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함이 가지는 아름다움 - 경기지부 딥스카이 페스타 후기

2019. 10. 28. 15:431. 별과 하늘의 이야기/하늘앓이 - 별지기의 이야기들

1. 새로운 메시에 마라톤. 



사진 1> GOTO 메시에마라톤이 열린 충북 제천 별새꽃돌 천문대 마당. 

          오랜만에 주말 밤에 활짝 열린 하늘이 행사를 축하해 주는 듯 했습니다. 


지난 주말(10월 26일),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경기지부에서 GOTO 메시에 마라톤이 있었습니다. 

시기와 이름에서 두 가지 특색이 물씬 풍기는 행사입니다. 


우선 가을에 열린 행사라는 점. 


잘 아시다시피 메시에 마라톤은 춘분을 전후해서 열립니다. 

이 시기가 하룻밤에 가장 많은 메시에 대상을 볼 수 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가을에도 메시에 마라톤이 '메시에 플러스 마라톤'이라는 이름으로 세계 곳곳에서 열립니다. 

물론 대상은 많이 달라지죠. 

(참고 :  메시에 플러스 마라톤의 관측 대상은 다음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www.messier.seds.org/xtra/similar/mm_plus.html )


경기지부에서는 원래 이 행사를 지난 3월 30일 지부 창설 10주년 기념 행사로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그날 날씨가 좋지 않아 진행하지 못했었습니다.

원래 한 번 취소된 행사를 다시 진행하기가 쉽지 않은데요. 

가을에 이렇게 다시 도전하시는 것을 보고 역시 경기지부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두번째 특색은 GOTO 장비를 이용한 메시에 마라톤이라는 점입니다. 


손으로 대상을 찾는 안시파들의 행사라고만 생각되었던 메시에 마라톤을 Goto로 한다는 게 참신하게 생각되었습니다. 

가만 생각해 보니 이 마라톤이 참 재미있는 포인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 경우 관측을 나가면 주로 경위대를 가져갑니다. 

하지만 뭔가 한 대상을 진중하게 관측하며 스케치도 해야겠다 생각할 때는 적도의를 가져가죠. 

사진 촬영을 하지 않다보니 얼라인이래봐야 1점 얼라인으로 대충하고 관측을 진행합니다. 

하지만 이때는 기계로 대상을 찾아가다보니 대상이 한 번에 눈에 들어오지 않으면 오히려 대상을 찾아가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적도의로는 내가 잘 못 온 지점이 어디인지 감이 안 잡히기 때문이죠. 

손으로 대상을 찾아가다보면 길을 잘 못 들더라도 제 위치가 어디인지 금방 알 수 있기 때문에 목표 지점을 다시 찾아가기는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따라서, 애초에 극축을 허술하게 맞췄다든가, 얼라인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라면 Goto가 오히려 대상을 찾기 더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GOTO 메시에 마라톤은 참가자는 적도의든 다른 GOTO 장비든 자신의 자동 도입 장비 운용에서 기초 중의 기초라 할 수 있는 극축 설정과 얼라인 설정을 확실히 해 내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가 되죠.      


메카닉에 풍부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는 경기지부의 성격에 참으로 잘 들어맞는 행사라는 생각을 했구요. 

이러한 점에서 향후 별지기들 사이에서 충분히 어필이 가능할 뿐더러 확장도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첫 시도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아니 아마도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것으로 생각되는  GOTO 메시에 마라톤에 함께 할 수 있어 정말 영광이었습니다. 



2. 행사 이모저모. 


이날 행사는 경기지부 2019년 3급 천문지도사 수료회차 연수와 같이 진행되었습니다. 

제 경우 경기지부의 3급 천문지도사 연수는 지난 2017년 이후 3년만에 보는 것이었습니다. 

개인적인 사유로 일찍 가지 못해 경기지부의 명품 연수를 보지못한 것이 아쉬웠습니다. 



사진 2> 행사는 충북 제천에 위치한 별새꽃돌 천문대에서 열렸습니다. 

        


사진 3> 행사장을 가득 채운 경기지부 회원님들과 GOTO 메시에 마라톤 참가자 분들, 



사진 4> 원치복 회장님의 인사 말씀.

         원치복 회장님께서는 새로운 발명품인 손으로 들고 보는 별자리판을 가져오셨습니다.  

         회장님의 단순하면서도 멋진 아이디어에 항상 깜짝 놀랍니다. 

         관측 현장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진 5> 경기지부 운영진 분들입니다. 

          경기지부는 관측 및 사진 경험이 풍부하신 멘토를 선정한 후 이 분들께 담당 조를 할당하여 조별 밀착 지원을 해 주시는 것이 특징입니다. 



사진 6> 이번 행사를 준비하신 경기지부 조춘구 부지부장님이십니다. 

          멋진 행사 마련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반적인 메시에마라톤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 GOTO 메시에마라톤은 자정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사진 7> GOTO 메시에 마라톤의 기본은 역시 칼같이 극축을 맞추는 일입니다. 

  

초반에는 Goto 메시에마라톤답게 저마다 준비한 다양한 기계장치들을 튼튼하게 설치하고 점검하는 장면이 이어졌습니다.



사진 8> 



사진 9>



사진 10> 



사진 11> 


모든 준비가 완료되면 이젠 대상을 즐기기만 하면 되죠. 

물론 대상이 잘 도입되지 않는다면 극축과 정렬 상태를 다시 점검하고 다시 시도해야 합니다.

그것도 사실 만만한 일이 아니죠.


대상을 손으로 찾아갈 때 딱 파인더에 대상이 잡혀들고 그걸 망원경으로 확인할 때의 쾌감은 대단합니다.

일종의 손맛인 셈인데요. 

하지만 정밀한 기계를 제대로 설치하고 Goto 명령을 내렸을 때 대상이 한 번에 망원경 정 가운데에 꽂힐 때도 비슷한 쾌감이 느껴집니다.    

이거 역시 새로운 손맛임에 틀림 없습니다.



사진 12>



사진 13>



사진 14> 


한 쪽에서는 손으로 대상을 찾는 안시 관측자분들의 마라톤도 한창이었습니다. 



사진 15>



사진 16>



사진 17> 



사진 18>



사진 19>


사진 20>



사진 21> 중간중간 짬짬이 간식을 함께 하는 참가자들. 


정확히 12시 대회는 종료되고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열린 Goto 메시에마라톤 영예의 1등은 김경남 선생님께서 차지하셨습니다.  

(사진을 못 찍어놨습니다...너무 아쉽네요. ㅜㅜ;;;)


사진 23> 그렇게 그 밤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날 3급 21기 연수생분들은 수료증도 받으셨습니다. 

           2019년 3급 21기 연수 수료생 분들 모두 축하드립니다. 

           얼마남지 않은 검정도 잘 준비하셔서 멋진 마무리 하시기 바랍니다. 



사진24> 대회가 끝나고 자유 관측이 있었습니다.

          오랫만에 만난 깨끗한 하늘을 만끽했는데요.

          김도익 선생님께서 낚시꾼들이 발난로로 사용하는 가스히터를 석쇠로 전환하시는 마술을 보여주시면서 

          빛나는 별밤 아래 멋진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별하늘지기 최다 주간베스트가 어떻게 가능한가 했더니 역시 이런 유쾌함이 있어 가능한 것 같습니다. ^^             



3. 다양성의 힘.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에는 현재 15개 지부가 있습니다. 

각 지부에서 진행하시는 행사와 사무처에서 진행하는 행사를 모두 합치면 아마 대한민국 아마추어별지기 단체에서 이처럼 많은 행사를 치뤄내는 단체는 또 없을 것입니다. 

내년에는 이처럼 다양한 행사를 회원님들께 보다 제대로 공유드릴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보려 합니다. 


이날 촬영한 사진들 중에서 생각을 하나 불러일으키는 사진이 있었는데요. 



사진 24> 바로 이 사진입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사람들만큼이나 다양한 형식의 망원경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사진이죠.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에 몸담고 있으면서 제가 사랑하는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의 모습이 바로 이 모습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처음 별지기 세계에 입문하면서 자신이 별보는 방법과 자신의 장비만이 유일한 진리인것처럼 외치는 사람들을 간혹 보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저 하늘을 사랑하고 그것을 저마다의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하고 서로 나누는 것으로 충분한 사람들입니다. 

그 다양함이 어우러지는 것이 바로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가 가진 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편 행사를 준비할 때, 지부 단위의 행사를 준비하는 것과 다른 지부의 참여까지 고려한 행사를 준비하는 것은 완전히 차원이 다른 일입니다. 

신경써야 할 것, 고려해야 할 변수가 어마어마하게 늘어나죠.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지부 행사 중 다른 지부 분들에게까지 문호를 개방하고 있는 행사가 몇 개 있습니다.

매년 봄에 열리는 경남지부의 메시에마라톤과 올해부터 문호를 개방해주신 경기지부의 천체사진 세미나가 그것인데요. 

경기지부에서는 이번 1회 Goto 메시에마라톤도 다른 지부 분들의 참여가 가능하도록 문호를 개방해 주셨습니다.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요! 


이 멋진 행사를 마련해 주시고, 준비해 주시고, 진행해 주신 경기지부 이지수 지부장님, 조춘구 부지부장님, 경기지부 운영진 분들과 회원분들께 특별한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