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 31. 20:40ㆍ1. 별과 하늘의 이야기/하늘 에세이
1. 성운(Nebula)의 정의.
성운이란 우주공간에 뭉쳐진 채로 존재하는 우주먼지덩어리를 말한다.
Nebula라는 영어표현은 구름을 의미하는 라틴어에서 나온 말인데, 구름의 의미를 살려 '성운'이라 번역한 듯 하다.
차라리 우주구름이라고 번역했으면 더 맛스러웠을텐데....쯧...
매일 떠오르고 지는 해를 바라보며 사는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시속 10만 8천킬로미터로 돌진하고 있는 거대한 암석덩어리에 기생하고 있음을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거의 완벽한 진공상태인 우주를 비슷한 속도범위내에서 공전하는 관성체 위의 우리가
그러한 사실을 깨닫는다는 것은 비정상적인 일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새삼 강조하는 이유는
이 우주가 그렇게 정적이고 안정적인 곳은 아니라는 점을 말하기 위해서이다.
우주는 거대한 중력으로 뒤틀린 공간의 집합체이다.
물론 우주에 아주 조금이라도 중력을 행사하는 물체들을 아무리 모아도
우주라는 광활한 바다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지만,
분명한 것은 수소 원자 하나만으로도 그 주위 공간에 미세하나마 공간의 굴곡을 만든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렇게 조그마한 공간의 굴곡이 발생하면, 그 굴곡으로 다른 원자가 미끄러져 들어오게 되고
이렇게 원자가 모이기 시작하면 주변의 원자들을 더 많이 끌어모을 수 있는 더 큰 굴곡을 발생시키게 된다.
우리는 그 굴곡을 일컬어 중력이라고 하거니와 우주공간에서 어떤 물질이 무리지어 있다면
그 공간에는 가중되는 중력에 의해 점점 더 많은 물질이 모여들게 되는 것이고
그 물질들이 모이고모여 서로 응축되기 시작하고 응축압력이 핵융합을 일으킬만큼 상승하면
이때부터 이 물질을 '별'이라 부르게 되는 것이다.
물론 우주는 1Cm3 당 수소 원자 한개 정도만이 들어가 있을 정도로
거의 완벽에 가까운 진공상태이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쉽게, 빨리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중력이 상당히 큰 이유이긴 하지만 오직 중력만이 원자간의 이합집산을 발생시키는 유일한
이유인 것만은 아닌, 한마디로 그리 만만한 장소가 아니기도 하다.
별로부터 발생하는 엄청난 성간폭풍, 초신성 폭발의 위력,
블랙홀의 거대한 중력장과 제트가 만들어내는 강력한 분출력 등
거대한 힘들 속에서 원자는 이합집산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
성운이란 이처럼 여러 에너지의 작용 속에서
그 이름이 의미하듯 우주에 부유하는 작은 고체 알갱이, 먼지들이 느슨하게 뭉쳐져
멀리떨어져 있는 우리가 바라볼때 구름과 같은 형태를 띄고 있는 천체를 말한다.
성운들의 크기는 평균 3광년에서 크게는 30광년의 범위에 분포할 정도로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2. 발광성운과 반사성운
인터넷에서 성운 또는 Nebula를 검색하면 수많은 성운들의 사진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사진들을 주의깊게 보면 전체 성운들의 사진에서
비교적 붉은 색조를 띤 성운들이 많이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100%는 아니지만
이처럼 붉은 색조를 띠는 성운들이라면 일단 발광성운이라 생각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림1> Daum에서 성운으로 검색했을 때 볼 수 있는 이미지들.
주로 허블우주망원경에서 촬영된 성운의 이미지들은
가시광선대역의 표현을 위해 과장된 색채를 사용하게 되긴 하지만,
얼핏 보아도 붉은 색조의 성운들이 보이는 경우가 많다.
발광성운(Emission Nebula)이란 말 그대로 '빛을 내는 우주먼지 덩어리'를 말한다.
그러나 빛을 내긴 내지만, 별이 아닌 이상 스스로 빛을 만들지는 않으므로
별을 내기 위한 기본 기재로서 주변에 고에너지를 복사하는 별을 수반하게 된다.
따라서 발광성운에 대해 보다 의미를 한정해보자면
'주변의 별의 영향으로 빛을 복사하는 우주먼지 덩어리'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의미의 차이가 있다.
만약 이 한정된 정의를 '주변의 별의 영향으로 빛을 반사하는 우주먼지 덩어리'라고 표현한다면
이는 반사성운(Reflection Nebula)의 정의가 된다.
그러면 우주먼지 덩어리가 어떻게 빛을 복사하게 되는 것일까?
2-1. 수소원자의 에너지 발생기재
우주에서 가장 흔하게 존재하는 원소는 수소이다.
우주의 대부분 공간에서는 은하와 같은 천체가 빽빽하게 모여있는 것도 아니고
은하 내에서도 별들이 빽빽하게 모여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태양의 경우 가장 가까운 별까지는 4광년이 떨어져 있다.)
은하 공간 대부분은 저온의 상태로 존재하고 이러한 저온의 상태에서는
수소원소를 가시광선 대역에서 관측하기가 불가능하다.
수소 원자의 경우 극히 작은 각운동량을 갖는다.
가장 안정된 상태에서 수소의 전자는 양성자 주위를 공전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축을 중심으로 자전도 하는데
이때 전자의 자전 방향은 양성자의 자전 방향과 반대방향이다.
그런데 여기에 약간의 에너지가 가해지면 전자의 자전 방향이 양성자의 자전 방향과 동일한 방향이 된다.
그림2> 바닥 상태의 수소 양전자와 전자의 운동 상태(A),
그리고 들뜬 상태의 수소 양전자와 전자의 운동상태
전자가 양성자에서 가장 가까운 궤도를 돌고 있는 수소의 경우,
전자와 양성자의 자전 방향이 서로 같을 수도 있고(B) 반대일 수도 있다.(A)
전자의 방향이 뒤바뀔 때, 수소 원자는 21-Cm 선의 복사를 방출하거나 흡수하면서
근소한 양의 에너지를 잃거나 얻게 된다.
(출처 : 우주로의 여행II P381)
수소원자가 약간의 에너지를 받는 이유로는 다른 전자나 원자와의 충돌이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우주에서 수소의 밀도 자체도 워낙 희박하기 때문에 충돌 자체도 매우 희박하게 일어난다.
어쨌든 에너지를 받아 들뜬 상태가 된 수소 원자는 바닥 상태의 다른 수소 원자와 충돌하거나
또는 아무런 충돌없이 일천만 년 정도 지난 후
에너지를 다시 방출하며 바닥 상태로 안정되는데 이때 21-Cm선의 광자를 방출하게 된다.
우주에서 중성 수소가 방출하는 21-Cm선의 관측을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이 중성 수소가 우리 은하수 원반 전체에 걸쳐 분포하고 있다는 사실이며,
중성 수소로 구성된 성운은 온도가 약 100K정도라는 사실이다.
이러한 중성수소의 저온 성운은 성간 공간의 약 2%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예상되며,
지름은 3광년에서 30광년 범위,
그리고 개별 저온 성운 하나당 질량은 태양 질량의 1 내지 1000 배 범위에 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저온의 중성수소 성운이 이와 같은 특성을 가지는데 반해,
적어도 3000~6000K 도 온도의 수소 성운은 성간 공간의 최소 20%를 차지하고 있다.
즉, 성간 공간에는 어느 정도 데워진 수소구름이 더 많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정도의 온도는 아직 수소 원자에서 전자를 이탈시킬만큼의 고온은 아니지만
주위에 별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수소원자들이 고온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 답으로 가장 가능성있게 예견되고 있는 것은 초신성 폭발인데,
초신성 폭발에 의해 초고온으로 가열된 기체가 밀도가 약간 높은 성간운과 접촉하여
온도 상승을 주도하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2-2. 발광성운(the Emission Nebula)
수소를 주 원료로 하는 우주 공간의 기체 덩어리가 빛을 복사해 내기 위해서는
우선 근처에 수소를 완전히 전리시킬 수 있는 뜨거운 별이 있어야 한다.
이 조건이 충족되면 별의 뜨거운 고온이 수소원자를 데우고 데워
양성자 주위의 전자를 완전히 분리해내게 된다.
이렇게 전자가 떨어져 나간(전리된) 수소의 구름을 HII영역이라 부른다.
수소 원자가 전리되면 양성자와 전자로 분리되는데, 이렇게 분리된 상태로 남아 있을 수 없기 때문에
각 원소들은 다시 전기적으로 결합하게 된다.
이렇게 뜨거운 별 주위의 성운에서 자외선을 받은 수소 원자는 이와 같은 행태를 반복하게 되는데
원자가 양성자와 전자로 분리되었다가,
전자가 다시 양성자에 포섭되어 원자로 복귀될 때 에너지가 방출되게 된다.
그리고 한 번 포섭된 전자는 들뜬상태(고준위)에서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방출하며
바닥상태(저준위)로 돌아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결국 자외선 복사가 가시광선 복사로 바뀌며 방출되는 '형광 현상'을 보이게 되는데
이때 방출되는 방출선은 가시광에서 스펙트럼의 붉은 색쪽에서 가장 강하게 보이기 때문에
발광성운은 일반적으로 붉은 빛을 띄게 되는 것이다.
그림 3> IC 405
IC 405는 발광성운의 전형적인 예로서 고온의 별 마차부자리 AE별(AE Aurigae)에 의해
성운 수소기체가 전리와 재결합을 반복하면서 붉은 빛을 띄게 되는 것이다.
2-3. 반사성운(the Reflection Nebula)
발광성운은 성운을 구성하고 있는 수소의 전리와 전기적 재결합이 만들어냄에 반해
반사성운은 빛의 산란이라는 전혀 다른 현상에 의해 생겨난다.
'산란'이란 입사된 빛이 입사 방향과는 다른 방향으로 진행됨을 의미하는데
반사 성운이란 성운을 구성하는 입자에 주위의 별빛이 말그대로 '반사'되면서
우리 눈에 보이게 되는 성운을 말한다.
빛이 모종의 물체에 부딪히면 파장이 긴 적외선 대역은 쉽게 물체를 투과하거나 비켜가지만,
파장이 짧은 자외선 대역의 빛은 물체에 부딪혀 산란하게 된다.
지구에서 바라본 하늘이 푸르게 보이는 것은
지구의 대기중에 태양빛이 입사되면서 적외선 쪽의 붉은 색보다
자외선 쪽 푸른 색이 대기와 부딪히면서 산란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빛을 산란시키는 반사성운 역시 같은 이유로 푸른 색깔을 띄게 된다.
그림 4> 황소자리 플레이아데스 성단을 보면 전형적인 반사성운을 볼 수 있다.
강렬한 별빛에 반사된 푸른 구름들이 보인다.
그림 3>과 그림 4>는 발광성운과 반사성운의 전형적인 예를 보여주고 있거니와
실제 성운들의 사진을 보면 붉은 색조와 푸른 색조가 어우러진 성운들도 자주 볼 수 있다.
이 경우 발광영역이 더 밝은지, 반사영역이 더 밝은지는
전적으로 양쪽 반응의 원인이 되는 별의 종류에 따라 결정된다.
만약 별의 표면 온도가 25,000K 이내라면 이정도 온도로는 수소를 전리시키지 못하게 되므로
발광영역은 거의 빛을 내지 못하게 되고 반사 영역만이 빛을 반사시키면서 더 밝게 보일 것이다.
그러나 별의 온도가 2만 5천K이상 높아질수록 수소원자를 활발히 전리시키면서
붉은 색조를 더더욱 강하게 만들것이다.
그림 5> NGC 1579 : 삼엽성운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는 NGC 1579이다.
'삼엽'이라는 이름은 강력한 별빛을 받아 중앙부에서는 발광(붉은 색)과 차폐(검은 색 대역),
외곽부에서는 반사(푸른 색)가 발생하면서 각각 다른 색조를 띄게 만들기 때문에 지어진 이름이다.
이 성운은 발광과 반사기재를 설명하는데 자주 인용되는 성운이었지만,
중앙 붉은 부분이 수소 전리 때문이 아니라 다른 이유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규명되어
발광과 반사의 전형적인 예를 함께 설명하는 예로서는 적합하지 않은 성운이 되었다.
(참고 : http://blog.daum.net/bigcrunch/12345589)
3. 성운의 물리적 특성.
성운의 구분은 기준에 따라 다양하게 구분될 수 있겠지만,
일단 성운을 구성하는 수소 원자를 기준으로 한 원자와 분자 수준에서의
특성에 중점을 두어 물리적 특성을 구분하자면 하기와 같이 범주화할 수 있을 것이다.
표1> 성운의 물리적 특성 구분
(출처 : 우주로의 여행II P383)
* 출처를 밝히지 않은 복사는 삼가하여 주십시오.
'1. 별과 하늘의 이야기 > 하늘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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