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흑점과 달리 은백색 점을 가진 별

2020. 6. 2. 20:033. 천문뉴스/유럽남부천문대(ESO)

Credit: ESO/L. Calcada, INAF-Padua/S. Zaggia 
그림 1> 
천문학자들이 구상성단에 숨겨져 있는 이른바 뜨거운 수평가지별(the extreme horizontal branch star)이라 불리는 뜨거운 별들의 표면에서 거대한 점들을 발견했다. 
이 사진은 거대한 은백색 점을 가진 뜨거운 수평가지별을 그린 상상화이다. 
자기장에 의해 촉발된 이 점은 매우 밝게 빛나며 별 표면의 4분의 1을 뒤덮고 있다. 
별의 자전으로 인해 이 점은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며 이로인해 별의 밝기 변화가 발생한다.

자기장에 의해 촉발된 점들로 뒤덮인 뜨거운 별들


천문학자들이 극단적인 온도로 들끓고 있는 뜨거운 별의 표면에서 여러 개의 거대한 점들을 발견했다. 
이 별들은 자기장으로 촉발된 점의 홍역을 치르고 있을 뿐 아니라 어떤 별들은 태양에서 발생하는 플레어보다 수백만 배의 에너지를 분출하는 슈퍼플레어도 겪고 있었다. 
2020년 6월 1일, 네이처 아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에 발표된 이번 발견은 이 수수께끼의 별들에 대한 이해와 함께 항성천문학의 또다른 수수께끼들도 풀 수 있는 열쇠가 되고 었다. 

이탈리아국립천체물리학연구소 천문대 야잔 모마니(Yazan Momany)가 이끄는 연구팀은 뜨거운 수평가지별(the extreme horizontal branch star)*로 알려진 특별한 유형의 별을 관측하였다. 
여기에 속하는 별들은 태양 대비 반 정도 수준의 질량을 가지고 있지만 온도는 네다섯 배 이상 뜨거운 별들이다. 


(* 천문학용어집에서 horizontal branch star를 수평가지별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the extreme horizontal branch star 에 대한 번역은 없으나 여기에 사용된 extreme이 그림 1>의 문장 내에서 'extremely hot'을 의미하는 것으로 판단되어 extreme을 '뜨거운'으로 번역하여 '뜨거운 수평가지별'로 번역하였습니다.

참고 : 그림 1>의 설명 원문 - Astronomers using ESO telescopes have discovered giant spots on the surface of extremely hot stars hidden in stellar clusters, called extreme horizontal branch stars, 블로그쥔장 주)

모마니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이 뜨겁고 작은 별들은 매우 특별한 천체입니다. 
이 별들은 일반적인 별이 거치게 되는 마지막 단계 중 하나를 그냥 통과해 버리고 빠른 죽음을 맞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 독특한 별로서 우리 은하에서 관측된 별들은 대개 매우 가까운 거리로 붙어 있는 짝꿍별의 존재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유형에 속하는 별들 중 상당수는 이른바 구상성단이라 불리는, 별들이 빽빽히 몰려 있는 무리 속에서 관측되어 짝궁별을 거느리고 있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연구팀은 ESO의 망원경들을 이용하여 이 유형에 속하는 별들을 오랫동안 모니터링하였으며 이를 통해 이 수수께끼의 천체들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알아낼 수 있었다. 
서로 다른 세 개의 구상성단을 관측한 결과 여기에서 관측된 뜨거운 수평가지별들 중 상당 수가 며칠 상관에서 몇 주 상관 주기의 정기적인 밝기 변화를 보인다는 것을 알아낸 것이다. 

이번 논문의 공동저자인 이탈리아국립천체물리학연구소 천문대의 시몬 자기아(Simone Zaggia)는 여러 가설을 검증한 결과 남겨진 하나의 가능성은 이 별들이 점에 뒤덮혀 있음에 틀림없음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뜨거운 수평가지별의 점 역시 태양과 마찬가지로 자기장에 의해 발생되는 것이긴 하지만 그 모습은 태양과는 매우 다르게 보일 것이다. 
태양의 흑점은 주위보다 더 차갑기 때문에 검은 얼룩처럼 보이지만 이 별의 점은 주위보다 훨씬 더 밝고 훨씬 더 뜨겁기 때문이다.  
또한 뜨거운 수평가지별의 점들은 태양에 보이는 흑점보다 훨씬 더 거대한 규모로 나타나기 때문에  어떤 경우는 별 표면의 25%를 뒤덮기도 한다. 
이렇게 나타난 점들은 놀랍도록 오랫동안 유지되기도 하는데 태양의 흑점이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달 정도 상관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데 반해 이 별들의 점들은 수십년 동안 유지되기도 한다. 
이 별들 역시 자전하기 때문에 이 점들은 우리 쪽을 향했다가 사라지기도 하며 바로 이것이 밝기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Credit: ESO/L. Calcada, INAF-Padua/S. Zaggia
그림 2> 
뜨거운 수평가지별에 나타나는 점은 태양의 흑점과 동일하게 자기장에 의해 발생하지만 그 모습은 매우 다르게 보인다. 태양의 흑점이 주위의 표면보다 훨씬 온도가 낮아 검은 얼룩처럼 보임에 반해 뜨거운 수평가지별에 나타나는 점은 주위의 별표면보다 훨씬 밝고 뜨거운 온도를 가지고 있다.  
또한 뜨거운 수평가지별의 점은 태양의 흑점보다 훨씬 규모가 커서 별 표면의 25%를 뒤덮기도 한다.  
태양에 나타나는 흑점은 크기가 매우 다양하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지구 정도 크기로서 뜨거운 수평가지별에서 발생하는 거대한 점은 이보다 3,000배나 거대한 수준으로 나타난다.  


연구팀은 이 점들 때문에 발생하는 밝기의 변화 외에도 슈퍼플레어 현상이 발생한 뜨거운 수평가지별을 발견하기도 했다.  슈퍼 플레어 역시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에너지 폭발로서 자기장의 존재를 말해주는 또다른 증거가 된다. 

이번 논문의 공동저자인 독일 ESO 본부의 천문학자 헨리 보핀(Henri Boffin)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이 플레어는 우리 태양에서 나타나는 플레어와 유사합니다. 다만 그 에너지는 태양플레어의 1천만 배에 달하죠. 
플레어 현상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현상입니다.

이는 이 별들의 속성을 설명하는데 있어 그만큼 자기장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뜨거운 수평가지별에 대한 연구가 시작된지 60년이 지난 지금, 천문학자들은 이들에 대해 보다 완벽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이번 발견은 여러 백색왜성에서 나타나는 강력한 자기장의 원천을 설명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백색왜성이란 태양과 같은 별들이 생애 마지막 단계로 만들어지는 별로서 뜨거운 수평가지별과 유사한 성격을 보여주는 별이다. 

연구팀의 일원인 카나리천체물리연구소 데이비드 존스(David Jones)의 소감은 다음과 같다.  
"좀 더 큰 그림을 그려보자면, 태양과 유사한 성격을 가지고 이제 막 탄생한 별들로부터 아주 오래된 뜨거운 수평가지별과 오래전 최후를 맞은 백색왜성에 이르기까지  이 뜨거운 별들에서 관측되는 밝기의 변화는 모두 유사한 원인 때문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기장에 의해 발생한 점들로 뒤덮혀 있는 별들은 총체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 것이지요."

 

천문학자들은 이러한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VIMOS와 FLAMES, FORS2를 비롯하여 초거대망원경(Very Large Telescope, VLT)에 장착된 여러 장비들과 파라날천문대의 VLT 탐사망원경에 장착된 오메가캠(OmegaCAM)까지 활용하였다. 
연구팀은 또한 라실라천문대의 신기술망원경에 장착된 ULTRACAM도 활용하였다. 
연구의 돌파구는 연구팀이 근자외선 파장에서 이 별들을 관측하면서 만들어졌다. 
근자외선파장은 구상성단의 상대적으로 차가운 별들 사이에서 훨씬 뜨겁고 밝은 이 별들의 존재를 알아볼 수 있게 해 주었다. 

출처 : 유럽남부천문대(European Southern Observatory) Science Release  2020년 6월 1일자 

        www.eso.org/public/news/eso2009/

 

참고 : 뜨거운 수평가지별을 비롯한 다양한 별들에 대한 포스팅은 아래 링크를 통해 조회할 수 있습니다.
          https://big-crunch.tistory.com/12346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