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RR : 내가 마살라를 보게 될 줄이야...

2023. 1. 11. 12:194. 끄저기/끄저기

인도영화 RRR : 내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

골든글로브 비영어권작품상 후보에 영화 '헤어질 결심', '서부전선 이상없다', 'RRR' 등이 올랐다고 한다.

(MBC뉴스 멘트, 실제로는 2작품 더 있음)

 

마침 '헤어질 결심'과 '서부전선 이상없다'는 이미 본지라 

어떤 영화가 상을 타게 될지 가늠해 보고자 'RRR'도 마저 봤다. 

 

난 정말 몰랐다. 

내가 이렇게 마살라를 보게 될거라곤 말이다. 

그리고 이런 마살라 영화가 골든글로브 후보에 오른 것도 정말 놀라웠다. 

 

어색한 더빙 대사에 밥말아 먹은 개연성과 저세상 CG에 

처음에는 정말 황당무계한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이 영화가 왠만한 마블 히어로 영화보다 백배 천배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선악 대립의 개연성이 충분하고 

싸우고자 하는 등장인물들의 명분도 구체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원래 노래와 춤이 맥락없이 터져나오는게 마살라 영화라는데

이 영화에서는 노래와 춤마저 스토리 전개와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있다. 

정말 인도만의 독특한 영화 장르가 수립되는 순간을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개연성을 중시하는 나같은 보수적인 시각에서 보면 수상은 어려울 거라 생각하지만 

세상 모든 것이 비슷비슷하다면 얼마나 재미없겠는가?

볼리우드 영화는 자신만의 독특한 영역을 개척했으니 그것만으로 충분하고 멋진 일인 것 같다. 

 

영화 한 편을 다 보고 나니 잔뜩 들뜬 상태가 되어

"와! 정말 인도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보면 장난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p.s : 가만 있다보니 이런 생각도 들었다. 

        Reading 보다는 Seeing이 강조되는 OTT시대에 살게 되면서 

        화려한 CG와 장면의 보조를 받는 빠른 이야기 전개가 대세인 시대가 되었다. 

        이 와중에 갈려 나가는 건 개연성이고 어느덧 '개연성' 따위는 개나 줘버린 작품들이 대세가 될 것이다. 

        결국 2~30년 후 전 세계 영화의 주류는 마살라 영화가 되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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