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ia BH3 : 우리은하에서 발견된 가장 무거운 별질량블랙홀

2024. 5. 12. 14:433. 천문뉴스/유럽남부천문대(ESO)

Credit: ESO/L. Calcada/Space Engine (spaceengine.org)

그림 1> 
이 상상화는 '가이아 BH3(Gaia BH3)'으로 명명된 블랙홀과 그 짝꿍별을 그린 것이다.  
짝꿍별의 요동은 수 년에 걸친 가이아 미션을 통해 측정되었다. 

천문학자들이 우리 은하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무거운 별질량블랙홀을 발견했다. 
이 블랙홀은 유럽우주국이 가이아 미션을 통해 획득한 데이터에서 특정되었는데 이 블랙홀의 주위를 도는 짝꿍별의 요동을 통해 추정되었다.  
유럽남부천문대의 초거대망원경(Very Large Telescope, 이하 VLT) 및 다른 천문대의 관측 데이터에 따르면 이 블랙홀의 질량은 태양질량의 33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별질량블랙홀( Stellar black hole)이란 무거운 별의 붕괴로부터 생겨나는 블랙홀을 말한다. 
지금까지 우리은하 미리내에서 관측된 별질량블랙홀의 평균 질량은 태양질량의 10배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까지 우리은하에서 발견된 별질량블랙홀 중 가장 무거운 블랙홀은 백조자리 X-1으로서 이 블랙홀의 질량은 태양대비 21배 수준이었다.
따라서 이번에 발견된 블랙홀의 질량은 예외적인 경우라 할 수 있다. [1]

Credit: ESO/M. Kornmesser

그림 2>
이 상상화는 우리은하 미리내에서 발견된 별질량블랙홀을 그린 것으로 왼쪽부터 가이아 BH1, 백조자리 X-1, 가이아 BH3이다. 
각각의 질량은 태양의 10배, 21배, 33배이다.  


또한 이 블랙홀까지의 거리가 매우 가깝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이 블랙홀은 독수리자리 방향으로 약 2000광년 거리에 있는데 이는 지구에서 두 번째로 가까운 블랙홀에 해당한다. 

'가이아 BH3' 또는 'BH3'으로 표기하는 이 블랙홀은 가이아 관측자료의 공개를 준비하던 중 발견되었다. 

가이아 미션 협력연구원인 파리 국립과학연구센터(the National Centre for Scientific Research, CNRS) 의 천문학자 파스콸레 파누초(Pasquale Panuzzo)는 이처럼 가까운 거리에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고 숨어 있는 블랙홀이 있을 줄 몰랐다며 이는 일생에 한 번 있을까말까한 발견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발견을 검증하기 위해 가이아 협력단은 VLT에 장착된 적외선 및 가시광선 격자 분광기(the Ultraviolet and Visual Echelle Spectrograph, UVES)를 포함한 여러 데이터를 활용했다. 

여러 데이터로부터 이 블랙홀의 짝꿍별에 대한 중요한 속성도 밝혀질 수 있었는데 천문학자들은 이러한 데이터를 이용하여 BH3의 정확한 질량을 측정할 수 있었다. 

천문학자들은 여러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여 우리 은하 바깥에 존재하는 비슷한 질량의 블랙홀을 발견해왔다. 
또한 이를 통해 이 블랙홀들이 수소나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들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 별의 질량붕괴로부터 만들어진다는 점을 이론화하였다.   

이른바 '금속 원소가 빈약한 별(metal-poor stars)'이라 불리는 이 유형의 별들은 일생동안 잃게 되는 질량이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며 파국을 맞은 뒤에는 비교적 질량이 큰 블랙홀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금속 원소가 빈약한 별과 무거운 질량의 블랙홀의 직접적인 연관관계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이중별이나 다중별처럼 무리를 짓는 별들은 대개 유사한 조성을 갖는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BH3의 짝꿍별을 통해 예외적으로 무거운 질량을 가진 BH3를 만들어낸 별의 속성을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UVES 데이터를 활용한 BH3의 짝꿍별 조사 결과 이 짝꿍별은 역시 금속 원소가 빈약한 별임을 알려주었다. 
즉 BH3를 만들어낸 별 역시 예상대로 금속 원소가 빈약할 것임을 추정할 수 있는 부분이다. 

파누초가 이끈 팀의 연구는 2024년 4월 16일 아스트로노미앤아스트로피직스(Astronomy & Astrophysics)에 개재되었다. 

이번 논문의 공동저자이자 가이아미션 협력일원인 CNRS 과학자 엘리자베타 카파우(Elisabetta Caffau)는 이번 논문을 가이아 데이터 공개를 위한 사전 작업의 일환으로 이뤄낸 독보적인 한 걸음으로 평가했다.  

 

이번 발표는 2025년으로 예정된 전체 데이터 공개를 기다릴 필요 없이 이 블랙홀에 대한 연구를 바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향후 추가 관측을 통해 이 독특한 블랙홀 자체와 그 역사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VLT에 장착된 간섭계인 GRAVITY를 활용한다면 
이 블랙홀이 주위 물질을 빨아들이고 있는지 여부를 비롯하여 블랙홀에 대한 더 많은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Credit:ESO/Digitized Sky Survey 2. Acknowledgement: D. De Martin.

사진>
이 사진은 가이아 BH3이 발견된 지역을 광대역으로 잡은 사진이다. 
사진에서 블랙홀은 보이지 않지만 블랙홀의 짝꿍별은 사진 한복판에 담겨 있다. 

 

각주

[1] 물론 이 블랙홀이 우리은하에서 가장 무거운 블랙홀은 아니다.
우리은하에서 가장 무거운 블랙홀이라는 타이틀은 궁수자리 A*(Sagittarius A*, '궁수자리 에이스타'라고 읽음)가 가지고 있다.
궁수자리 A*는 태양질량의 400만 배에 달하는 초대질량블랙홀이다. 
가이아 BH3는 별질량블랙홀이라는 범주에서 가장 무거운 블랙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