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추억
2023. 7. 29. 16:32ㆍ4. 끄저기/끄저기
에어컨이 고장났다.
AS센터에 연락하니 한여름 에어컨 고장 신고 폭주로
순서를 기다려 다음주 월요일 오전 9시에 방문 할 거라 한다.
기다리는 것이야말로 내 전문분야다.
혼쾌히 기다리겠다고 했다.
그 덕에 밤에도 베란다 창을 활짝 열고 잠이 든다.
이른 새벽까지 귀뚜라미 소리가 들린다.
귀뚜라미 소리가 잦아들고 날이 희뿌옇게 밝아올 무렵부터 매미 소리가 지천에 피어난다.
그러고보니 옛날 산청 채울집에 있을 때 생각이 났다.
난 시골은 도시와 달리 여름에도 시원할 거라 생각했다.
내 착각이었다.
산청이 서울보다 한참 남쪽이어서 그랬겠지만
여름의 열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그래서 한여름 대낮에는 늘어져 있기 일쑤였다.
함께 지내던 하늘이 하나가 더위에는 아랑곳 없이 내 품에 폭 파묻혀 한 낮의 열기를 견뎌냈다.
그렇게 함께 무더운 여름을 보냈다.
문득
이젠 내 곁을 떠나간 하늘이 하나가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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