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매산 3

2020. 7. 13. 22:311. 별과 하늘의 이야기/하늘앓이 - 별지기의 이야기들

 

법평리 다락논을 밟고서

한여름 높은 구름이 올라왔다.

 

구름을 막고 물었다.

 

일기예보에

당신이 안올거라고

했는데요?

 

구름이 답했다.

 

오늘은 일 년에 한 번

미리내를 물청소하는 날입니다.

 

고작 4.2광년 거리의 

프록시마 센타우리 b에

이미 한 달 전에 공지도 했어요.

 

상심에 빠진 나에게

구름의 끝자락이 

위로하며 말했다. 

 

미리내를 헹구면 

그 물을 드릴게요.

그곳에 빠지면

별빛을 만끽할 수 있어요.

 

차단...

미리내가 물에 빠졌다.

난 네게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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