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7. 18. 23:46ㆍ4. 끄저기/끄저기
한때 상황을 뒤집어 보는 관점을 갖기 위해 이런 시도 저런 시도를 했던 적이 있었다.
그닥 명석한 머리와는 거리가 멀다보니 이른바, '코페르니쿠스의 회의'라는 것을 대학생이 되서야 알게되었고,
그렇게 예전에는 단순히 눈으로 보아 넘겼던 현상들을 비틀어보기 시작하면서
눈에 보이는 것 그 너머, 기저에 도사리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연역해갈때마다 상당한 쾌감을 느끼곤 했었다.
그게 20년 전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20년이 또 지난 지금에서야 나는 어떤 현상을 장구한 시각에서 바라보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바로 이 책 '인간은 왜 병에 걸리는가(Why We Get Sick)'를 접했기 때문에 가능한, 내 인생에 주어진 또 하나의 선물이라 생각한다.
너무 늦게 이러한 관점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고 한탄하기보다는 이제라도 깨닫게 됐다는데 충분히 감사할 수 있을 것 같다.
비록 20년 전과 달리 내 머리 돌아가는 속도도 상당히 무뎌졌지만,
아마 당시에 상황을 비틀어보는 시각들에서 느낀 희열만큼이나
상황을 유구한 수준으로 연장시켜 보는 것에서도 기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점에 있어서 이 책은 내게 대단히 큰 기쁨을 준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은 나로서는 일종의 최재천 컬렉션의 일환으로 선택된 책이다.
최재천이라는 선생님을 알게된 후부터,
일전에 서평을 올린 '다윈지능'부터 시작하여 최재천 선생님께서 관여하신 이런 저런 책들을 읽기로 했고
이것은 두 번째로 선택된, 제목부터 매력을 끄는 그런 책이었다.
그리고 그 매력에 빠져있는 시간동안 많은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1. 다윈 의학
나는 의학계와는 전혀 인연이 없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사실 '다윈 의학'이라는 개념에 대해 '낯설다'라는 얘기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1999년 이 책이 한국어로 번역될 때 최재천 교수님께서 다윈의학의 새로운 관점이
우리나라의 의학계에도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시기를 바란 것으로 보아
우리 나라에 이 개념이 알려진 것은 이제 겨우 10년 남짓이라고 추정할 수는 있겠다.
그리고 빡빡한 의과과정에 다윈의학의 관점이 채택되길 희망하는 저자들의 염원이
담겨있는 것으로 보아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다윈의학의 관점은
아직 그리 친숙한 개념이 아닐 개연성이 상당하다.
고작 책 한권을 읽었을 뿐이지만 그러한 상황추론에 힘입어 한 번 정리를 해보자면...
'다윈의학'이란 현대 의학이 가지고 있는, 증상으로의 접근법, 진단체계 및 치료체계가 전적으로 증상의 완화 또는 치유라는 목적에 함몰되어 있음을 비판하고, 어떤 증상이 있다면 그 증상이 진단으로 이미 식별된 현상들 외에 비록 연역관계가 규명되지 않았을 뿐, 우리가 모르거나 예상하지 못한 측면에서의 이득이 있을 수 있다는 관점을 제기하는 의학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따라서 치료에 대한 접근은 마치 타깃을 정하여 이를 정밀폭격하는 방법이 아니라
좀더 상황을 넓게 해석하여 증상의 발현원인과 결과 간의 타협을 통해 증상 자체에
접근하는 방법의 개선을 주장하는 의학이라 할 수 있겠다.
2. 사고패턴 훈련하기
다윈의학의 정의가 이렇다보니 이 책에는 시종일관 전체 내용을 관통하는 하나의 물음이 등장한다.
"의학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여겨지는 각종 증상들이 과연 개체나 종에 아무런 이득이 되지 않는 말 그대로 악성의 질환이 맞다면 어떻게 장구한 진화의 과정에서 도태되지 않고 여지껏 이어져 오고 있는가?" 하는 질문이다.
서두에서 '상황을 연장하는 시각 훈련'을 언급했거니와 바로 이러한 질문이 바로 상황을 연장하는 관점 훈련의 동기가 된다.
책의 내용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구성되어 있다.
감염성 질환과 그 원인이 되는 기생체와 숙주와의 관계, 복구되지 않는 외상, 독소, 유전자 질환, 노화, 문명의 질환(알레르기), 암, 생식과 번식, 정신장애...
이상의 범주는 인간 개체의 생명 주기를 거의 모두 나열하고 있다고 보아 무방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범주 각각에서 주요 진단 증상이 등장하고,
왜 그렇게 개체 또는 종에게 해가 되는 진단들이 여지껏 존재하는지,
즉 진화의 유구한 역사에서 왜 도태되지 않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반복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밝혀졌거나, 유력하다고 판단되는 긍정적 요소들이 등장한다.
이러한 맥락이 각 범주에서 계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항상 어떤 새로운 증상이 제시되면
나도모르게 그 종, 또는 개체에게 가져다 주는 이익이 무엇일지를 스스로 먼저 추측해볼 수 있었고
어떤 때는 이어지는 내용에서 나의 추측이 맞았음에 재미가 있기도 했고,
생각지도 못한 내용이 등장하는 것에 놀라움을 느껴가며
책을 읽는 내내 그런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3. 사례
이 책에서 등장하는 주요 사례들을 기록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 감염성 질환으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들은 다음과 같이 분류되어야 한다.
그것이 숙주에게 이익이 되는가?, 기생체에게 이익이 되는가?
아니면 양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기도 하고, 이익이 안되기도 하는가?
예를 들어 기침이 기생체를 몸 밖으로 밀어내기 위한 숙주의 반응이라면
이는 숙주에게 이익이 되는 행동이므로 기침을 진정시키기 위한 처방이 내려져서는 안될 것이다.
- 숙주를 죽음으로 몰아넣을 정도로 기생체가 유독하다면 결국 이것은 기생체에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므로
기생체의 유독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약화되리라는 견해가 가지고 있는 세가지 오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러한 시각은 유독성이 기생체의 전파에 유리할 수도 있다는 시각을 간과하고 있다.
만약 기생체의 유독성이 숙주의 기침을 유발한다면
기생체는 기침을 통해 다른 숙주에게 보다 용이하게 전파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유독성의 강화가 숙주의 급작스러운 죽음, 이동 불가 상황등을 초래할 수 있으나
기생체의 Life Cycle은 매우 짧아서 환경 변화에 탁월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즉, 일시적으로 강화된 유독성은 몇 분마다 반복되는 세대 유전을 통해 일시적으로 약화될 수도 있고
역으로 강화된 유독성은 이러한 일시적 현상의 결과일 수도 있다.
셋째, 서로 다른 기생체 종간의 숙주쟁탈 경쟁을 고려하여야 한다.
만약 A기생체는 숙주에게 심각한 해를 끼치지 않지만
동일 숙주를 대상으로 쟁탈 관계에 있는 B기생체가 숙주에게 치명적이라면
A기생체의 약한 유독성은 결국 A기생체 스스로에게 단점만이 될 뿐이다.
- 왜 인간의 외상은 복구되지 않을까?
예를 들어서 잘려나간 다리, 팔은 왜 다시 자라나지 않을까?
잘려나간 손가락은 왜 다시 자라나지 않을까?
팔이나 다리가 잘려나갔다면 옛날 인류는 그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과다출혈 또는 파상풍 등으로 사망을 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을 것이다.
즉, 그런 외상이 복구될만한 시간만큼 살아남은 개체는 거의 없었으므로
외상의 복구를 가능하게 하는 유전자의 추동기재는 일체 존재할 수 없었다.
손가락이 절단으로 인해 사망에까지 이르지는 않았더라도 손가락 하나가 없다고 해서
팔이나 다리가 하나 없는 것과 같은 정도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개체에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 손상체를 복원시키는데 에너지가 투입될 이유는 없는 것이다.
이것이 손가락을 복구시키는 유전자가 추동되지 않은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다.
- 왜 노쇠하는가?
노쇠를 이끄는 유전자가 생애 초기에 이득을 주는 유전자라는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
혈색증은 철분을 과다하게 흡수하여 그 축적된 철분이 간을 파괴시켜 중년의 사람들을 죽이는 병이다.
그러나 철분을 충분히 흡수하는 능력은 중년에 그 개체를 죽이더라도
생애 전반에 걸쳐서 철분 결핍으로 인한 빈혈을 방지시켜주는 이득이 있다.
또한 이 유전자는 성에 따른 상반된 선택으로 유지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여성의 경우 충분한 철분축적 능력은 월경 중 손실되는 철분을 보충하는데 유리하지만
남성에게는 과다철분을 축척시키는 문제로 작용한다.
펩시노젠I라는 위장 호르몬을 과도하게 만들어내는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결국 위궤양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는 평생동안 음식을 통해 유입되는 각종 감염체들을 효율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알츠하이머 병은 노년기에 정신황폐를 일으키는 끔찍한 질환이다.
이 질환은 아포리포단백질 E4를 만드는 19번 염색체 상에 유전자를 갖고 있다.
유인원들에게는 알츠하이머 병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아마도 지난 400만년 동안 이 유전자는 인간의 두뇌 용량을 급속히 팽창시킨 유전적 변이였을 것으로 보인다.
즉, 알츠하이머 병은 인간의 높은 지능을 가능케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동물이나 곤충의 세계에서 일반적으로 다량의 자손을 남기는 종들이 번식 후 바로 죽음을 맞이한다.
이러한 개체 또는 종은 개체가 오래살지만 보다 적은 자손을 남기는 경우보다 훨씬 성공적으로 번성하였다.
- 알레르기를 매개하는 면역글로블린E는 기생충에 대항하기 위한 기재일지도 모른다.
알레르기 반응은 독소에 대한 예비방어 기능을 수행하는 듯 하다. 즉 일종의 화재경보기 원리이다.
건물에 화재경보기가 울렸을 때, 그 경보기가 잘못 울렸든 아니든, 일단 대피를 하는 것이
대피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 경보기가 제대로 작동한 것일때보다 얻는 이익이 훨씬 크다.
알레르기 반응 역시 독소의 치명성을 떠나 미리 예비방어 기재로 반응한다면 개체에 훨씬 이득이 될 것이다.
알레르기는 문명의 발전과 환경의 개선과 연관되었을 수도 있다.
면역글로블린E가 목적으로 하는 표적의 최저선이 붕괴되면서 무해한 항원에까지 예비방어 기재를 확장한 것일 수 있다.
실제로 1973년 남태평양의 산호섬인 마우키에 사는 주민 600명에서 알레르기는 3%만이 존재했으나
각종 의료시설이 건립되어 의료체계가 발달한 1992년에 알레르기 비율은 15%까지 증가했다.
- 암이란 모든 종류의 비적응적이고 통제 불가능한 조직 성장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암은 세포의 무분별한 분화를 억제하는 개체의 2중, 3중의 방호막을 뚫고 나오는 증상이다.
암의 발생율을 현저히 낮추려면 어이없는 얘기일 수 있겠지만
첫째, 부모를 잘 만나야 한다. 암은 유전과의 연관성이 매우 크다.
둘째, 아이러니컬 하게도 일찍 죽는다면 암에 걸리지 않을 확률이 높아진다.
개체가 오래될수록 세포에 대한 통제력이 떨어짐과 동시에 해로운 환경에 대한 저항력이 약화된다.
또한 개체가 오래될수록 암을 발병시키는 요인들의 체내 축적량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현대에 들어 여성에게 나타나는 생식기관의 암 발생 급증 사례는
변화된 환경이 암의 발병을 증가시키는 단적인 예시가 된다.
전통사회에서 여성은 15세 전후로 초경을 경험하고 또 그 후 몇 년만에 임신을 했다.
유산을 했더라도 바로 임신을 했고, 출산을 하게 되더라도 젖을 떼자마자 또 임신하기를 반복했던 것이다.
폐경까지 약 30년 동안 여자는 평균적으로 4~6회의 출산을 했고
이 기간의 절반 이상은 수유를 하며 보냈을 것이다.
그 결과 월경횟수는 총 150회를 넘기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현대의 여성에게 생식환경은 극단적인 변화를 겪었다.
월경 주기는 호르몬 농도가 폭넓게 주기적으로 변동함으로써 이루어지고,
이에 따라 난소나 자궁 혹은 유방 조직의 세포 반응을 일으키는데
이러한 조직 반응의 대가는 암의 발생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월경주기는 임신과 수유에 의해 유예될 수 있지만,
현대 여성들은 과거 전통사회보다 임신의 횟수과 수유 기간 모두 확연히 줄어든 생활을 하고 있다.
월경 주기를 많이 경험할수록 생식기관이 암에 걸릴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 유성생식은 왜 진화했을까?
두 개체가 함께 새로운 자손을 만드는 것에는 시간과 에너지가 단성생식보다 많이 투여된다.
특히 인간의 경우는 복잡한 짝짓기 전단계에 엄청난 시간과 에너지가 투입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성 생식은 어떤 이익이 있길래
진화의 역사에서 오히려 성공한 종의 번식 방법으로 채택되고 있을까?
유성생식은 기생체에 대항하기 위한 숙주의 군비경쟁의 일환이라는 가설이 우세하다.
즉, 특정 기생체에 약점을 보이는 숙주의 유전자는
다른 개체와 유전자를 교잡시킴으로서 극복할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구체적인 측면에서 진화생물학적 시각을 요구하는 사례는 다양하게 등장한다.
다양한 사례들을 접하면서 새로운 지식의 습득은 물론, 새로운 사고 패턴의 연습이 가능했지만
전체 내용을 읽고 나서 하나의 의문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4. 다윈의학 - 의학인가 관점인가.
그것은 바로 이 책이 말하고 있는 다윈의학이
과연 개체의 치료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었다.
예를들어 우리 나라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항생제의 오남용을 들어보자.
항생제의 오남용은 그에 내성을 보이는 기생체의 출현원인이 되고,
이러한 끊임없는 군비경쟁에서 결국 생명주기가 긴 숙주는 패배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것은 어찌보면 종의 관점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있을까?
불행하게도 이 지점에서 개체의 이익은 종의 이익과 상반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장 지금의 질환을 치유하는데 최선의 목적을 두고 비용과 시간을 투하하고 있다.
과연 임상현장에서 슈퍼박테리아의 출현을 우려하며 약물을 거부하는 환자가 얼마나 될까?
다윈의학의 여러 관점은 현상을 해석해내는데 유용한 관점을 제공한다.
그러나 문제는 그것이 과연 임상치료에 당장 어떤 도움이 되는가 하는데 있다.
저자들 스스로도 지적했듯, 여성의 생식계통의 암 발생율을 낮추기 위해
어린 소녀들 때부터 임신을 장려하고 반복적인 임신을 장려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물론 저자들은 어쨌든 이러한 관점이 생활 패턴이라는 측면에서
암을 효과적으로 차단시키는 방안을 찾아내주길 희망한다고 말하고 있으며
암의 정복을 위해서는 어떤 지식이든지 도움이 될 만한 것은 모조리 동원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지만,
이러한 언급은 생명이 왔다갔다하는 임상현장에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할 말임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다시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다윈의학은 의학일까? 관점일까?"
하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는것, 또는 생각이 드는 것은 이것이다.
개체에게 있어서 다윈의학의 구체성은 여전히 모호하기만 하지만
종의 측면에 있어서 다윈의학은 분명히 유익하고 도움이 되는 관점일 것이라는 점이다.
현실에 나타나는 DNA풀은 개체마다 다양성을 뽐내지만
진화론적 관점에서 이처럼 다양한 유전자의 Action은
몇 가지의 원칙에 의해 정리될 수 있음을 이미 알고 있다.
이러한 패턴 분석의 틀을 그대로 연장시킨다면, 즉, 진화생물학의 관점을 채용한다면
하나의 현상을 좀더 포괄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질 수 있게 되고
이는 현상에 대한 좀더 충실한 서사, 원인에 대한 좀더 정확한 고찰을 가능하게 해 줄 것이다.
따라서 지금 당장은 문제를 겪고 있는 개체에게 구체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자식을 소중히 생각하듯이 인류의 영속성이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다윈의학은 분명히 연구되고, 발전시켜 나가야할 가치를 잃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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