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포착해낸 엔켈라두스의 수증기 분출기둥

2023. 7. 21. 18:563. 천문뉴스/NASA 태양계 탐사

Credits: NASA, ESA, CSA, STScI, and G. Villanueva (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 Image Processing: A. Pagan (STScI).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을 이용하여 토성의 달 중 하나인 엔켈라두스(Enceladus)에서 뿜어져나오는 거대한 수증기 분출 기둥을 포착해냈다. 이 분출기둥은 무려 9,600킬로나 뻗어 있었는데 이는 서울에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이르는 거리와 맞먹는 수준이다.  

이번 관측은 광활한 거리로 떨어져 있는 천체에서 발생하는 수증기 복사를 처음으로 직접 관측한 사건일 뿐 아니라 
이렇게 분출된 수증기가 토성 및 토성 고리 전체 시스템에 어떻게 공급되고 있는지 직접적으로 보여준 첫 번째 사례에 해당한다. 

지름 500킬로미터로 지구 대비 4% 정도 크기에 지나지 않는 엔켈라두스는 물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천체로서,

태양계에서 지구 다음으로 생명체의 서식이 가능할 것으로 여겨지는 태양계 천체 중 하나이다. 

엔켈라두스의 꽁꽁 얼어붙은 지각과 암석질 핵 사이 공간에 염분을 함유한 물이 저장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마치 화산분출처럼 얼음입자와 수증기 및 유기화학분자들이 '호랑이 줄무늬(tiger stripes)'라는 관행적인 이름으로 불리는 지표 균열부로부터 분출되고 있다. 

이전까지 관측된 분출은 엔켈라두스 지표에서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포착되었다. 
하지만 제임스웹 우주망원경만이 가능한 극강의 해상도는 새로운 이야기를 알려주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의 주저자인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제로니모 빌레누에바(Geronimo Villanueva)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처음 제가 이 데이터를 봤을 때는 제가 잘못된 데이터를 보는 거라 생각했습니다. 
 엔켈라두스 자신보다 무려 20배나 더 큰 분출 기둥의 모습이 너무나 충격적이었기 때문이죠. 
 이렇게 쏟아져나온 증기 기둥은 남극 방출지점을 훨씬 넘어선 지점까지 뻗어나가고 있었습니다."
 
이 분출기둥의 길이만이 과학자들의 흥미를 끈 건 아니다. 
초당 300리터로 뿜어져나오는 수증기 비율 역시 과학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러한 속도라면 올림픽 경기에서 사용되는 수영장 하나를 채우는데 두 시간이면 충분할 것이다. 
참고로 지구에서 사용되는 보통 호스로 올림픽 경기장 수영장을 채운다면 2주 이상이 소요된다. 

예전에 10여 년에 걸쳐 토성계를 탐사한 카시니 호는 엔켈라두스에서 발생하는 수증기 분출을 처음으로 촬영했을 뿐만 아니라 분출 기둥을 직접 통과하면서 그 성분을 채취하기도 했다. 

 

카시니 호가 토성계에 머무르며 값진 데이터를 보내주었음에 반해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지구로부터 160만 킬로미터 떨어진 두 번째 라그랑주 지점에서 
뛰어난 해상도를 자랑하는 근적외선 분광기로 수집한 새로운 데이터를 제공해 주었다. 

빌레누에바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엔켈라두스의 공전 속도는 상대적으로 빠른 축에 속해서 고작 33시간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엔켈라두스에서 분출은 내뱉어지듯이 뿜어져나오며 공전 궤도에 마치 도넛과 같은 헤일로를 남기게 됩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거대한 분출을 관측해 냈을 뿐만 아니라 

 그 결과로 어디서나 존재하게 된 물까지 포착해 냈습니다."
 

Credits: NASA, ESA, CSA, STScI, Leah Hustak (STScI)

 

'원환면'으로 묘사될 수 있는, 마치 어디서나 있는 듯 보이는 희미한 물의 도넛은 토성의 최외곽 고리인 E-링과 같은 지점을 점유하고 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관측 자료는 엔켈라두스로부터 뿜어져나온 물기둥이 이 원환체에 주입되는 양상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었다. 
또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원환체를 구성하는 수증기의 30퍼센트는 엔켈라두스에서, 그리고 나머지 70%는 토성계의 다른 위성들에서 공급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향후 엔켈라두스의 바다를 관측하는 최상의 관측기구로 자리매김할 것이며 이로부터 획득한 데이터는 지표 아래 얼마나 깊은 바다가 있는지, 지각의 두께는 어느정도 되는지를 비롯한 태양계 위성들을 탐구하는 프로젝트에 값진 정보를 제공해 줄 것이다. 


이번 발표 논문의 공동저자인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스테파니 밀람(Stefanie Milam)의 소감은 다음과 같다.
"이번에 관측된 바와 같이 엔켈라두스의 거대한 분출 기둥에 얼마나 많은 물이 포함되어 있고 어떻게 변화되어 가는지에 대한 직접적인 관측 자료를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으로부터 얻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될 것이고 엔켈라두스가 품고 있는 바다의 성분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지금 우리 앞에 완전히 새로운 기회의 창이 열리고 있는 셈입니다."

이번 엔켈라두스 관측은 GTO 프로그램 1250(Guaranteed Time Observation program 1250)의 일환으로 완수되었다. 
이 프로그램의 최초 목적은 특정 과학 영역에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달성가능한 능력을 시연하고 향후의 연구단계를 설정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번 연구 논문은 2023년 5월 17일 네이처 아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에 개재되었다. 

 

출처 : NASA Solar System Exploration 2023년 5월 31일 News Relea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