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은하에서 원시행성원반을 처음으로 발견하다.

2023. 12. 1. 20:513. 천문뉴스/유럽남부천문대(ESO)

Credit: ESO/M. Kornmesser

그림 1> 허빅하로 1177(HH 1177)계의 상상도.
이 별은 우리은하 미리내의 이웃은하인 대마젤란은하에 위치하고 있다. 
무거운 중심별이 먼지원반으로부터 물질을 끌어옴과 동시에 강력한 제트를 뿜어내고 있다.

우리 은하 미리내의 위성은하인 대마젤란 은하에서 젊은 별 주위에 형성된 원반이 처음으로 발견되었다. 
미리내에서 별 주위에 형성된 원시 원반은 행성이 만들어지고 있음을 말해주는 지표이다. 
이러한 원반이 외부 은하에서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발견은 ALMA(아타카마 거대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전파배열망원경, the Atacama Large Millimeter/submillimeter Array) 를 통해 이루어졌다. 

2023년 11월 29일, 네이처지에 개재된 논문의 주저자인 더럼 대학 부교수 안나 맥레오드(Anna McLeod)는 사상 처음으로 외부 은하의 강착 원반을 포착한 특별한 순간을 처음에는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우리은하에서 별이나 행성이 만들어지는데는 이와 같은 원반이 필수적인 요소로 간주된다. 
바로 그러한 원반을 외부 은하에서 처음 직접적으로 목격한 된 것이다. 

이번 연구는 ESO VLT(초거대망원경, Very Large Telescope)에 장착된 MUSE(광시야분광관측기, the Multi Unit Spectroscopic Explorer)를 이용하여 대마젤란 은하의 허빅하로 1177(HH 1177)의 제트를 후속관측하던 중 이뤄졌다. 
멕레오드는 이 제트가 형성되고 있는 강착 원반의 단서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반의 존재를 확정하기 위해서는 별 주위를 회전하는 두꺼운 가스의 움직임을 측정할 필요가 있었다. 

 

몸집을 불려나가는 별에 물질이 떨어질 때는 직선을 추락하지 않고 그 주위에 평평한 회전 원반을 만들며 추락한다. 
중심으로 가까이 다가갈수록 원반의 회전은 더욱 빨라지는데 바로 이 속도차이가 강착원반의 존재를 말해주는 직접적 증거가 된다. 

이번 논문의 공동저자인 리버풀 존 무어스 대학의 연구원 조나단 헨쇼(Jonathan Henshaw)는 빛의 빈도 변화는 가스가 복사하는 빛이 얼마나 빨리 우리쪽으로 다가오거나, 반대방향으로 멀어지느냐에 달려있는 현상이라면서 이는 사이렌을 울리며 달려오는 엠뷸런스가 우리쪽으로 다가올 때는 소리가 커졌다가 멀어지면 작아지는 것과 완전히 똑같은 현상이라고 말했다. 

 

Credit: ESO/ALMA (ESO/NAOJ/NRAO)/A. McLeod et al.

사진 1> 왼쪽사진은 MUSE로 촬영한 LHA 120-N 180B의 먼지구름이다. 
중간 사진에 제트가 보인다. 
위로 뻗어나오는 제트는 우리쪽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어 파란빛을 띠지만, 반대쪽 제트는 우리쪽에서 멀어지고 있어 붉은 빛을 띤다. 
오른쪽 사진은 ALMA로 관측한 것으로 역시 우리쪽으로 다가오는 부분과 멀어지는 부분이 있는, 회전하는 원반이 담겨 있다. 

Credit: ESO/A. McLeod et al./M. Kornmesser

사진 2> 원시행성원반이 존재하는 부분.

학자들은 ALMA에 의해 측정된 세밀한 진폭으로 이 원반의 독특한 회전을 구분해낼 수 있었고, 이로써 외부 은하에서 별 주위를 도는 원반을 처음으로 확정할 수 있었다. 

 

이번에 관측된 것과 같은 무거운 별은 우리 태양과 같은 가벼운 별보다 훨씬 더 빠르게 에너지를 방출하고 짧은 수명을 갖는다.
우리 은하에 있는 무거운 별은 관측이 어렵기로 악명이 높다. 
무거운 별들은 그 주위에 많은 양의 먼지를 휘감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16만 광년 거리에 있는 대마젤란은하에서는 별로부터 뿜어져나오는 물질이 우리은하 미리내와 근본적인 차이가 있어 먼지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이번 발견은 먼지가 많지 않았던 덕이다. 
HH 1177는 더 이상 먼지고치 속에 잠겨있지 않은 별이었고 따라서 전혀 가려지지 않은 별과 행성이 형성되어가는 모습이 멀리서나마 포착된 것이다. 

맥레오드는 이처럼 멀리 떨어진 외부 은하에서 별과 행성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정도로 빠른 기술 진보가 이뤄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게 얼마나 기쁜일인지 모른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에 네이처에 개재된 논문의 제목은 'A likely Keplerian disk feeding an optically revealed massive young star
(광학적으로 포착된 무거운 어린별에 원반을 공급하는 케플러 원반과 같은 구조)'이다. 
(doi: 10.1038/s41586-023-06790-2 )

이 원반은 대마젤란은하에서 LHA 120-N 180B라는 이름이 붙은 특정 지역에서 발견되었는데 이 지역은 예전에 ESO 뉴스에서 다룬 바 있다.
(2019년 2월 6일 ESO 발표 뉴스 )

 

Credit: ESO, A McLeod et al.

사진 3> 대마젤란은하의 상대적으로 적은 먼지와 MUSE의 날카로운 관측 성능으로 이 지역의 상세한 모습을 가시광선으로 담아낼 수 있었다. 

Credit: ESO/Digitized Sky Survey 2. Acknowledgment: Davide De Martin

사진 4> DSS2(디지털 온하늘 탐사 2, the Digitized Sky Survey 2) 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LHA 120-N 180B와 그 주변의 모습. 사진 한가운데 보이는 푸른 점이 LHA 120-N 180B이다. 

 

Credit: ESO, IAU and Sky & Telescope

표 1> 테이블산 자리에서 LHA 120-N 180B의 위치가 붉은색 원으로 표시되어 있다. 


출처 : 유럽남부천문대(European Southern Observatory) Press Release  2023년 11월 29일자 

참고 : LHA 120-N 180B을 비롯한 각종 성운에 대한 포스팅은 하기 링크 INDEX를 통해 조회할 수 있습니다.        
        https://big-crunch.tistory.com/12346974

참고 : Herbig-Haro 1177를 비롯한 각종 별들 및 허빅-하로 천체에 대한 포스팅은 하기 링크 INDEX를 통해 조회할 수 있습니다. 
         https://big-crunch.tistory.com/12346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