan Gillessen)은 25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이 별의 움직임을 추적한 결과 S2가 슈바르츠실트 세차(Schwarzschild precession)에 따른 궤도로 궁수자리A* 주위를 돌고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별이나 행성의 공전궤도는 원형이 아니다. 
따라서 공전궤도 상에서 중심점에 상대적으로 더 가까워질 수도 있고, 더 멀어질 수도 있다. 

 

S2의 공전궤도가 세차운동을 보인다는 것은 블랙홀에 가장 가까운 지점까지 접근했을 때의 위치가 매번마다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그 다음 공전궤도는 이전 궤도에서 회전한 양상을 보이며 이로인해 장미문양의 궤도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일반상대성이론은 이 별의 공전궤도가 얼마나 많이 달라지는지를 정확히 예견해 주고 있으며 실제 측정치는 이 이론의 예견치와 정확하게 일치하고 있었다. 
초대질량블랙홀 주위를 도는 별의 공전궤도에서 슈바르츠실트 세차운동(Schwarzschild precession)으로 알려진 효과를 관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VLT를 이용한 이번 연구는 또한 과학자들에게 우리 은하 미리내가 품고 있는 초대질량블랙홀 주변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려 주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이끈 프랑스의 과학자 기 페랭(Guy Perrin)과 카린 페로(Karine Perraut)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이번에 측정된 S2의 궤도는 일반상대성이론의 예측치와 아주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이를 통해  암흑물질이나 비교적 작은 블랙홀과 같이 궁수자리A* 주위에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물질들의 움직임에 대해 매우 엄격한 한계치를 설정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초대질량의 블랙홀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진화해 나가는지를 이해하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ESO의 VLT에 장착된 일련의 장비를 이용하여 27년간 진행한 S2의 관측에 있어 최고의 순간이기도 하다. 
연구팀은 GRAVITY와 SINFONI, NACO 장비를 이용하여 총 330번이 넘는 측정을 진행했다. 
이 별의 위치와 속도를 분석하기위해 수집된 이 데이터의 수는 이번에 진행된 연구의 완전성과 정확성을 입증해 주고 있다.
S2가 초대질량 블랙홀의 주위를 도는데 여러 해가 걸리다보니 그 움직임의 복잡성을 규명해 내기 위해서 30여 년에 육박하는 기간 동안의 지속적인 관측은 필수적인 일이었다. 

이번 연구는 프랑스와 포르투갈, 독일의 천문학자들 및 ESO의 천문학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에 의해 수행되었다.
연구팀의 책임자는 MPE의 프랑크 아이젠하우어(Frank Eisenhauer)이다. 
연구팀은 VLT 간섭계를 위해 개발한 장비인 GRAVITY와 동일한 이름의 협력체를 구성하였다. 
VLT 간섭계는 8미터 직경의 VLT 망원경 4개를 활용하여 직경 130미터의 망원경과 맞먹는 해상도의 관측을 가능하게 한다. 
연구팀은 2018년 일반상대성이론이 예견한 또다른 효과를 보고한 바 있다. 
당시 이들은 S2가 궁수자리A*와 가까운 지점을 통과할 때 길게 늘어진 별빛의 파장을 수집한 바 있다. 
(참고 : 2018년 7월 26일 ESO 뉴스 )
 
GRAVITY 프로젝트의 수석 과학자 중 한 명인 포르투갈 천체물리학 및 중력센터(Portugal’s Centre for Astrophysics and Gravitation) 파울로 가르시아(Paulo Garcia)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우리의 이전 연구는 별로부터 뿜어져나오는 빛에 적용되는 일반상대성이론에 대한 내용을 알려주는 것이었다면 이번에는 별 자체에 적용되는 일반상대성이론에 대한 내용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향후 ESO의 초대형망원경(Extremely Large Telescope, ELT)을 활용한다면 미리내의 초대질량 블랙홀에 훨씬 더 가까운 지점을 통과하는 훨씬 희미한 별들까지도 볼 수 있을 것이다. 


프로젝트 수석 과학자 중 한명인 쾰른 대학의 안드레아스 엑카르트(Andreas Eckart)는 만약 운이 따라 준다면 블랙홀의 회전을 포착할만큼 충분히 가까운 거리까지 접근하는 별도 잡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천문학자들이 궁수자리A*의 특성과 그 주변의 시공간을 정의할 수 있는 두 가지 물리적 양인 스핀과 질량을 측정할 수도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엑카르트는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이는 상대성이론을 완전히 다른 수준으로 검증하는 것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Credit:ESO/L.& Calcada/spaceengine.org

그림 2> 
이 도표는 미리내의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의 블랙홀을 대단히 가까운 거리로 통과하는 별들의 궤도를 묘사한 것이다.

이 별들 중 하나인 S2라는 이름의 별은 매 16년마다 한 번씩 공전을 완료하며 지난 2018년 5월, 블랙홀로부터 가장 가까운 지점을 통과하였다.  
이곳은 중력물리학, 특히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을 검증할 수 있는 완벽한 실험실이기도 하다.  
S2의 공전궤도를 분석한 눈문 "우리은하 중심의 무거운 블랙홀 근처를 통과하는 S2의 공전궤도상에서 포착된 중력적색편이(Detection of the Gravitational Redshift in the Orbit of the Star S2 near the Galactic Centre Massive Black Hole)"가  2018년 7월 26일 GRAVITY 협력체에 의해 아스트로노미앤아스트로피직스에 발표된 바 있다.  

Credit: ESO and Digitized Sky Survey 2. Acknowledgment: Davide De Martin and S. Guisard (www.eso.org/~sguisard)

사진 1> 
가시광선으로 담아낸 이 광대역 사진은 미리내 중심 방향에 있는 궁수자리와 궁수자리가 품고 있는 풍부한 별구름들을 담고 있다.  
사진은 어마어마하게 많은 별들로 채워져 있다.  
하지만 적외선으로만 볼 수 있는 먼지구름 뒤에는 훨씬 더 많은 별들이 감춰져 있다.  
이 사진은 청색광과 적색광으로 촬영된 사진들로 제작되었으며 디지털촬영을 이용한 온하늘탐사2(the Digitized Sky Survey 2, DSS2)의 일환으로 촬영된 것이다.  
사진이 담고 있는 폭은 약 3.5도 X 3.6도이다.  

Credit: ESO, IAU and Sky & Telescope

표1> 이 표는 궁수자리A*가 위치하는 부분을 담은 별지도이다.  
미리내 블랙홀의 위치가 붉은색 원으로 표시되어 있다.  
이 별지도 상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별들은 관측 조건이 좋은 밤이면 맨눈으로 볼 수 있다.  

 

 

출처 : 유럽남부천문대(European Southern Observatory) Science Release  2020년 4월 16일자 

 

참고 : S2를 비롯한 다양한 별에 대한 포스팅은 아래 링크 INDEX를 통해 조회할 수 있습니다. 
      https://big-crunch.tistory.com/12346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