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일식여행 8. 코킴보 - 하늘과 땅에 가득한 생명력

2019. 8. 24. 13:301. 별과 하늘의 이야기/2019 칠레 일식 여행기

새벽까지 회사일을 하다가 잠들었습니다. 

왜 꼭 이슈는 자리를 비우면 터지는 걸까요?

 

생판 처음 보는 에러를 처리하지 못하고 결국 컴퓨터를 닫았습니다. 

일단 이슈로 올리고 나중에 한국에 가면 분석을 좀 해봐야 겠습니다. 

 

늦게 잠든 탓에 D-2, 6월 30일 아침을 늦게 시작했습니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그리고 현관 쪽 복도에서 어제밤 보지 못한 아파트 주변 풍경을 봤습니다.

 

 

 

사진 1> 코킴보 시내쪽 풍경 

         안데스 산맥 자락이 웅장한 풍경을 선물해 주고 있습니다. 

         하늘은 온통 푸르고 가슴 속에 스며드는 공기 한 자락 한 자락은 너무나 상쾌했습니다. 

 

오늘은 코킴보 바다를 맘껏 한 번 걸어볼 생각입니다. 

토마토 야채스프에 빵과 소세지를 곁들여 늦은 아점을 먹고 짐을 챙겼습니다. 

 

호스트의 안내 대로 아파트에 들어오기 위해 받았던 열쇠와 안내문, 자동차 대시보드 앞에 놨던 방문자푯말을 식탁 위에 가지런히 올려 놓고 숙소를 나왔습니다. 

그런데 차를 몰고 아파트에서 나오는 중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차단막이 올라가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어젯밤, 아파트 주차장까지 두 개의 차단막을 통과했습니다. 

정문에서 한 번, 숙소가 있는 아파트의 주차장으로 진입하는데 한 번, 이렇게 두 번이었죠. 

 

들어오는 거야 방문자 푯말과 같은 표식이 있어야겠지만 나가는 건 그냥 나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이미 숙소의 문을 안으로 잠그고 나왔기 때문에 숙소에는 다시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차를 한 켠에 세워두고 차단막을 올리기 위한 도전을 시작했죠. 

 

우선 아파트 정문 경비실에 가서 상황을 얘기했습니다. 

온갖 손짓 발짓을 해가며 제가 처한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지만 경비 아저씨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였습니다. 

그렇게 장황한 설득이 시작된 지 한 10분 정도 지났을 때 방문객이 한 명 다가왔습니다. 

천만 다행으로 이 분은 약간의 영어를 하실 수 있었죠. 

 

그 분의 도움으로 경비 아저씨가 나의 상황을 이해했고, 차단막을 열어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경비 아저씨가 담당하는 차단막은 아파트 정문 주차장에만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아파트 주차장의 차단막은 그 아파트 동의 경비가 담당한다고 했죠. 

다행히 아파트 경비 분은 제가 어떤 상황인지 바로 이해했습니다. 

아마 에어비앤비 숙소가 있다보니 저와 같은 상황의 손님들이 이전에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에어비앤비 숙소는 들어갈 때도 많은 도전이 필요하지만 나오는 것 역시 결코 만만치 않은 경우가 있다는 걸 깨닳았죠. 

막상 문제에 맞닥뜨리면 당황도 되고, 걱정도 되지만 문제를 풀고 나면 그건 또 그거 나름대로 재미가 되고 추억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독특한 경험을 하고 코킴보의 해변으로 남태평양 바다를 만나보러 갔습니다. 

 

 

 

사진 2> 코킴보 해변에서 바라본 북쪽 방면 : 아스라히 보이는 거대한 화산들이 장관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사실 코킴보는 안주인 마님께서 바다사자를 보고 싶다고 해서 숙소를 잡은 곳입니다. 

문제는 제가 그 바다사자를 어디서 볼 수 있는지 찾아보지 않았다는 것이었죠. 

일단 바다로 나가면 뭔가 단서를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막상 바다에 나와도 딱히 단서를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사진 3> 코킴보 해변에서 바라본 남쪽 방면 : 바다쪽으로 뻗어나간 반도 능선으로 코킴보가 이어져 있습니다. 

 

구글 지도에 보니 저 반도 끝에 푸에르테 드 코킴보(Fuerte de Coquimbo)라는 옛 요새가 있었습니다. 

일단 그 쪽이 바다로 쑥 나가 있는 암석 지대일테니 그곳에 바다사자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해변을 좀 더 걷다보니 어느 바다에서나 만날 수 있는 갈매기 떼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유독 덩치가 큰 새들도 있더군요. 

좀 더 다가가자 맙소사.....그 큰 새들은 펠리컨이었습니다. 

펠리컨들이 해변에 몰려 있더군요. 

 

 

 

사진 4> 코킴보 해변에서 유유자적 햇살을 맞고 있는 펠리컨과 갈매기들

 

 

 

사진 5> 펠리컨 사이 사이에 작은 갈매가 보입니다. 갈매기를 결코 작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펠리컨 사이에 있는 갈매기는 정말 왜소해 보이더군요.

 

 

 

사진 6> 날개를 활짝 편 펠리컨은 거대하기까지 했습니다. 

 

 

 

사진 7> 펠리컨들이 함께 날아오르는 장관도 보여주었습니다. 

 

한적한 해변 산책을 마치고 푸에르테 드 코킴보로 가기 위해 차를 타고 이동을 시작했습니다. 

가는 길이 꽤나 복잡하더군요.

 

 

 

사진 8> 코킴보의 다운타운이라 할 수 있는 버스터미널 앞 삼거리입니다. 

          차들도 많고 사람도 많았는데 한 켠에 사람들이 잔뜩 몰려 있는 시장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외국에 와서 시장을 그냥 지나갈 수 없죠.

눈에 들어오는 허름한 유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카메라를 챙겨들고 시장으로 향했습니다. 

 

안주인 마님은 카메라 소매치기를 당하면 어떡하냐면서 카메라 가져가는 것을 반대하였습니다. 

하지만 찍지도 않을 카메라라면 가져올 이유가 없는 것도 사실이죠. 

 

소매치기가 가져가면 주겠다는 생각으로 카메라를 챙겼습니다. 

소매치기가 가져가더라도 지금까지 촬영한 사진을 잃지 않도록 메모리 카드를 바꿔끼고 제가 가지고 있는 렌즈 중 가장 비싼 렌즈이지만 천체사진 찍는데는 별 쓸모 없는 50밀리 단렌즈를 끼우고 시장으로 향했습니다.

 

 

 

사진 9> 코킴보 시장 풍경 

         역시 시장은 사람 냄새가 나서 좋습니다. 

 

 

 

사진 10> 코킴보 시장 풍경  - 과일가게 아저씨와 과일을 골라담는 아주머니

 

 

 

사진 11> 호객을 하는 아주머니와 스카프 하나를 꼼꼼하게 보고 있는 아저씨

                  

 

 

사진 12> 일요일을 맞은 코킴보 시장은 정말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었습니다.

 

 

 

사진 13> 이거슨 호떡인 걸까요?

 

 

 

사진 15> 하나씩 주문해 봤습니다. 속을 고를 수 있던데, 참치와 치즈를 시켰습니다. 

 

 

 

사진 16> 맛은 담백한게...그냥 저냥 했습니다. 

           역시 길거리 음식은 단짠단짠해야 인상이 남는 것 같습니다. ^^

 

 

 

사진 17> 장바구니 득템. 

           칠레 마트에서는 비닐 봉지를 주지 않아 장바구니가 필요했습니다. 

           때마침 시장에 장바구니가 있어 하나 구입했습니다. 무늬가 정말 이쁘더군요. 

           가격은 2,000페소, 우리나라 돈으로 대략 3600원 정도입니다. 말 그대로 득템이죠. ^^

 

 

 

사진 18> 이건 제가 산 헤드렌턴입니다. 

           젊은 사람 하나가 직접 만든 것으로 보이는 다양한 헤드렌턴을 바닥에 깔아놓고 팔고 있었습니다. 

           양쪽 플레쉬가 적색광으로 되어 있어 별볼 때 쓸 겸 해서 하나 구입했습니다. 

           12,000페소를 달라고 했지만 흥정을 해서 10,000페소에 샀습니다. 우리나라 돈으로 약 18,000원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쓸만한 헤드렌턴은 죄다 기본 3만원이 넘어갑니다. 

           정말 잘 샀다 싶었는데 나중에 써보니 한 번 켜지고 꺼지질 않더군요. ^^;;;

           한 번 켜진 렌턴은 대한민국에 귀국할 때까지 꺼지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시간날 때 한 번 뜯어보고 고쳐볼 생각입니다. 

  

       

시장 구경을 실컷하고 시장 앞쪽에 있는 바다를 보러 갔는데요. 

이게 왠걸...

바로 그 바다사자가 시장 앞 해변에 있더군요!

 

 

 

 

사진 19> 헐....바다사자다....

           시장 맞은 편의 해변을 가득 채우고 있는 바다사자와 펠리컨들

                  

 

 

사진 20> 시장과 포구에서 사람들이 던져주는 먹이나 쓰레기를 먹고 사는 것 같습니다. 

           엄밀히 말해서 야생이라 하기는 좀 그렇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바다사자를 보는 것이 처음이라 너무나 신기했습니다. 

         

 

 

 

         

사진 21> 사진으로는 바다사자의 육중함이 잘 담기지 않네요. 짖는(?) 소리도 우람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사진 22> 바다사자 사진을 담기에 여념없으신 안주인 마님.

 

 

 

사진 23> 옆에 있던 쇼핑 센터의 화장실 입구입니다.

           칠레는 모든 공중 화장실이 유료입니다. 

           가격은 대략 300페소 정도입니다. 우리 나라 돈으로 약 500원입니다.

           화장실 한 번 갈 돈으로는 상당히 비싼데요.

           하지만 그 덕에 화장실은 매우매우 깨끗했습니다. 

 

 

 

사진 24> 사람들로 넘쳐나는 길목에 널브러져 있는 강아지 님.          

           어쩜 저리 세상 편하게 자던지~ ^^

 

 

 

사진 25> 일식버스 

           일식을 이틀 앞둔 코킴보는 온통 일식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사진 26> 여행상품 부스의 일식 포스터

 

 

 

사진 27> 조그마한 엽서? 카드?를 파는 것 같았습니다. 

 

꼭 보고자 했던 바다사자도 만나고 예상치 못한 시장 구경도 하느라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 

 

오늘은 라세레나의 호텔을 예약했습니다.

내일은 본격적으로 일식 답사를 해야 했기 때문에 라세레나까지 살펴보려면 시간이 너무 촉박했죠. 

 

서둘러 라세레나로 이동했습니다. 

 

칠레일식여행 9. 라세레나에 모인 별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