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 표현할 수 없는...

2009. 7. 30. 01:184. 끄저기/끄저기

지금 대한민국 땅 평택이라는 곳에서는

직장을 잃게된 가장들이 회사와, 국가와,

그리고 무엇보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의식을 상대로

힘겨운...(말로 어찌 표현할 수 있겠는가...)... 싸움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 가장들이 철옹성을 구축한 곳으로는

물도, 의약품도, 식량도 전달되지 않는

정말 말도 안되는...이런 일이 내전을 밥먹듯 하는 

아프리카 어느 나라가 아닌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가장이 직장을 잃는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당신이 가장이라면 그 처절함을 쉬이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삶의 나락에 한 발 내 딪는 것과 다를바 없다.

보다 사실대로 말한다면,

그곳에 있는 분들은 농성장에서 죽어서 나오나,

경찰에게 피죽이 되도록 얻어터져 끌려나오나,

그 결과는 똑같다는 것이다.

 

나와서 뭐든 하면 되지 않냐고?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세 가지 부류가 있다.

첫째, 가장이 아니거나,

둘째, 먹고살 걱정없는 부자이거나,

셋째, 멍청하거나.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농성으로 저항하는 것 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물 지급 마저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는 사회.

나는 이런 생각이 가능한 사람들이

명령계통(공무원 조직이든 사조직이든)의 상위 요소요소에 포진하고 있는 이 사회가 너무나 무섭다.

 

흉악범이니 얼굴을 공개하고,

흉악범들을 먹여살리는 제 세금이 아깝다고 빨리빨리 사형을 집행해야 한다는

이런 생각이 가능한 사람들이

이 사회를 구성하는 다수에 속하는 이 사회가 너무나 무섭다.

 

하루에 한 시간씩 자면서

10년동안 아르바이트를 하여 3억 5천의 빚을 갚은 사람이

'열심히 찾아보면 일거리는 많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감동하는 이런 생각이 가능한 사람들이

이 사회를 구성하는 절대다수에 속하는 이 사회가 너무나 무섭다.

 

무엇보다도 나는

앞서 얘기한 세가지 부류의 사람들 중 '멍청한 사람'들

이들이 사회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이 사회가 너무나 너무나 무섭다.

이 멍청한 사람들은 그 멍청함 때문에, 자신이 멍청하다는 것도 모르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정말정말 무서운 사람들이 아닐 수 없다.

 

이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서 하는 일의 패턴이란...

 

첫째, 자기는 누구보다 힘들게 일한다.

        그런데 저기 자기보다 힘들지 않은-사실은 힘들지 않을 거라고 자기가 그냥 생각하는- 그런 직장의 노동자들이,

        또는 자기보다 엄청나게 월급을 많이 받는 그런 직장의 노동자들이 파업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지들이 얼마나 힘들다고...' 라느니, '월급을 반만줘도 내가 대신 일하겠다.' 라느니,

        '불황이고 모두가 어려운때 지들만 살겠다고..'라는 얼토당토 않는 생각을 하고,

        '귀족노조'와 같은 언론의 자극적 보도에 쉽게 경도된다.

 

        노동자가, 파업하는 노동자를 곱지 않게 보는 멍청한 사람들.

        타인이 싸워 얻으려 하는 것을 자신들은 얻을 기회조차 없다고 하여, 훼방놓으려 하는 멍청한 사람들.

        타인의 행복이 커지면 마치 자신의 행복이 줄어드는 것으로 알고 있는 멍청한 사람들.

        바로 이 사람들의 멍청함이, 농성장에 물조차 반입을 못하게 하는 명령권자가 버젓이 한 자리 차지하고 있는 나라를 만든 것이다.

 

둘째, 이상을 소중히 여기고, 우리 아이들이 자랑스러워할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때 묻지 말아야 함에 강박증에 가까운 집착을 한다.

        그래서 나무를 많이 심는 깨끗한 기업의 사장출신이라는 문국현을 지지한다.

        그래서 유시민을 지지한다. - 민주당에서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없을 듯 하니, 신당을 만들어야 한다는데 주저함이 없다.

        이상을 위해서 현실의 비루함을 포기할 수 있다.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워할 대한민국을 물려줄 수 없다면, 대통령이나 욕하는 대한민국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을 거라 생각한다. 

        100%가 아닌 99%, 80%, 60%, 40%, 20%는 0%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100%가 아니면 내 아이들에게 줄 수 없다는 굳은 맹세를 한다.

         -제 손으로 가능한 건지는 모르겠고, 여러 사람이 함께라면 가능하다는 '선언'정도는 알고 있다. - 아니 '믿고' 있다. 아멘~

        바로 이 사람들의 멍청함이, 농성장에 물조차 반입을 못하게 하는 명령권자가 버젓이 그런 명령을 내리는데 아무런 법적,도덕적 책임을

        강요하지 않을 언론과, 사법부, 입법부, 행정부의 수뇌들을 결정지은 최고통수권자를 그 자리에 앉게 만들었다. 

 

셋째, 긍정적이고, 희망을 꿈꾼다.

        그래서 어떤 현상이 발생하면 긍정적 회로와 희망적 논리가 펼쳐진다.

        그래서 한 사람의 힘이 얼마나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는지를 가슴깊이 감동으로 받아들인다.

        훌륭한 사람은 입지전적이고,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할 줄 알았고,

        남이나 주변보다는 자신에게서 문제를 찾았고, 어떤 어려움에도 원칙을 잃지 않았다.

 

        이런 아름다운 얘기를 드라마, 뉴스, 위인전에서 보고 아이들에게 말해 준다.

        그래서 자기 아이들은 그 사람들과 같은 강철같은 의지를 가질 것이고,

        그래서 절대 비정규직이나, 계약직이나, 시간강사 따위는 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명필은 붓을 탓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결국 환경이 어렵고 비합리적이고, 정글은 정글다울수록 거기서 성공하고 살아남는 사람의 스토리가 아름답기 때문에

        시스템의 잘못, 제도의 잘못, 인식의 잘못, 관습의 잘못보다는 개인의 노력이 중요한 관건이라 생각한다.

        바로 이 사람들의 멍청함이, 농성장에 물조차 반입을 못하게 하는 명령권자가 버젓이 그런 명령을 내리는데

        무덤덤한 국민 대다수를 만든 것이다. - 사람 있는 곳에 물이 못 들어가게 하는 마당에, 명필에게 붓?,  풉~ 웃기는 얘기지...

        

       

무섭다.

이 나라,

노동자들이 살고자 하는데,

물 한 방울마저 통제당하고 있는 이 나라,

이 나라가 너무너무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