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에의 생애와 메시에 목록 1.

2023. 10. 23. 22:311. 별과 하늘의 이야기/별지기 사전

샤를 메시에(Charles Messier, 1730 ~ 1817)

 

1781년 4월 13일 밤, 샤를 메시에(1730~1817)는 마지막 관측을 마쳤습니다. 

당시로서는 가장 방대한 성운과 성단 목록이 완성되는 순간이었죠. 

 

완성까지 20년의 시간이 필요했던 이 목록에는 샤를 메시에가 살았던 파리의 하늘(북위 48도 51분)에서 볼 수 있는 100개 천체의 위치와 설명이 함께 기록되었습니다. 

 

메시에는 완성된 목록을 제출하기 바로 전에 동료인 피에르 메생(Pierre Mechain, 1744-1804)으로부터 노트를 한 권 받았습니다. 

그 노트에는 피에르 메생이 발견한 3개 천체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었죠. 

이 천체의 위치를 검증해볼 시간이 없었던 메시에는 메생이 보내온 3개 천체를 자신의 목록에 추가하였습니다.

이로서 총 103개의 성운과 성단 목록을 만들어지죠. 

 

이렇게 만들어진 마지막 요약본이 1784년 프랑스의 역서인 꼬네상스 데 타(Connaissance des Temps)를 통해 발표되었습니다. 

 

그후 메시에 목록상의 천체는 110개까지 늘어나죠. 

원래 103개의 목록에, 메시에 사후 7개 천체가 다른 천문학자들에 의해 여러가지 이유로 추가됩니다. 

 

오늘날 우리는 메시에 목록상의 102번 천체가 101번 천체와 같은 천체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문제는 흥미로운 논쟁거리로 남아 있습니다. 

 

의심할 여지 없이 메시에 목록상의 103개 천체와 후속으로 추가된 7개의 천체는 오랜 동안의 검증을 거쳐내며 안시파든 사진파든, 북반구의 아마추어천문인들에게는 가장 인기있는 천체목록이 되었습니다. 

이제 막 천체관측을 시작하는 초보자들에게는 더더욱 그렇죠. 

 

하지만 이는 메시에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입니다. 

 

샤를 메시에는 1801년 꼬네상스 데 타에 자신의 목록에 대한 소감을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이  목록을 만든 이유는 1758년 9월 12일,

혜성을 관측하던 제가 황소자리의 남쪽 뿔 위에서 성운을 발견하고부터였습니다.

이 성운은 형태나 밝기 모두에서 제가 찾으려 했던 혜성을 닮은 성운이었죠.  

천문학자들이 이 성운을 이제 막 빛을 내기 시작한 혜성과 혼동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것이 제가 이 목록을 만든 목적입니다.

 

 

혜성을 찾기 위한 체계를 만드는데 헌신한 첫번째 천문학자인 메시에는 혜성과 헛갈리는 대상으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저배율의 작은 망원경에서는 희미한 딥스카이 천체를 혜성으로 잘못 인식할 확률이 매우 높죠. 

새로운 혜성을 찾는 경쟁이 심했던 당시로서는 가짜 혜성 때문에 버려지는 시간은 진짜 혜성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을 고스란히 잃는 것과 같았습니다. 

 

오늘날과 달리 메시에가 살던 시대에는 딥스카이 천체를 담은 별지도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알려진 딥스카이 천체라고는 프레세페 성단(M44)이나 플레이아데스 성단(M45)처럼 맨눈으로도 볼 수 있는 밝은 천체들 뿐이었죠. 

 

"적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라는 현명한 전략이 메시에의 성공 요인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메시에가 목록상에 포함시킨 천체들은 모두 메시에가 그 위치를 명확히 하고자 했던 천체들입니다. 

그렇게 되면 정말 자신이 찾고 싶었던 대상을 찾아가는 중에 이들을 무시할 수 있었던 거죠. 

 

메시에가 새로운 혜성을 찾는 일에 얼마나 전념했는지는 19세기 초 이래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다음에 소개하는 일화는 프랑스의 천문학자 프랑수아 아라고(Francois Arago)가 천문학 강좌에서 했던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프랑스 파리 왕립천문대에 전달되어 1845년 출간되었죠. 

 

 

메시에에 대한 재미있는 기억을 드람브르(Delambre)가 쓴 

'18세기의 천문학 역사(the Histoire de l'Astronomie au dixhuitieme Siecle)'에서 찾을 수 있다. 

라 아르프(La Harpe)는 1801년 발행된 Correspondence Litteraire, 97페이지에서 

메시에에 대해 다음과 같은 기록을 남기고 있다. 

 

메시에는 그의 모든 인생을 혜성을 찾는데 바쳤다.   

 

그의 야망이 최고조에 달한 때는

그가 페테스부르크 학술원의 회원이 되었을 때이다. 

 메시에는 뛰어난 사람이었고 아이와 같은 단순함을 가지고 있었다. 

 

 메시에가 13번째 혜성의 발견을 기대하고 있을 때,

그의 아내는 병이 들어 결국 죽고 말았다. 

 

메시에는 천문대에서 나와 아내의 장례를 치뤄야 했다. 

 그 사이에 프랑스 리모 주의 몽테뉴가 혜성을 발견했다. 

 

메시에는 크게 낙담했다. 

 

 메시에를 방문한 친구들은

메시에가 아내를 잃은 슬픔에 빠져 있다고 생각하여 위로를 건냈지만

메시에의 생각은 온통 혜성 뿐이었다. 

 

메시에는 '나는 지금까지 12개의 혜성을 찾아냈어.

하지만 13번째 혜성을 유감스럽게도 몽테뉴에게 도둑맞고 말았지!'라고 한탄했다. 

 

메시에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했다. 

 하지만 아내의 유해가 아직 집에 안치되어 있고

지금은 아내를 위해 슬퍼해야 한다는 걸 생각해 내고는 마지못해

'아! 불쌍한 여인'이라는 한탄을 내뱉었다.

 

 그리고는 다시 도둑맞은 자신의 혜성을 생각하며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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