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하우스

2010. 12. 25. 02:414. 끄저기/끄저기

 

1Q84 1, 2, 3권도 아니고, 파라다이스 1, 2권도 아닌

전혀 다른 책을 겹쳐 놓은 이유는

이 책들이 비슷한 테마를 다루고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결정적으로는 한 권을 다 읽지 못했기 때문에,

아니 아마도 다 읽지 못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때문이다.

 

우선 먼저 잡았던 책은

'화학으로 이루어진 세상' 이다.

 

2003년 화학의 해를 기념하는 일련의 행사가 있었고

그 성과로서 출간되었다는 이 책을 원전인 독일어로 읽었다면

정말 두, 세 줄마다 두, 세시간씩 졸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오해의 소지가 있을 듯,

책이 잘못된 것은 아니고, 나 같은 일반인이 접하기에는

다소 수준이 높았기 때문이다.

 

이 두 책은 모두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부터 잠자리에 드는 저녁까지,

우리의 주변을 낱낱히 구성하고 있는 과학적 요소들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두 책 모두 겉보기에 깔끔, 가벼워 보이긴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를 책을 덮을 때까지 이어간 '시크릿 하우스'와는 달리 

'화학으로 이루어진 세상'은 보다 전문적이고 정량적인 영역으로  독자를 안내하고 있다.(아마 화학의 숙명이지 않을까 싶다. ^^;;;)

 

두 책 모두 공히 느끼게 된 공통점이 있다면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이처럼 편리한 세상이 그냥 공짜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사실 나도 그렇고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향유'만 하는 존재들이 대부분이다.

뭔가 창조를 하고, 개선을 하는 사람들은 일부분에 지나지 않음에도 호모 에렉투스보다는 당연히 똑똑하다는 생각을 하고 산다.

하지만 과연 혼자 떨어뜨려놓으면 불이나 제대로 피울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캐스트 어웨이라는 영화가 떠오르는군..)

 

이 책들은 모두 지금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되고 있는 우리 일상생활의 기술들이 개발된 과정과 그 사람에 대한 얘기를  함께 다루고 있는데

스타킹하나, 통조림 하나가 바꿔놓은 우리 삶의 혁명을,  그래서 그와 같은 기술의 진보가 얼마나 사람의 삶을 윤택하게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화학으로...' 책을 다시 꺼내보니 오후 4시까지 읽은 지점에서 책갈피가 끼워져 있다.

언뜻보니 뒤쪽에 흥미로운 내용이 좀 있기도 하다.

나를 질리게 만든 각종 화학용어를 그냥 편한 단어 - 예를 들자면 우리집 막내 하늘이 - 로 바꿔서 읽어볼까...

그럼 끝까지 갈 수 있을거 같기도 하다..

 

시크릿 하우스는 '화학'이라는 분야보다는 좀더 폭넓게, 그리고 그만큼 가볍게 주변을 다루고 있다.

그만큼 재미있고, 쉽게 읽히고, 가벼운 가쉽 거리의 상식을 많이 제공해 주고 있다.

물론 부작용도 있다.

 

우리 안쥔께서 절대 마가린은 다시 안 사겠다고 선언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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