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끄저기/4.3의 사람들 12

'사람'을 찾아가는 거친 여정

이산하 작가의 장편서사시  시를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제주 4.3 사건동안 억울하게 죽어야만 했던 수많은 제주 사람들이 정말 공산주의 혁명을 찬동하여 항쟁을 한 것처럼 오해할만한 표현이 곳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도대체 이런 시각이 순진무구한 제주 인민을 빨갱이로 몰아 죽인 잔악한 군경세력과 뭐가 다르단 말인가? 하지만 이산하 작가의 후기를 읽으니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측면이 있었다.  이 시가 쓰인 1986년 대한민국에는 4.3사건에 대해 알 수 있는 자료라곤 정부 입맛에 맞는 자료 외에는 전무하다시피 했던 것이다. 이산하 작가가 밝히고 있듯 당시 4.3 사건에 대해 그나마 접할 수 있었던 자료로서 정부와는 다른 시각을 가진 자료는 가 전부였다.하지만 이 책은 일본에서 조총련으로 활동하는 인..

문상길 중위, 손선호 하사 진혼제

2024년 9월 23일. 문상길 중위와 손선호 하사 진혼제가 열린 고양시 용두동에 다녀왔다.  문상길 중위는 1948년 9월 23일 3시 25분, 손선호 하사는 잠시 뒤인 3시 45분 총살되었다.  이들이 총살당한 이유는 바로 직속상관 박진경을 살해했기 때문이다.박진경은 제주 4.3사건 당시 협상을 통해 사건을 해결하려 했던 김익렬 연대장이 해임된 후 후임으로 연대장에 임명된 사람이다. 그는 임명된 후 강경 진압에 나섰으며 고작 40여일 동안 무려 5천명에 달하는 제주도민을 체포했다.  박진경은 강경진압으로 공을 인정받아 대령에 진급했다.그리고 진급 축하연을 벌인 그날(48년 6월 18일) 숙소에 돌아와 잠든 후 손선호 하사가 쏜 두 발의 총에 살해됐다.  혹자는 박진경 살해를 주동한 문상길 중위와 손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