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사용 설명서

2012. 12. 15. 14:374. 끄저기/끄저기

 

갑작스럽게 옛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약속장소에서 친구를 기다리며 서점에 들어가 이책 저책을 둘러보던 중 발견한 책이다.

제목도 그렇고 내용에 보이는 각종 삽화들이 친근하게 느껴져서,
결론적으로 나 같은 일반인들이 보기에 안성맞춤이란 생각에 고른 책이다.

 

세상에는 많은 책이 있음에 반해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어찌할 수 없는 이 비대칭이 결국 한 번 읽은 책을 왠만해서는 또 읽기 어렵게 만든다.

하여 한 번 책을 읽을 때는 정말 최대한 집중해서 그 내용을 잘 숙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내가 책을 읽을 때마다 서평을 쓰는 이유 역시
한 번 읽은 책에 대한 기억을 나름 머리속에 환기시키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변명부터 먼저 하건대,
이 책을 대강대강 보게 만든 것은 나의 게으름이 아니라 단연코 이 책의 번역 때문이다.

 

아무리 기본 개념서라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물리 법칙을 설명하고자 하는 책이라면
매끄러운 번역을 둘째치고 최소한 수치에 오류는 없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주의 나이와 같은 기본적인 수치조차 뻥튀기 해 놓은 책을 어떻게 집중을 하고 읽을 수 있겠는가?


그리고 더더군다나 그게 실수가 아니라면? - 반복되거든...

 

결국 그것 때문에 책에 대한 신뢰가 깨지고, 어찌어찌 필요한 내용이 있어서 결국 마지막 장까지 넘기긴 했지만
사실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까지 들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 책 역시 하나의 물리학 일반교양서적으로서 분명 다른 책들이 넘볼 수 없는 장점이 있다.

 

일단 저자가 강조하듯이 대단히 어렵다는 물리학을 어떻게든 쉽게,

피부에 느껴지는 예시들을 들어가면서 기획되고 집필된 점에 대해 저자와 출판사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를 위해 동원된 장치의 상당 부분이 사실 문화의 차이로 그닥 와닿지 않는 경우도 많았지만
게중에는 막연하게나마 느꼈던 물리현상들을 쉽게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들도 있었다.

 

물질의 기본 입자들을 단순한 삽화와 함께 설명한 부분은 정말 괜찮았던거 같다.
이 부분은 잘 기억해 두고 필요할 때마다 다시 펼쳐볼 생각이다.
(근데... 여기 번역 제대루 된 거 맞겠지???  원문을 구해서 대조해 봐야 하나..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