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의 우주 - 태양계 안내서

2013. 3. 24. 21:204. 끄저기/끄저기

내가 BigCrunch라는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자주 찾는 사이트가 있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에서 운영하는 포토저널 사이트가 그것이다.
(주소 : http://photojournal.jpl.nasa.gov/)

 

사이트를 둘러보면 알겠지만, 이곳에는 수많은 천체의 사진과 연구자료들이 분류되어 있고,
나와 같은 일반 외국인들도 필요로 하는 사진이나 자료를 검색기능을 활용하여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NASA가 직간접적으로 참여, 지원하고 있는 우주탐사 프로젝트, 우주망원경, 행성탐사로봇, 각종 위성들이 이 시간에도 태양계 구석구석과

우주 곳곳을 탐사하고 있다보니, 이렇게 탐사된 자료들이 우주에 대한 미지의 영역을 하나하나 밝혀나가는 표지석으로 곳곳에 설치되고 있다.

그 와중에 과학적 성과가 공유되고, 그 성과에 참여한 사람들이 유명해지고, 그렇게 창출된 성과와 유명인들이 또 하나의 컨텐츠를 창출해내고,

그렇게 파급된 컨텐츠가 새로운 세대들에게 꿈과 희망 자부심을 부여해 주고 있다.

 

바로 이 책, '극한의 우주'는 이와 같은 패턴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책이기도 하다.

 

1. 재미있게 설명하기


   사실 '우주'라는, 우리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어 보이는 뜬구름 너머 저 세상의 이야기를  소중한 '공부시간'을 할애해가면서  읽을 청소년,

   또는 학부모, 심지어는 일반인들이 얼마나 있을까 싶다.
   이러한 의문은 우리 나라뿐 아니라, 우주산업의 첨단을 달리는 미국 역시 그다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와 같은 교양 서적을 일부러 사서 보곤 하거니와
이와 같은 책의 머릿말에는 항상 '내 삶과 아무런 상관도 없어' 보이는 우주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어떻게 어필할까 하는 고민을 했었던 흔적이 역력하게 나타나 있다는 공통점들이 존재한다. 
   
이 책은 그러한 고민의 흔적이 강렬하게 나타나있는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의 머릿말 제목은 '태양계에서 가장 OO한 곳은? 이라고 적혀 있고, 
그 OO 한 곳이 '극한의 환경'으로 귀결된 얘기가 등장하고 있다. 

'극한의 우주 환경'이라는 소재는 사람들에게 충분히 호기심을 끌만한

소재가 될만하고,  사실 우주의 절대를 차지하는 대부분의 공간은 인간에게 우호적인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무궁한 이야기를 끄집어 낼만한 소재를 제대로 선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더더군다나 이를 뒷받침할 훌륭한 데이터와 사진이 넘쳐나는 NASA라면 그저 살을 붙이고 약간의 이야기를 덧붙이는 간단한 작업만으로도 훌륭한 책을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바로 이러한 시나리오대로 저자들은 훌륭한 책을 정말 적절하게 만들어냈다는 생각이 든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이 책은 설명문으로 구성된 책이다.
그러나 전혀 따분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책 전체를 장식하고 있는 훌륭한 사진들, 일반인들이 어렵지 않게 인식할 수 있도록 가공된 데이터들과 근거들, 그리고 중간중간 등장하는 저자들의 위트들이 정말 훌륭하게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이 책은 정말 '재미있게 설명'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2, 태양계 안내서

 

   이 책은 총 9개의 단락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1, 2부에서는 제목에 충실하게 지구에 사는 인간들에게는 너무나도 강렬하게 느껴질  거대한 규모의 태양계 구조물들이 다뤄진다. 

   3부, 4부에서는 기후나 날씨와 연관된 내용들이 다루어진다. 재미있는 것은 여기에 지구의 내용들도 여러 차례 다뤄진다는 점이다.
   사실 우리 인류가 지구에 머물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정작 지구는 인류에게 최상의 생존조건을 제공해준다고 착각하곤 한다.

   물론 지구는 인류를 포함한 생명을 보듬어내고 길러온, 우리가 아는 유일한 행성이긴 하지만, 인간에만 대상을 한정해서 보자면

   이 지구에서조차 인간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공간은 전체 공간에서 고작 수 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

   즉, 우주를 구태여 포함하지 않더라도, 지구조차 그다지 인간에게 우호적이라 할 수 없다는 것이 '팩트'이다. 인간은 그만큼 나약한 존재인 것이다. 

   5부와 6부, 8부는 다소 일반인들에게는 낯선 얘기일 수 있는, 그래서 아마도 가장 진중한, 또는 난이도 높은 설명이 등장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는 태양과 지구를 제외한 태양계 여타 행성들, 위성들, 혜성과 소행성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담하게 설명되고 있다. 
   7부에서는 지구와 생명에 대한 이야기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9부에서는 태양, 목성, 토성, 지구의 이야기가 태양계 전체를 정리하듯이

   순서대로 등장하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
  
   구성을 보면 짐작할 수 있겠지만, 이 책은 '극한의 우주'라는 제목을 내건, 태양계 개괄서라 할 수 있다.
   태양계 개괄서, 태양계 입문서라고 해도 하등 문제가 없을 만큼 탄탄하고, 적절한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따라서 나는 이 책을 나와 같은 일반인들이 흥미롭게 태양계를 속성으로 공부할 수 있는 안내서라고 평가하고 싶다. 


   아마도 이후 나에게 누군가가 천체 또는 우주에 대한 적절한 - 일반인들에게 적절한 우주참고서라면 반드시 화려한 사진들이 함께 있는

   재미있는 책이어야 한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게 되었다. - 책을 권한다면  앞으로 이 책을 권하리라 마음 먹기도 하였다. 

 

3. 우주를 테스트 하기.

 

    개발자들이 코딩한 프로그램은 반드시 테스트를 거쳐 사용자에게 오픈된다.
    테스트는 사용자에게 프로그램을 오픈하기 전 잘못된 점을, 또는 잘못될 수 있는 가능성을 인지하고 이를 고칠 수 있는 마지막 단계이기 때문에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데 테스트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기본 사항 중 하나가 반드시 복수의 데이터로 테스트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의 데이터, 한 Row의 데이터만으로는 가장 기본적인 로직 에러들도 잡아내지 못한다. 이건 정말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런데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현재 지구의 인류가 애를 써서 쌓아 올린 지식들 역시 기본 중의 기본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아직 우리가 알고 있는 생명의 서식이 가능한 행성은 현재까지는 지구 하나뿐이고,

    우리가 그나마 알고 있는 행성계 역시 태양계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물론 현대의 천문학은 태양계 너머의 행성계를 발견해 내고 있고, 이를 가시광선으로 촬영해내는 업적까지도 이루긴 했지만,
    그 별이 얼마만큼의 행성을 거느리고 있고, 각각의 행성은 어떻게 자신의 별을 공전하고 있으며, 각 행성의 특성은 어떠한지까지를  알 수 있는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즉 현재의 인류가 아는 행성계는 태양계가 유일하고 따라서 '극한'을 운운할 수 있는 것 역시 태양계가 유일한 수준인 것이다. 
    한편으로 그것은 반드시 갖추어야 할 지식이긴 하지만, 하나의 데이터만을 가지고 실행한 테스트는 불완전한 테스트에 머물 수밖에 없듯이
    인류가 쌓아올린 우주에 대한 지식 역시 아직까지 불완전하기 이를데 없는 지식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고 할 수 있다. 
    즉, 그만큼 이 우주에는 지금까지 몇몇 우주선진국들이 쌓아올린 업적들을 넘어서는 무궁무진한 가능성들이 아직 널려 있는 것이다.
   
    최근에 느낀 경험이기도 한데, 사람들은 '우주'의 이야기가 내 삶과 아무 상관없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라 여기면서도
    의외로 우주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고, 우주에 대해 알고 싶어하기도 한다. 

    나는 기본적으로 모든 생명의 고향은 우주이기 때문에 이것은 자신의 존재를 알고 싶어하는 본능과도 같은 호기심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이런 호기심을 적절하게 충족시켜주기에 충분한 책이라고 본다.

    모쪼록 우리나라 역시 당당하게 우주를 테스트하고 그 광활한 우주에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켜가는 나라로 성장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