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21. 23:35ㆍ4. 끄저기/끄저기
울 안쥔께서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글이 잘 안 읽힌다고 하지만,
나는 반대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글이 아~~~쭈 잘 읽히고 유쾌하기까지 하다.
마치 습작을 모아놓은 듯한 단편들이 모여 있는 베르베르의 파라다이스 1, 2권은 읽는 내내 유쾌하기도 했고
작가의 자유분방한 상상력에 내 일상의 경계선도 무너지는 듯한 쾌감을 가져다 주었다.
여러 이야기들 중에서 2편에 나오는
'농담이 태어나는 곳' 이라는 글은
유쾌한 작가의 글터치가 그대로 드러나는 작품이다.
인터넷을 비롯한 미디어가 넘치는 지금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 또는 사뭇 진지한 삶의 이야기를 테마로 한
시각적, 청각적 요소의 유머들이 많지만,
따로 기록으로 적히기에는 시시콜콜했던, 그러나 삶의 충분한 윤활유가 되었던 유머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질 때, 과연 누가 그러한 유머를 먼저 만들어내고 시작했을까?
아무것도 아닌 생각에서 빚어낸 작가의 스토리 텔링은 놀라운 것도,
훌륭한 것도 아닌 유쾌함 그 자체이고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매력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런가 하면 바로 앞의 이야기인 '남을 망치는 참새'라는 글은
인생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각이 결코 가볍지만은 않음을
말해 주고 있다.
여전히 가벼운 터치로 써내려간 글에 인간의 심리에 대한 작가의 냉철한 통찰력이 돋보이고, 경박한 세상에 대한 조롱과 무겁게까지 느껴지는 주제의식이
이처럼 사뿐사뿐 써내려간 글속에 녹아 있다는 점에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가치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세상은 넓고, 읽어야 할, 또는 읽고 싶은 책들은 너무 많고, 가장 중요하게도 시간은 얼마 없지만,
기회가 될때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은 꼭 사서
그 유쾌함에 항상 빠져들고 싶다는 생각을 만들어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