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하늘을 만나는 설렘을 전해 드립니다. - 딥스카이 원더스 완역 후기

2019. 9. 23. 23:391. 별과 하늘의 이야기/하늘앓이 - 별지기의 이야기들

"딥스카이 원더스 (Deep Sky Wonders, ISBN-13: 978-1554077939)는 아마추어천문인들을 대상으로 천체관측을 안내하는 서적으로서

 아마추어천문동호인들의 잡지로 유명한 미국 스카이앤드텔레스코프(Sky & Telescope)에 연재된 내용을 1년 단위 총 100개 장으로 묶어 발행한 책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천체관측과 관련된 서적은 대개 어린이를 위한 안내서나 교양천문학 분야로 양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도 순수 천체관측을 목적으로 하는 아마추어 천문인이 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온라인 천문동호회인 네이버 카페 '별하늘지기'의 지속적인 회원 증가와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천문지도사 과정에 참여하는 인원의 

 지속적인 증가가 이를 반증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


 이 시점에 아마추어 천문분야에 입문하는 사람들에게 적당한 난이도로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는 천체관측 가이드 서적이 필요하다고 판단됩니다.
 이러한 목적에 가장 부합하는 책으로서 딥스카이 원더스를 번역하였습니다."
 
 - 2018년 7월. 딥스카이 원더스 번역서 출간요청서 중 -




사진 1> 별지기들의 바이블이라 평가받는 딥스카이 원더스 (Deep Sky Wonders, ISBN-13: 978-1554077939)입니다. 



1. 21개월 간의 기초 다지기.


   아마존에서 구입한 딥스카이 원더스가 저희 집에 도착한 건 2015년 9월의 일이었습니다.
  
   이 책은 네이버 카페 '별하늘지기'에서 구로별사랑이라는 닉네임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시는 저의 별 선생님, 정성훈 선생님께서 소개해 주셨습니다.
   이 책을 소개해 주시면서 한 번 번역을 해 보면 어떻겠느냐는 말씀을 해주셨죠.
  
   당시 저는 제 개인 블로그에 NASA, ESA, ESO, NRAO등에서 발표하는 천문뉴스를 번역하여 포스팅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개인취미이긴 했지만 천문뉴스를 번역하고 있었고 밤하늘을 찾아다니기 시작한지도 2년이 넘어가고 있어
   관측 실력을 쌓을 겸 딥스카이 원더스를 번역해 보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번역 작업은 우선 영문서적을 온라인 파일로 만드는 작업으로 시작되었습니다.   
   1개월 분량씩 책 페이지를 잘라내어 회사에 가지고 다니면서
   아침 출근 후 근무가 시작되기 전에 잠깐, 점심먹고 쉬는 시간에 잠깐, 영어 원문을 하루에 1페이지씩 타이핑했습니다.
   그리고 타이핑한 내용은 최대한 당일 번역을 끝내는 것을 목표로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21개월이 흐른 2017년 5월 30일 저녁 23시 1분.
   비록 비공개이긴 하지만 12월 마지막 장인 '카시오페이아의 적경 0시'라는 단원을 제 블로그에 포스팅하면서
   '딥스카이 원더스' 1차 번역을 완료하였습니다.


  
사진 2> 2017년 5월 30일, 21개월만에 초벌 번역을 완료했습니다. 



   저는 지금도 어떻게 하늘을 봐야할지 잘 모르는 아둔한 별지기입니다.

   다만 한가지 위안이 있다면 딥스카이 원더스를 한 번 훑어낸 그 21개월의 시간 동안
   하늘을 대하는 저의 자세가 어때야 할지 느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21개월의 시간 동안 저는 딥스카이 원더스를 통해 새로운 하늘을 만났습니다.
   저는 제가 바라보는 그 검은 하늘에 이토록 많은 하늘이 숨겨져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어마어마한 우주망원경과 첨단 장비가 갖춰진 천문대에서 발표하는 사진들,
   그리고 아마추어천문인들이 촬영하는 아름다운 사진들 하나하나가 모두 놀라웠지만
   더더욱 놀라웠던 건 그 사진들이 담고 있는 하늘이 전체 하늘의 일부의일부의극히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동시에 제가 알지 못하는 하늘이 아직도 얼마나 많이 남아 있을까에 대한 의문과 경외감으로 이어졌습니다.


   그 경외감 속에 비록 별 볼일없는 별지기일지언정 그 하늘을 최대한 많이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도 이 생각만 하면 마음이 타들어갑니다.
   유한한 인간이 무한한 하늘을 꿈꾸는 어처구니 없는 시간들.
   과연 제게 시간은 얼마나 남아 있는 걸까요?
  

2. 미리내 별빛 찾기.


   2015년 3월 25일에 있었던 일입니다.
  
   그날 NASA에서 발표한 오늘의 천체사진(APOD)은 궁수자리2015,2번( Nova Sagittarii 2015 No. 2)이라는 새별(Nova)을 소개하는 내용이었습니다.
   'Nova'라는 단어가 잠시 저를 고민에 빠뜨렸습니다.
   'Nova'라는 단어, 어떻게 번역해야 할까요?


   사실 번역은 조금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사전을 뒤져보면 '신성(新星)'으로 나와 있거든요.

   그러나 당시 제가 이 단어를 접했을 때의 느낌은 정확하게는 '분노' 였습니다.

   왜 '별'이라는 우리말을 놔두고 '성'이라는 한자어가 버젓이 사전에 기록되어 있는거죠?
   '신성'을 '새별'이라고 표현하면 무슨 큰일이라도 나는 걸까요?
  
   그때 마음 먹은 게 있습니다.
  
   내 블로그에 포스팅하는 번역문에서 '성'이라는 한자어를 죄다 '별'로 바꾸리라.
   내 블로그에 포스팅하는 번역문에서 '은하수'라는 한자어를 죄다 '미리내'로 바꾸리라.
   내 블로그에 포스팅하는 번역문에서 '광'이라는 한자어를 죄다 '빛'으로 바꾸리라.
  
   그래서 저의 결심을 '미리내 별빛 찾기'라는 번역 원칙으로 이름짓고 이 원칙을 기반으로 번역을 시작했습니다. 
   이 노력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지만 그 경과가 그리 아름답지만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Milkyway Galaxy'라는 단어를 '미리내'로 바꿔서 쓰기 시작하자 

   당장에 '은하수', '우리 은하', 'Milkyway Galaxy'라는 검색어로는 제 블로그에 유입되는 사람이 사라지기 시작했죠.

   각오했던 일이지만 그 어떤 공식매체보다도 빨리 뉴스를 포스팅하고서도 전혀 찾는 사람이 없어지자 힘이 빠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빛'으로 바꾼 단어들은 그 심각성이 훨씬 더 심각했습니다.
   제가 써 놓고도 그게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단어들이 난무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저는 제 스스로와 타협을 해야 했습니다.
   학창시절 내내 배웠듯이 언어는 사회성을 띤 생물과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처절한 고민없이 함부로 바꿔쓴 단어들이 다른 이들의 호응을 받을리 만무했죠.
  
   2017년 6월부터 초벌 번역을 기반으로 문장에서 번역투를 빼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이때 저를 계속 괴롭힌 것이 '미리내 별빛찾기'라는 제 스스로 만든 원칙이었습니다.
   제가 써놓고도 못알아먹을 문장과 이름이 난무했죠.
  
   그 와중에 결국 '광'을 '빛'으로 바꾸자는 원칙은 포기했습니다.
   '미리내 별빛찾기'라는 원칙이 '미리내 별찾기'원칙으로 쪼그라드는 순간이었죠.
   하지만 나머지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번역문에서 번역투를 빼내고 단어들을 가다듬는데 또 1년의 시간이 꼬박 걸렸습니다.
  
   2018년 6월. 드디어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죠.
   제가 번역한 "딥스카이 원더스"를 PDF 문서로 변환하여 온라인 상에 공개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문서에는 '미리내 별 찾기'원칙에 의해 '은하수'를 '미리내'로 바꾼 문장과 '성'을 '별'로 바꾼 단어가 가득했습니다.

   '우리 말을 씁시다!, 천문학의 진정한 독립을 이뤄냅시다!'라는 포효와 함께 

   온라인 상에 번역 파일을 공개할 날짜를 그 해의 한글날인 '2018년 10월 9일'로 잡았습니다.




사진3> 딥스카이 원더스 번역에서 항상 들여다봤던 천문학용어집니다. 

        저의 번역 원칙인 '미리내 별찾기'의 단어들은 기본적으로 이 용어집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천문학과 관련된 용어로서 고유어의 비중은 일본보다 우리나라가 훨씬 높습니다.
        천문학용어집에서 볼 수 있듯이 그 용어를 다듬는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죠.
       천문학용어집에는 간혹 사막에 숨겨진 오아시스와 같은 우리말 단어가 존재합니다.
       이러한 단어들은 최대한 그대로 살려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3. 그 하늘을 만나는 설렘을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되도록 많은 분들께 말입니다. 


   번역이 완성된 PDF파일을 공개하는데 사실 마음에 걸리는게 한 가지 있었습니다.
   제가 만든 문서들이 해적판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죠.
   딥스카이원더스를 번역하고 문장을 가다듬었던 지난 3년 간 노력을 해적판으로 결말을 맺자니
   저 스스로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든 생각이 있었습니다.

   어쨌든 온라인 상에 PDF파일을 풀어놓으면 유용하게 사용하실 분들은 분명 있으실 겁니다.
   딥스카이 원더스는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니까요.

   하지만 아마추어천문학에 새로 진입하시는 분들이나 막연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일반인, 학생들이 비공식적으로 배포된 번역서를 접하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더 많은 분들께 우리가 바라보는 하늘이 그저 그 하늘 뿐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출판사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습니다.

   서점에 들러 교양과학서적을 모아둔 코너에서 번역서를 출판한 경험이 있는 출판사를 찾아 목록을 만들었습니다.
   그 목록에 입각해서 2018년 7월 9일부터 독자 투고를 시작했습니다.
   책 소개와 번역 동기, 이 책을 소비하게 될 예상 독자 층을 정리하여 출판사에 메일을 보냈습니다.
  
   한 달 동안 메일을 보낸 출판사는 모두 26군데였습니다.
   대부분 반응이 없었고 3군데에서 정중한 거절 메일이 왔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자 열정도 점점 식어 갔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아마추어천문인의 관측기를 세상과 나누는 건 아직 시기 상조인 걸까 하는 생각이 들어갈 즈음. 출판사 한 곳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동아시아 출판사였죠. 
  


4. 검증 검증 검증...


   출판사와 계약서를 쓰고, 담당 편집자가 지정되고나니 정말 제가 목말라했던 갈증이 풀려나갔습니다.
   바로 '미리내 별찾기'라는 번역 원칙을 검증받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전문가의 검증은 확실히 달랐습니다.
   확실히 아닌 것은 아닌 것이었고, 가능성이 있는 것은 오히려 격려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결국 그 와중에 번역서에 담길 새로운 별단어들이 선정되었죠.
  
   먼저 '은하수', '우리 은하'등 우리 은하를 말하는 단어로는 모두 우리의 고유어 '미리내'가 사용되었습니다.
   '성도'라는 단어 대신 '별지도'가 사용되었습니다.
   '이중성', '다중성'이라는 단어 대신 '이중별', '다중별'이라는 단어가 사용되었습니다.
   '이중별이나 다중별에서 가장 밝은 별'을 일컫는 '주성'은 '으뜸별'로 표기하였으며 주성과 짝인 '반성'은 '짝꿍별'로 표기하였습니다.
  
   모두 쉽게 읽고 쓸 수 있는 우리말이며 그 뜻이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단어들입니다.
  
   한편 우리말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단어도 우리 말로 표현했습니다.
   아스테리즘(Asterism)은 별들이 특정 형태로 모여 있지만 공식 별자리로 등재되지 않은 별들을 말합니다.
   이에 대한 우리 말로서 '자리별'을 만들었습니다. 
   '자리별'이란 '특정한 모양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별들'이라는 표현을 압축한 것입니다.


  
사진 4> '훈민정음 해례본'에서 다룬 용례의 마지막 단어는 '별'입니다.
        '별'이라는 아름다우면서도 강력한 우리말이 버티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 별지기로서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릅니다.
      
      
   한편 딥스카이 원더스 한국어판에는 특별한 변화를 하나 더 넣고 싶었습니다.
  
   딥스카이 원더스에는 화려한 천체 사진이 가득합니다.
   그 천체 사진들은 주로 미국에서 활동하는 천체사진가들에 의해 촬영된 것들이죠.
   애덤 블록이나 로버트 젠들러, 아키라 후지 등은 이미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천체사진작가들입니다.


   하지만 제가 아는한 대한민국 별지기들의 천체 사진 수준은 이보다 훨씬 우수합니다. 
   그래서 딥스카이 원더스에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의 별지기들이 찍은 사진과 스케치를 추가해 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행히 이러한 우리의 생각이 잘 전달되었던 것 같습니다.
   딥스카이 원더스 판권 계약 과정에서 정식 허가를 얻어 딥스카이 원더스 한국어판에는
   우리나라의 별지기들이 우리나라에서 촬영하고 그려낸 사진과 그림이 추가되었습니다.
  
   출판을 목표로 한 날짜가 다가오면서, 그리고 문제가 발견되어 목표로 한 날짜가 자꾸 밀리면서

   검토에 검토에 검토가 다시 진행되는 빡빡한 나날이 이어졌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2018년 10월에 PDF로 뿌리려고 했던 번역서는 전혀 어디에 내놓을 수 없는 번역서였습니다. 

   그저 제 블로그에 포스팅하거나 제가 볼 목적으로 번역을 대충하는 것과 그것을 책으로 내는 것은 완전히 다른 세계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경험 많으신 편집자님 덕택에 저로서는 처음 겪는 결코 쉽지 않았던 여정을 걸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5. 그 설렘이 전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책을 번역하면서 단어나 문장으로는 읽어내기 어려운 천체들이 간혹 있었습니다.
   이럴 때는 직접 망원경을 들고 관측지에 나가 검증하는 시간을 가져야 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책에서 읽은 그 천체를 꼭 내 두 눈으로 보고 싶어서 월령이 맞는 주말을 손꼽아 기다렸던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직장 생활을 하면서 월령이 맞는 주말에, 그것도 날씨가 받쳐주어야 관측이 가능하다보니
   실제 책에 등장한 대상을 현장에서 직접 만나볼 수 있었던 경험은 열 번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만나지못한 밤하늘의 왕국은 그대로 저의 버킷 리스트에 새겨졌습니다.
   이 천상의 왕국들은 저를 설레게 만들고 지금 제가 살아가고 있는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당분간은 그 왕국들을 방문드리는 것으로 제 일상이 진행될 것 같습니다.
  
   물론 저자인 수 프렌치 여사께서 관측을 진행했던 그 하늘과 제가 다니는 관측지에서 만나는 하늘과는 차이가 있어
   책에서 설명하는 그 구경으로 그 대상을 볼 수 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건 그대로 고스란히 제가 더 쏟아부어서 메꾸어야 할 노력의 공간이 될 것입니다.
  
   번역서를 출간하게 되면서 수 프렌치 여사님께 메일을 보냈습니다.
   수 프렌치 여사님께서 담아낸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대한민국 별지기들에게 소개될 거라는 사실을 알려드렸죠.
  
   수 프렌치 여사님께서는 원서가 출판될 당시 싣지 못한 서문을 보내주셨습니다.
   어쩐지 딥스카이 원더스 원서에 수 프렌치 여사님의 서문은 없었죠. 
   그런데 아쉽게도, 이런저런 이유로 그 서문은 한국어판에도 실리지 못했습니다.
  
   수 프렌치 여사님께서 보내주신 서문을 여기 첨부파일로 여러분께 공유드리는 것으로 그 아쉬움을 대신하고자 합니다.
   이 서문을 통해 별지기로서의 열정이 가득한 수 프렌치 여사님을 만나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수 프렌치 서문.docx


   딥스카이 원더스 한국어판은 이번 주 주말부터 시중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처음 번역하기 시작한 이후 4년만에 여러분들께 보여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접하시면서 모쪼록 제가 느꼈던 그 설레임을 여러분들도 느끼시기를 간절히 기원드립니다.
  


사진 5>  딥스카이 원더스 한국어판입니다. 

           2019년 9월 27일부터 시중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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