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5. 12. 23:50ㆍ4. 끄저기/끄저기
저는 전문 시위꾼이 아닙니다.
회사를 다니며 가정을 꾸리는 그저 평범한 소시민에 불과하죠.
하지만 작년 12월 한 대학생의 대자보에 마음이 흔들려 이후 내가 할 수 있는 뭔가를 해보겠다 생각했습니다.
그 계획중에는 분기별로 1회씩 집회에 참석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되어 있었죠. 분기별 1회이니 올해 제가 참석할 집회는 총 4회였지만 이미 그 횟수를 채우고 말았습니다.
물론 저는 이러한 상황이 전혀 달갑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심정적으로조차 감당하기에 너무나 엄청난 사태앞에 고작 집회나 나가며 스스로의 죄책감이나 달래고 있는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때 얻을 수 있는 결과는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간혹 이래봐야 무엇이 바뀌겠냐는 얘기를 듣곤합니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 보시면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아실겁니다.
대한민국은 짧은 역사임에도 그 아무것도 아닌 움직임이 거대한 구조적 문제를 극복해온 역사가 차고 넘칩니다.
아름다운 5월의 주말에 사랑하는 이들과 여행을 하거나, TV나 인터넷을 통해 세상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보고 내 느낌을 마음대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
너무나도 당연한 이런 일들은 거저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는 이런 개인의 가치와 삶이 무소불위의 권력보다 중요한 것을 알고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고통을 감내해 왔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분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우리는 그저 전제적인 권력자의 아량에 개인의 안위를 내맡긴 무력한 노예로서 살아가고 있었을 것입니다.
어떻게 아냐구요?
독재정권을 그리워하고 그 독재시절로의 회귀를 꿈꾸는 이들이 내뱉는 말이 북한과 그리 다르지 않다는 데서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즐거운 주말입니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하시며 즐거운 시간들 보내세요.
하지만 잊지 말아주세요.
우리 곁에는 아직 함께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많습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시간이 되실때, 그리고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으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지 궁금할때가 있으시면 그때는 한번 이런 집회에 나와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겁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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