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기적

2023. 2. 17. 12:044. 끄저기/끄저기

지난 12월 중순

동네 신협에 들렀다 나오는데 

안쥔마님께서 작은 나뭇가지 하나를 주웠다. 

 

그리곤 순전히 이쁘다는 이유 하나로 

때마침 집에 남은

시럽통 하나를 깨끗이 씻어 

물을 담고는

그 나뭇가지를 담궈 놓았다. 

 

나는 간혹 청소를 하면서 

신기해 했다. 

 

희한하게도 

시드는 느낌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번은 직접 물을 갈아 주기도 했다. 

 

그러더니 어느날 아침.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얘가 꽃을 피운 것이다!

 

 

사실 오며 가며 관심을 두지 않아

꽃이 피는 줄도 몰랐다. 

그래서 놀라움이 더더욱 컸다. 

 

그제서야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나는 얘 이름도 몰랐다는 사실을 말이다.

 

부랴부랴 구글렌즈를 깔아 검색하고

네이버 이미지 검색 등 

할 건 다 해봤는데 

딱히 정확한 이름을 찾을 수는 없었다. 

 

그나마 좀 비슷한 거라면

아마 진달래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금은 꽃도 더 활짝 피었고

이 작은 아이가 

집안 분위기를 온통 

수묵담채빛 가득한 

따사로운 공간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놀랍다. 

 

생명의 기적이라는 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