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의 전갈자리

2024. 2. 17. 14:101. 별과 하늘의 이야기/하늘앓이 - 별지기의 이야기들

바로 내 눈 앞에 떠 있던 전갈자리와 안타레스

 

2월에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관측을 제대로 하지 못했어. 

 

설날 다음날 부랴부랴 행장을 꾸려 밤늦게 조경철 천문대에 관측을 나갔는데

그 날도 관측에 집중하지 못했어. 

 

차 안에서 설핏 잠이 들었다가 새벽 4시 반에 차 밖으로 나왔는데 

그때 내 눈에 전갈자리가 들어왔어. 

 

전갈자리가 바로 내 눈높이에 떠 있는 거야!

 

전갈자리는 정말 아름다운 별자리야.

 

그런데 

내 눈높이에 떠 있는 전갈자리는 

별지기 생활 10년이 된 나도 처음 보는 거였어. 

 

조경철 천문대가 워낙 높은 곳에 있었던 덕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설연휴에 사람이라곤 없는 새벽 취약 시간대다 보니

평소 같으면 이런저런 빛더럼에 가려졌을 낮은 고도까지 충분히 어두워

지평선에서 솟아오르는 전갈자리를 선명하게 볼 수 있었던 것 같아. 

 

그 모습이 얼마나 아름답고 감격적이었는지 몰라!

 

그때 그 황홀했던 광경을 기억하고 싶어

그림을 그려보았어. 

 

때마침 거의 8개월만에 다시 만난 연탄이(강아지 이름)가 함께 있어서 

더 즐거운 순간이었던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