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만년 전, 인류의 하늘을 밝힌 거대한 폭발

2020. 6. 9. 17:373. 천문뉴스/허블사이트

CREDITS: NASA, ESA, G. Cecil (UNC, Chapel Hill), and J. DePasquale (STScI)
그림 1> 
우주적 기준으로보자면 눈깜짝할 순간에 지나지 않는 약 350만 년 전, 거대한 폭발이 우리은하 중심에서 발생했다.  
당시는 인류 최초의 조상이 아프리카 평원을 거닐고 있을 때였다.  
이들은 강력한 폭발의 결과 밤하늘에 어른거리는 섬광을 봤을 것이다.  
오늘날 천문학자들은 허블우주망원경을 이용하여 이 거대한 폭발의 단서를 찾아보고 있다.


약 350만 년 전, 미리내 중심에 도사리고 있는 초대질량블랙홀에서는 거대한 에너지 폭발이 일어났다. 
당시는 최초의 인류가 아프리카 평원에 살고 있었던 시기였다. 
이들은 궁수자리에서 쏟아져나오는 광채를 목격했을 것이다. 
이 현상은 약 1백만 년 동안 지속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많은 시간이 흐른 오늘날, 허블우주망원경의 독보적인 성능은 이 무시무시한 폭발의 단서들을 찾아내고 있다. 

허블우주망원경은 우리 은하 외곽을 바라보면서 블랙홀에서 쏟아져나와 우주로 뻗어나간 빛을 발견하였다. 

이 빛다발은 미리내의 2개 주요 위성은하인 대마젤란은하와 소마젤란은하를 관통하며 흐르고 있는 광활한 가스다발을 비추고 있다. 

이 어마어마한 폭발은 태양질량의 약 10만 배에 달하는 거대한 수소 구름이 블랙홀 근처를 휘감고 도는 물질 원반에 추락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 결과 맹렬한 자외선복사가 미리내 평단 위아래로 원뿔형으로 뻗어나와 우주 공간으로 퍼져 나갔다. 
이렇게 뻗어나온 원뿔형 복사 중 남쪽으로 뻗어나간 복사가 '마젤란흐름(the Magellanic Stream)'이라 불리는 거대한 가스다발을 비추고 있는 것이다. 
폭발섬광이 비추고 있는 부분에서는 전자가 원자로부터 이탈하면서 이온화된 수소가 나타나고 있다. 이온화된 수소는 태양 1억 개에 맞먹는 질량을 가지고 있다.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의 수석 연구원인 앤드류 폭스(Andrew Fox)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폭발로부터 발생한 섬광은 매우 강력하여 마젤란흐름을 마치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만들어 주었습니다. 정말 어마어마한 사건이었죠. 이 사건은 우리 은하와 관련이 있는 여러 지역들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리내의 한복판에서 일어난 사건은 마젤란흐름에 큰 변화를 가져왔죠. 
지금 우리는 미리내의 블랙홀이 미리내와 그 주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배워가고 있는 중입니다." 

폭스의 연구팀은 허블우주망원경과 머나먼 퀘이사로부터 오는 빛을 이용하여 마젤란흐름을 관측했다. 
허블우주망원경에 장착되어 있는 우주기원분광측정기(Cosmic Origins Spectrograph)는 퀘이사로부터 얻은 자외선 관측 자료에서 이온화 원자의 흔적을 포착해낼 수 있었다. 
천문학자들은 마젤란흐름을 통과하여 오는 21개 퀘이사와 이른바 선도팔(the Leading Arm)이라 가스구조체를 통과하여 오는 10개 퀘이사의 빛을 연구하였다. 
넝마와 같이 너덜너덜한 가스로 이루어진 이 팔은 미리내 주위를 돌고 있는 대마젤란은하와 소마젤란은하의 공전 궤도 상에서 앞쪽 방향을 차지하고 있다. 

퀘이사의 빛을 분석하고 데이터 속에서 새로운 경향성을 발견한 우주망원경과학 연구소 엘레인 프레이저(Elaine Frazer)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퀘이사로부터 출발한 빛이 마젤란흐름의 가스들을 통과할 때 특정 파장의 빛이 마젤란흐름 속 원소들에 의해 흡수된다는 것에 흥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특정 파장에서 퀘이사로부터 온 빛의 파장을 봤을 때, 이 빛이 마젤란흐름을 통과하지 않았다면 보지 못했을 흡수선을 증거를 포착한 것입니다. 
우리는 이를 이용하여 마젤란흐름을 구성하는 가스 자체에 대한 결론을 도출해낼 수 있었죠."
  
연구팀은 고에너지 섬광에 의해 마젤란흐름 속에 만들어진 이온의 증거를 찾아냈다. 
이 섬광을 만들어낸 폭발은 너무나 강력하여 마젤란흐름이 미리내 중심으로부터 20만 광년이나 떨어져 있음에도 충분한 영향을 미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마젤란흐름과 달리 선도팔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 
이는 일관성 있는 결과를 말해준다. 
선도팔은 미리내의 남극점 바로 아래에 위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미리내 남극점에서 원뿔형으로 쏟아져나온 폭발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이다. 

 

동일한 사건은 또한 뜨거운 플라스마를 뱉어낸 폭발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지금 이 플라스마는 미리내 평단면의 위아래로 약 3만 광년 길이의 탑을 만들고 있다. 
수백만 개 태양과 맞먹는 질량을 가진, 이들 눈에 보이지는 않는 거품들을 일컬어 '페르미거품(the Fermi Bubbles)'이라 한다. 
이들이 뿜어내는 고에너지 감마선 복사는 2010년 NASA의 페르미감마선우주망원경에 의해 발견되었다. 

 

CREDITS: NASA, ESA, and L. Hustak (STScI)
그림 2> 
미리내 중심 블랙홀 인근에서 발생한 거대한 폭발이 미리내 평단 위 아래로 강력한 원뿔형 자외선 복사를 분출하였다. 
이렇게 뿜어져나간 원뿔형 복사가 미리내남극 방향에 있는 이른바 마젤란흐름이라 불리는 거대한 가스다발을 비추고 있다. 이 거대한 가스 다발은 미리내의 두 개 주요 위성은하인 대마젤란은하와 소마젤란은하를 끌고 있다.  
천문학자들은 마젤란흐름 뒤편과 대마젤란은하 및 소마젤란은하의 공전궤도 앞쪽에 위치하며 너덜너덜 찢겨져 있는 가스구조체인 선도팔 뒤편의 퀘이사로부터 온 빛을 연구하였다.  
마젤란흐름과 달리 선도팔에서는 미리내 중심에서 발생한 폭발의 영향을 받았다는 증거를 발견할 수 없었다.  
미리내중심에서 발생한 폭발은 또한 뜨거운 플라스마를 뱉어낸 플레어의 원인이 되었다.  
이 플라스마는 현재 미리내 평단 위, 아래로 3만 광년 크기의 탑을 형성하고 있다.  
오직 감마선 복사에서만 관측할 수 있으며, 수백만 개의 태양 질량에 맞먹는 무게를 가진 이 구조는 페르미거품(the Fermi Bubbles)이라 부른다.  
페르미거품과 마젤란흐름은 서로 연관관계가 전혀 없는 천체이다.  
하지만 미리내 중심블랙홀에서 발생한 강력한 폭발에 동시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폭스는 2015년에 허블우주망원경의 자외선분광기를 이용하여 이 거품의 팽창 속도와 구성성분을 분석한 바 있다. 
이제 폭스와 연구팀은 그들의 연구를 페르미거품 이상의 영역까지 확대시키고 있다. 
폭스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페르미거품과 마젤란흐름은 전혀 연관관계가 없으며 미리내 헤일로에서 저마다 다른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리내의 중심블랙홀에서 발생한 강력한 폭발은 이 두 개 천체에 동시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번 연구가 가능했던 것은 허블우주망원경의 독보적인 자외선 관측 성능 때문이다. 
지구 대기는 자외선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연구는 지상에서는 수행할 수 없다. 

폭스의 소감은 다음과 같다.
"전자기파장에서 자외선은 말하자면 대단히 비옥한 파장입니다. 자외선 파장에서는 가시광선이나 적외선으로는  볼 수 없는 대단히 많은 특징들이 분석될 수 있죠.
바로 이것이 우리가 왜 우주공간으로 나가야 하는지를 말해주는 이유가 되며 이러한 작업에서 허블우주망원경이 독보적인 이유가 됩니다. "

이번 발견은 아스트로피지컬 저널에 개재되었으며 6월 2일 열린 제 236차 전미천문학회 기자회견에서 소개되었다. 

 

출처 : 허블사이트 2020년 6월 2일 발표 뉴스

        https://hubblesite.org/contents/news-releases/2020/news-2020-33

 

Intense Flash from Milky Way's Black Hole Illuminated Gas Far Outside of Our Galax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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