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7대 비경 - 2.목성의 대적반

2009. 7. 27. 23:301. 별과 하늘의 이야기/하늘 에세이

 

 

 

지금 셔틀 세이건은 목성을 향해 순항하고 있습니다.


관람대 전방으로 태양계 최대 행성인 목성이 보이고 있네요.

원래 토성과 목성을 일렬로 배열한다면 그 거리는 약 6억 4천 킬로미터입니다.
빛의 속도로도 약 40분을 달려야 하는 엄청난 거리입니다.

 

현재 목성은 태양을 기준으로 1시 방향에 위치해 있으며 저희 셔틀 세이건에서 바라보는 목성까지의 거리는 18억 킬로미터입니다.
목성까지의 거리를 고려해볼때, 여러분들이 바라보시는 목성은 1시간 40분 전의 목성 모습입니다.

 

현재 저희 셔틀 세이건은 광속의 30% 속도인 시속 3억 2천 킬로미터의 속도로 항진중입니다.
이에 목성 궤도까지 약 5시간 30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목성 궤도에 도착할 때까지 편안한 휴식을 취하시기 바랍니다.

 

 

승객여러분! 

지금 저희 셔틀 세이건은 목성 궤도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현재 저희는 목성으로부터 2860만 킬로미터 떨어져 있습니다.
전방으로 목성과 저희의 두번째 여행지인 대적반이 또렷이 보이고,  세번째 여행지인 위성 이오가 그 왼쪽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저희 셔틀 세이건은 이오 상공을 통과하여 태양계 입역 수속을 위해 유로파 중계기지로 향하게 됩니다.

유로파 입역수속 후 본격적인 목성관광시에 대적반과 이오를 좀더 가까이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지금은 우측으로 지나고 있는 목성과 이오의 장관을 함께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지금 저희 셔틀 세이건의 전방 300만 킬로미터 앞에 저희의 중간 기착지인 유로파가 보이고 있습니다.

 

 

서기 2022년, 당시 지구의 미국과 유럽연합의 합작 프로젝트로 유로파 탐사가 추진되었으며 당시까지 이론으로만 예측되었던 유로파의 바다가 실재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후 유로파는 외행성계로 진출하는 우주탐사의 교두보로 개척되었으며 2122년 유로파 탐사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성탐사선 기착기지 건설이 완공되었습니다.

이로서 유로파는 2073년 화성에 에추스 카스마 기지가 건설된 이래
인류의 두번째 행성간 탐사 기착지가 되었습니다.

 

승객 여러분 저희는 잠시 후 유로파 중계기지에 도착합니다.
승무원의 안내대로 입역수속을 준비하여 주십시오.
입역수속이 완료되는대로 목성의 대적반과 이오 관광이 시작되겠습니다.

 

 

 

 


 

승객 여러분
여러분의 앞에는 태양계 최대 행성인 목성이 장엄하게 펼쳐져 있습니다.

 

 

 

 

목성은 지름 14만 3천 킬로미터에 달하는 태양계 최대행성이며, 수소와 헬륨으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가스상 행성입니다.
이 행성은 태양주위를 11.86년마다 한 번씩 공전하고 있으며 태양계에서 가장 많은 63개의 위성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수많은 위성들 중 4개의 거대위성인 가니메데(지름 5268Km), 칼리스토(지름 4806Km), 그리고 다음으로 관람할 이오(3642Km)와 저희가 기착했던 유로파(지름 3130Km)는 갈렐레오가 최초로 발견한 4개 위성으로서 갈릴레이 위성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보시는바와 같이 목성은 대기를 감싸고 있는 격렬한 구름에 휩싸여 있습니다.
암모니아와 황화수소, 수증기로 구성된 구름들은 여러 위도에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대기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대기를 보시면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의 조합이 신비로운 색채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목성의 대기 중 밝은 부분은 상승대기가 만들어내는 부분(Zone)이며, 어두운 부분은 하강대기가 만들어내는 부분(Belt)입니다.
목성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하강대기가 만들어내는 Belt 부분을 통해 목성 대기 깊숙한 곳까지 연구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상승대기와 하강기류의 상호 영향은 목성 전체를 폭풍과 난기류가 뒤덮힌 행성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 구름들은 수일을 간격으로 생겼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며, 저희 행성에서 겪는 번개의 수천배의 에너지를 가진 번개를 만들어냅니다.

이처럼 강력한 폭풍을 발생시키는 대류의 원인은 목성 자체가 가지고 있는 열 때문입니다.
목성은 행성 지구가 받고 있는 태양열의 1.5~2배에 달하는 열을 내부에서 복사하고 있습니다.


 

 

   
지금 저희는 목성의 대적반 상공 920만 킬로미터 지점을 지나고 있습니다.
대적반의 상하 지름은 1만 1천 킬로미터이며 좌우 지름은 2만 킬로미터 이상으로 좌우 지름은 지구 2개가 들어갈 수 있는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지구에서 유난히 붉은 색으로 보이는 이 점을 일컬어 대적반(the Great Red Spot)이라 부르는데 사실 이것은 하나의 점이 아닌 거대한 태풍입니다.


대적반은 1664년 영국의 과학자 로버트 훅(Robert Hook)에 의해 발견되었습니다.

우리 행성의 태풍은 발생 후 육지를 지나면서 소멸하기까지 짧게는 몇 주, 길어야 한 달 정도의 수명을 가지고 있음에 반해 목성에는 태풍을 저지할만한 아무런 장애물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거대한 폭풍은 수십년, 수백년동안 삶을 지속하게 됩니다.


이 태풍 역시 현재까지 500년 이상 수명을 유지하고 있는 실로 엄청난 태풍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또 하나, 우리가 접하는 태풍과의 차이점은 목성의 태풍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하는 저기압이 아닌 고기압성 소용돌이라는 점입니다.

대적반의 위쪽에서는 서쪽으로, 그리고 아래쪽에서는 동쪽 방향으로 바람이 불고 있으며, 따라서 대적반은 시계 반대 방향의 회전양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럼 대적반으로 조금씩 다가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대적반으로부터 600만 킬로미터 

 

 

대적반으로부터 500만 킬로미터  

 

 

대적반으로부터 430만 킬로미터 

 

 

 

대적반 외곽부의 대기는 시속 400km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대적반의 특징을 좀더 자세히 보기 위해 근적외선 필터를 사용한 영상을 통해 각각의 특징을 강조해 보겠습니다.

 

 

 

 

북서쪽 상단에 밝은 푸른색으로 보이는 부분은 얼음 암모니아가 주를 이루는 구름입니다.
이 구름은 목성 대기 깊은 곳에서 암모니아를 실은 공기가 상승하면서 발생하는 것입니다.

붉은색과 오랜지색을 보이는 부분은 가장 높은 구름으로 구성된 지역입니다.
이에 반해 노란색은 중간 높이의 구름이, 그리고 초록색은 가장 낮은 높이의 구름이 위치하고 있는 지역입니다.
어두운 지역은 구름이 존재하지 않는 곳이며 푸른색 지대는 암모니아 구름이 상승하는 곳을 의미합니다.
이와 같은 분포를 보면 역시 대적반의 중앙에 가장 높은 구름들이 몰려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대적반 중앙부의 온도는 낮은 온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에반해 일반적으로 하강기류가 나타나고 구름이 사라지는 남쪽은 더 고온을 보이며 북서쪽은 훨씬 고온건조한 양상을 나타내는데 이곳도 역시 남쪽과 마찬가지로 하강기류에 의해 구름이 사라지는 지역입니다.

 

그러면 이처럼 거대한 폭풍은 그 주변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요?
대적반의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이를 확인해 보겠습니다.

 

 

 

 

 

대적반 위쪽의 바람과 그대로 충돌하고 있는 서쪽 지역에서는 빠르게 모습이 바뀌고 있는 거대한, 대기의 난류를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서쪽으로 흐르는 제트의 충돌로 인해 발생한 난류는 북쪽으로 굽어올라가면서 좀더 고위도의 동쪽으로 흐르는 제트로 빨려들어갑니다.


대적반 가까이의 거대한 소용돌이가 밝게 보이는것은 대류와 구름의 생성이 활발히 발생하고 있음을 말해줍니다.

 

아랫쪽 영상은 현재 보시는 장면의 구름 높이를 표현하기 위해 각각 다른색으로 변환한 근적외선 촬영영상입니다.

 

푸른색은 높은 고도에 얇은 구름을, 붉은색은 낮은 고도에 있는 깊은 구름을 그리고 하얀색은 높은 고도에 두꺼운 구름을 각각 나타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처럼 다양한 대기가 얽힌 대적반의 주변의 생생한 특징을 강조하기 위해 각 흐름에 확연히 대비되는 인공착색을 가한 대적반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장엄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하시고, 대적반과 아쉬운 작별을 하시기 바랍니다.

이제 저희 셔틀 세이건은 화산연기 가득한 이오로 향합니다.


 

 

 

 

 

1. 사진 출처 : 본 내용에 실린 사진의 출처는 다음과 같습니다.(상단사진부터)
    http://www.nasa.gov/mission_pages/cassini/multimedia/pia08899.html (촬영 : 카시니호)
    http://ciclops.org/view.php?id=101 (촬영 : 카시니호)
    http://ciclops.org/view.php?id=90  (촬영 : 카시니호)
    http://photojournal.jpl.nasa.gov/catalog/PIA09361 ( 촬영 : 뉴호라이즌)
    애니메이션 별의 목소리(The Voice of Distance Star, 감독 신카이 마코토, 2002) 중 한 장면,
    http://ciclops.org/search.php?search=Jupiter&x=30&y=5 ( 촬영 : 카시니호)
    http://ciclops.org/view.php?id=3624 (촬영 : 보이저 1호)
    http://photojournal.jpl.nasa.gov/catalog/PIA01527 ( 촬영 : 보이저 2호)
    http://photojournal.jpl.nasa.gov/catalog/PIA00359 ( 촬영 : 보이저 1호)
    http://photojournal.jpl.nasa.gov/catalog/PIA01512 ( 촬영 : 보이저 1호)
    http://photojournal.jpl.nasa.gov/catalog/PIA02569 ( 촬영 : 갈릴레오 )
    http://photojournal.jpl.nasa.gov/catalog/PIA01093 ( 촬영 : 갈릴레오 )
    http://photojournal.jpl.nasa.gov/catalog/PIA01384 ( 촬영 : 보이저 1호)

 

 

2. 참고 서적

    - 코스모스, 칼세이건, 홍승수 역, (주) 사이언스 북스, 2004년.

    - 우주로의 여행 I, 앤드류 프랭크노이, 데이비드 모리슨, 시드니 울프 공저, 윤홍식 외 8명 역, 청범출판사, 1998년

    - 탐사선이 바라본 태양계의 모든 것, Newton Highlight, 2009년

 

3. 목차

   Prologue
   1경 - 토성의 고리
   2경 - 목성의 대적반 : 현재글

   3경 - 살아있는 위성 이오
   4경 - 올림포스 화산과 마리나 협곡
   5경 - 금성의 찬란한 광채와 용암예술
   6경 - 미란다 : 태양계를 생성시킨 격렬한 파괴의 흔적
   7경 - 창백한 푸른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