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를 깨우고 있는 약한 블랙홀 : 별의 탄생에 기여하는 약한 블랙홀

2019. 12. 10. 23:073. 천문뉴스/허블사이트

CREDITS:NASA, ESA, and NRAO

 

사진 1> 은하단 한복판에서 별들의 왕성한 생성을 억제하지 못하는 초거대질량 블랙홀의 존재가 봉황자리은하단에서 처음으로 확정되었다. 

봉황자리은하단은 특이하게 높은 비율로 별들이 생성되고 있음을 알려주는 명백한 단서를 여러 개 가지고 있다. 

찬드라X선망원경이 수집한 데이터는 은하단 한복판 인근에 차갑게 식은 가스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천문학자들은 열원이 없다는 사실을 통해 가스가 고밀도로 몰려 있는 은하단의 한복판에서 매우 높은 비율로 가스가 식고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허블우주망원경이 수집한 가시광 관측 데이터는 봉황자리은하단의 복판 인근에 훨씬 더 차가운 가스가 있음을 알려주었다. 

태양 질량의 100억배에 달하는 차가운 가스가 블랙홀의 북쪽과 남쪽에 늘어서 있었는데 이 가스는 사진 정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초거대질량 블랙홀의 분출에서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블랙홀에서 쏟아져나오는 제트는 초거대배열전파망원경(the Very Large Array, 이하 VLA)을 통해 수집되었다. 

제트가 밀려나오면서 은하단 전역에 존재하는 뜨거운 가스 속에 거품이 만들어지고 있다. 

찬드라X선망원경의 고해상도 X선 관측데이터는 거품으로 인해 텅 빈 부분들이 있다는 것을 포착해냈다. 

이 사진은 찬드라X선 망원경과 허블우주망원경, VLA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합성한 것이다. 

찬드라X선망원경이 포착한 뜨거운 가스는 보라색으로 표시되어 있으며 VLA가 수집한 제트의 라디오파 복사는 붉은 색으로 표시되어 있다. 

허블우주망원경이 수집한 가시광선 데이터에서 은하는 노란색으로, 별이 생성되고 있는 차가운 가스다발은 파란색으로 표시되었다. 

 

천문학자들이 중심부에서 상당한 수의 별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은하단의 예를 처음으로 확정했다. 

과학자들은 NASA에서 운영하는 우주망원경들과 미국국립과학재단의 전파 천문대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이용하여 가장 무거운 질량의 블랙홀들이 자신을 품고 있는 은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보다 자세하고 세로운 관측 데이터를 수집하였다. 

 

은하단은 우주에서 가장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구조체이다. 

이들은 중력에 의해 서로 엮여져 있으며 뜨거운 가스와 암흑물질을 품고 있는 수백 개에서 수천 개의 은하들로 구성된다. 

이 은하단의 중심에 있는 은하들은 가장 거대한 질량을 자랑하는 블랙홀을 품고 있다. 

 

지난 수십년동안 천문학자들은 은하단 중심부에 있는 은하가 새로운 별들을 왕성하게 만들어내고 있는 경우를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천문학자들이 찾을 수 있었던 것은 고에너지 입자들로 구성된 제트를 통해 에너지를 뿜어내는 거대한 블랙홀들이었다. 

이로 인해 너무나 뜨거워진 가스들로는 새로운 별들이 만들어질 수 없었다. 

 

이번에 과학자들이 발견한 것은 별들이 맹렬하게 만들어지고 있는 은하단에 대한 증거였다. 

이는 명백하게 그 중심에 효율이 그리 높지 않은 블랙홀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독특한 은하단에서는 중심지역의 블랙홀에서 발생하는 제트가 별들의 생성을 목적으로 움직이는 듯 보인다. 

천문학자들은 찬드라X선망원경과 허블우주망원경, 그리고 미국국립과학재단의 VLA가 수집한 데이터를 이용하였다. 

 

이번 연구를 이끈 메사추세츠기술연구소의 천문학자 마이클 맥도널드(Michael McDonald)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이번에 발견한 현상은 천문학자들이 오랫동안 찾으려 노력했던 바로 그 현상입니다. 

이 은하단은 어떤 면에서는 블랙홀로부터 뿜어져나오는 고에너지 분출이 주위의 열을 식히고 이로부터 드라마틱한 연쇄반응을 일으키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관측된 블랙홀은 봉황자리은하단의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다.

봉황자리은하단은 봉황자리 방향으로 지구로부터 58억 광년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이 블랙홀을 품고 있는 거대한 은하는 수백만도에 달하는 온도를 가진 뜨거운 가스에 둘러싸여 있다. 

태양 질량의 수조 배에 맞먹는 질량을 가진 이 가스는 이 은하단에 있는 모든 은하의 질량을 합친 것보다 훨씬 더 무겁다. 

이 뜨거운 가스는 X선에서 빛을 복사해내며 에너지를 잃어 점점 차가와지는데 결국 가공할만한 규모의 별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수준까지 식어간다. 

 

그러나 다른 은하단의 경우 블랙홀에서 쏟아져나온 에너지는 가스가 가장 뜨거운 상태를 유지하도록 만들며 별의 탄생을 억제하고 있다. 

 

이번 논문의 공동저자인 캐나다 워터루 대학의 브라이언 맥나마라(Brian McNamara)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더운 날 집에서 에어컨을 돌리고 있는데 산불이 났다고 생각해 보세요. 

산불을 끄기 전까지 집의 온도는 쾌적한 상태를 유지하지 못할 겁니다.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블랙홀이 주위를 데우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은하단의 가스는 차가와 질수가 없습니다."  

 

봉황자리은하단에서 나타나는 빠른 별의 생성에 대한 증거는 맥도널드가 이끈 연구팀에 의해 이미 2012년에 제시된 바 있다. 

하지만 중심의 블랙홀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통해 별들의 탄생을 촉발하는지, 그리고 향후 이러한 작용이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는지 알아내려면 보다 깊은 관측이 필요했다. 

 

X선과 가시광선, 전파 영역에서 오랫동안 진행되어온 관측 데이터를 결합함으로써 이전의 관측데이터보다 질적으로 10배 이상 더 뛰어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다. 

찬드라X선 망원경이 수집한 데이터는 뜨거운 가스가 블랙홀의 에너지 분출이 없을 때 예상되는 비율과 거의 같은 속도로 식어가고 있음을 알려주었다. 

허블우주망원경으로 수집한 데이터는 태양의 100억 배에 달하는 질량을 가진 차가운 가스들이 블랙홀을 향해 늘어서 있으며 이 차가운 가스에서 매년 500개의 태양 질량과 맞먹는 양의 새로운 별들이 탄생하고 있음을 알려주었다. 

참고로 우리은하 미리내의 경우 매년 만들어지는 새로운 별의 질량은 태양 하나의 질량 정도이다. 

VLA 전파 데이터는 중심 블랙홀 인근에서 뿜어져나오는 제트의 존재를 알려주었다. 

이 제트는 찬드라X선망원경이 감지한 뜨거운 가스 속의 거품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제트와 거품들은 블랙홀이 과거에 빠르게 성장했음을 알려주는 증거이다. 

성장 초기의 이 블랙홀은, 블랙홀을 품고 있는 은하의 질량과 비교해보자면 정도 이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빠르게 식어가는 양상이 확인되지 않았을 수 있다. 

 

이번 논문의 공동저자이자 이번 연구가 진행되는 동안 매사추세츠기술연구소 소속이었던 매튜 베일리스(Matthew Bayliss)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과거에 일정 크기에 도달하지 못했던 블랙홀로부터 뿜어져나오는 폭풍은 그 주위를 뜨겁게 데우기에는 너무나 미약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 블랙홀의 질량이 점점 늘어나 좀더 강력해지면서 주위에 끼치는 영향력도 함께 커졌죠." 

 

블랙홀의 분출에 의해 은하단의 한복판에서 밀려나온 가스가 다시 식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블랙홀의 영향이 미치는 범위에서 멀어질수록 가스는 더 빨리 식고 은하단 중심으로 다시 추락하게 된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찬드라X선망원경과 허블우주망원경 데이터의 비교를 기반으로 제시된, 차가운 가스가 동공부의 경계를 따라 자리잡고 있다는 관측사실을 설명해 주기도 한다. 

결국 블랙홀 분출은 음파와 충격파를 만들어내기에 충분한 격동을 만들어내게 될 것이고 이로부터 뜨거운 열이 전달되어 더 이상 가스가 식어가는 현상은 발생하지 않게 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블랙홀 분출이 멎을때까지 계속될 것이고 블랙홀 분출이 멎으면 가스가 식는 현상이 다시 나타날 것이다. 

이러한 주기는 계속 다시 반복될 것이다. 

 

이번 논문의 공동저자인 미시건주립대학의 마크 보이트(Mark Voit)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이번 연구 결과는 블랙홀이 일식적으로 별의 생성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블랙홀이 더 강해지면 다른 은하단에서 보이는 블랙홀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별의 탄생을 억제하는 현상을 보여줄 것입니다." 

 

이와 유사한 현상을 보이는 천체가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은 은하단과 은하단이 품고 있는 거대한 블랙홀들이 빠른 별의 생성을 주도하는 기간을 상대적으로 빠르게 겪고 지나간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이 최근 아스트로피지컬 저널에 개재되었다. 

 

 

CREDITS:NASA, ESA, and NRAO

 

사진 2> 봉황자리은하단을 관측파장별로 분리한 모습

 

출처 : 허블사이트 2019년 11월 18일 발표 뉴스

       https://hubblesite.org/contents/news-releases/2019/news-2019-44#section-id-2

         

참고 : 봉황자리 은하단을 포함한 각종 은하 및 은하단에 대한 포스팅은 하기 링크 INDEX를 통해 조회할 수 있습니다.
       - 은하 일반 :  https://big-crunch.tistory.com/12346976
       - 은하단 및 은하그룹 :  https://big-crunch.tistory.com/12346978
       - 은하 충돌 :  https://big-crunch.tistory.com/123469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