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로노바가 벼려낸 무거운 원소 텔루르(tellurium)

2023. 11. 15. 12:453. 천문뉴스/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

사진 Credit:NASA, ESA, CSA, STScI, A. Levan (IMAPP, Warw), A. Pagan (STScI)

 

우주에서 그 많은 원소가 어떤 조건에서 만들어지는지는 오랫동안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이 원소 중에는 값진 원소도 있고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원소도 있다. 
이번에 많은 에너지가 방출된 사건과 이를 탐지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덕분에 답에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이번에 역사상 두 번째로 밝은 감마선 폭발이 감지되었다. 
이 폭발은 두 개의 중성자 별이 충돌하며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폭발을 '킬로노바(kilonova)'라 한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킬로노바를 중적외선 스펙트럼으로 포착해 냈는데 킬로노바로부터 만들어진 무거운 원소를 직접적으로 관측해 낼 수 있었다. 


비정상적으로 밝은 감마선 폭발 GRB 230307A가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을 비롯한 여러 천체망원경으로 포착되었다. 
이번 폭발은 중성자별의 충돌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충돌의 여파로 만들어진 텔루르(tellurium)를 탐지해내는데 도움을 주었다. 

킬로노바의 분출 물질 중에는 주기율표 상에서 텔루르 인근에 있는 또다른 원소이자 지구에서는 생명체 유지에 필수적인 성분인 요오드(iodine)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킬로노바란 중성자별이 블랙홀 또는 다른 중성자별과 충돌하면서 폭발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번에 발표된 논문의 주저자인 영국 워릭대학 및 네덜란드 라드바우드 대학의 앤드류 레반(Andrew Levan)은 드미트리 멘델레예프( Dmitri Mendeleev )가 주기율표를 작성한 지 150년이 지난 이제서야 이 모든 것이 만들어진 곳을 이해하는, 마지막 공백을 채울 수 있는 지점에 서게 되었다고 말했다. 

중성자별의 충돌사건은 철보다 무겁고 희귀한 필수 원소들이 만들어지는 이상적인 사건으로 여겨져 왔으며 천문학자들은 이 희귀한 사건에서 확고한 증거를 수집해왔다. 

킬로노바는 너무나 드물게 발생하는 사건이어서 관측하기도 어렵다. 

대개 2초 이내에 끝나는 것으로 추정되는 짧은 감마선 폭발(Short gamma-ray bursts, GRBs)은 이 희귀한 충돌의 결과일 수 있다. 반면 수 분 동안 지속되는 긴 감마선 폭발( Long gamma-ray bursts )은 무거운 별의 폭발과 관련이 있다. 

GRB 230307A는 특별한 경우이다. 
GRB 230307A는 2023년 3월 NASA의 페르미 감마선 망원경에 의해 처음 포착되었다. 
GRB 230307A는 전형적인 감마선 폭발보다 1,000배나 밝았는데 이는 페르미 위성의 50년 관측 역사상 두 번째로 밝은 폭발이었다. 
이 폭발은 또한 무려 200초간 지속되었다. 
따라서 이 폭발의 발생원인이 중성자별의 충돌임에도 불구하고 긴 감마선 폭발로 구분되었다. 

지상과 우주에 있는 여러 망원경들이 이 감마선 폭발 관측에 동참하였고 과학자들이 충분히 분석할 수 있는 많은 정보가 획득되었다. 이로서 이번 사건은 우주에서 펼처진 사건에 여러 위성과 망원경들이 어떻게 협업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모범적 예가 되었다. 

최초 포착이 있자마자 지상과 우주에 있는 여러 천문대에서 즉각적인 관측이 이어졌고 이 폭발의 원천이 된 천체가 추적되는 한편 밝기 변화도 추적되었다. 

 

감마선과 X선, 가시광선과 적외선, 라디오파에 이르는 모든 파장의 관측 결과 가시광선과 적외선에 해당하는 영역의 파장은 희미했고 대단히 빠르게 붉은 색으로 변해갔다. 이는 킬로노바의 전형적인 표지였다. 

이탈리아 천체물리 연구소 브레라 천문대의 옴 샤란 살라피아(Om Sharan Salafia)는  이러한 유형의 폭발에서 발생한 물질은 매우 빠르게 퍼져나간다면서, 물질 구름이 퍼져나갈수록 물질은 아주 빠르게 식게되고 적외선에서 감지되던 빛은 수일에서 수주 상관에 더 붉은 쪽으로 이동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얼마 후 지상에서는 더 이상 관측이 어려워졌지만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에게는 이상적인 관측 대상이 되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에 포착된 분광 데이터는 어마어마한 속도로 분출되어 나오는 물질을 보여줬는데 그 중 하나의 원소가 명확하게 포착되었다. 
지구에서는 플레티넘보다 훨씬 더 희귀한 원소인 텔루르였다. 

 

Credit:NASA, ESA, CSA, J. Olmsted (STScI)

그림 설명 :

이 그림은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포착한 GRB 230307A의 스펙트럼을 킬로노바 모델 스펙트럼과 비교한 것이다. 
두 모델 모두에서 피크를 이루는 부분은 텔루르와 연관된 부분이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으로는 킬로노바로부터 만들어진 특정 원소를 직접적으로 관측한 첫 사례에 해당한다. 


또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고해상도 관측 능력으로 충돌이 발생한 두 중성자별의 위치도 식별할 수 있었는데 이들은 어떤 나선은하에서 약 12만 광년 떨어진 곳에서 충돌했다. 

 

이와 같은 사건을 겪기 전 이 두 별은 나선 은하 안에서 이중별을 구성하고 있는 보통의 무거운 별이었을 것이다. 
이중 별 하나가 초신성 폭발 후 중성자 별이 되었고 곧 다른 별이 뒤를 이었다. 
이 두 별은 서로 중력으로 묶여 있었기 때문에 각각의 사건으로 인해 원래 자리에서 두 번 튀어나오는 사건을 겪게 되었다. 
두 번의 거대한 사건에도 불구하고 두 개 중성자별로 구성된 이중별계가 유지되었지만 원래 자신들이 머물고 있던 은하에서 멀리까지 튀어나오게 되었다. 
이렇게 이 이중 중성자별계는 충돌이 발생하기까지 수억 년 동안, 우리은하 미리내의 지름에 해당하는 거리를 떠돌게 된 것이다. 

과학자들은 지상과 우주에 있는 여러 천문대가 서로 협동함으로써 향후에는 훨씬 더 많은 킬로노바가 발견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논문은 네이처지에 개재되었다. 

 

출처 : 유럽우주국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공식사이트 2023년 10월 25일 Science Relea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