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전궤도를 공유하는 다수의 행성이 가능할까?

2023. 7. 21. 00:133. 천문뉴스/유럽남부천문대(ESO)

외계행성계 PDS 70의 모습, 타원형 실선이 PDS 70, 동그란 실선이 PDS 70b이다. 점선이 이번에 탐지된 파편구름이다. Credit: ALMA (ESO/NAOJ/NRAO) /Balsalobre-Ruza et al.

천문학자들이 ALMA를 이용하여'형제'일 가능성이 있는 외계행성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동일한 공전궤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먼지 구름을 포착했는데 
이는 새로운 행성을 만들어낼 파편들일 수도 있고 이미 행성이 만들어지고 남은 잔해일 수도 있다. 
만약 이러한 가정이 맞다면 이는 하나의 공전 궤도를 공유하는 두 개 외계행성에 대한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될 것이다.


2023년 7월 19일, 아스트로노미앤아스트로피직스(Astronomy & Astrophysics)에 개재된 논문의 주저자인 
스페인 천체생물학센터의 학생, 올가 발살로브르루자(Olga Balsalobre-Ruza)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20여 년 전에 이미 동일한 공전궤도를 나눠갖는 동일한 질량의 쌍둥이 행성이 이론적으로 예측된 바 있습니다. 
이를 트로이 행성 또는 다가구 행성(co-orbital planets)이라 불렀죠. 
이번에 처음으로 이에 대한 증거를 찾은 것입니다." 

동일한 공전궤도를 갖는 암석질 천체로서의 트로이 천체는 우리 태양계에서도 흔히 있는 일이다.
가장 유명한 예는 목성에 있는 트로이 소행성들일 것이다.
트로이 소행성이란 목성과 동일한 공전 궤도를 갖는 12,000개 이상의 암석질 천체를 일컫는다.
 
천문학자들은 트로이 천체 중에서도 특히 트로이 행성이 다른 별 주위에 있을 것이라고 추측해왔다. 
하지만 그 증거는 상당히 빈약했다. 

이번 논문의 공동저자인 천체생물학 센터의 선임연구원 호르헤 릴요복스(Jorge Lillo-Box)는 
외계 트로이천체는 아직까지 유니콘과 같은 존재로서 이론으로서만 존재할 뿐 실제 탐지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번에 국제 연구팀이 ALMA를 이용하여 'PDS 70'이라는 외계행성계에서 트로이 행성에 대한 가장 강력한 관측 증거를 찾아낸 것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PDS 70이라는 어린 별은 목성을 닮은 두 개의 거대 가스 행성, PDS 70b와 PDS 70c를 거느리고 있다.
연구팀은 이 행성계를 관측한 기존 ALMA데이터를 분석하여 PDS 70b의 공전궤도에서 트로이 천체일 가능성이 있는 한 무더기의 파편구름을 탐지해냈다. 

트로이 천체는 '라그랑주 지점(Lagrangian zone)'이라 불리는 위치에 있다. 
행성 공전 궤도에는 별과 행성이 만들어내는 복합중력작용이 물질을 가둬버리는 두 개 지점이 존재하는데 이를 라그랑주 지점이라 한다. 

 

천문학자들은 PDS 70b의 공전궤도에 있는 두 개 라그랑주 지점을 연구하였는데 그 중 한 지점에서 희미한 신호를 포착해냈다. 그리고 이 신호가 우리 달 질량의 두 배 정도 되는 질량의 물질에서 나오고 있음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이 파편구름이 트로이 천체일 수도 있고 여전히 행성이 만들어지고 있는 과정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발살로브르루자의 평가는 다음과 같다.
"과연 누가 한 해를 공유하고 주거환경을 공유하는 두 개의 세계를 상상할 수 있을까요?
 이번 우리의 연구는 그런 세계가 가능할 수 있다는 증거를 처음으로 보여준 것입니다.
 목성의 예에서 알 수 있듯 하나의 행성은 자신의 공전궤도를 수천 개의 소행성들과 공유할 수 있죠.
 이러한 생각은 동일한 공전궤도를 공유하는 여러 행성이라는 생각을 저에게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천체생물학 센터의 선임연구원이자 이번 논문의 공동저자인 누리아 후엘라모(Nuria Huelamo)는 
이번 연구가 다가구 행성이 형성되는 과정 중 매우 초기 단계를 살펴 본 첫번째 연구였다고 말했다. 

칠레 ESO 본부 소속으로 이번 연구에 기여한 이지아르 드 그레고리오-몬살보(Itziar De Gregorio-Monsalvo)는 
이번 연구로 트로이 천체가 어떻게 형성되고 어떻게 진화하는지, 그리고  외계행성계에 얼마나 많은 트로이 천체가 있는지 등, 트로이 천체에 대한 새로운 질문의 창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이번 발견을 완전히 확정짓기 위해 연구팀은 2026년까지 기다릴 것이고 PDS 70b와 파편구름이 어떤 변화를 보였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시 ALMA를 이용할 것이다. 

발살로브르루자는 이번 연구가 외계행성 연구에 중요한 진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드 그레고리오-몬살보의 평가는 다음과 같다.
"향후 이 분야의 연구는 매우 흥미로울 것입니다. 
 우리는 2030년으로 예정된 ALMA 성능향상 후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때가 되면 트로이 천체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ALMA의 성능은 드라마틱하게 향상될 것입니다."

PDS 70 외계행성계의 위치, Credit: ESO, IAU and Sky & Telescope

 

PDS 70 외계행성계 및 그 주변의 하늘풍경, Credit: ESO/Digitized Sky Survey 2. Acknowledgement: Davide De Martin


출처 : 유럽남부천문대(European Southern Observatory) Science Release  2023년 7월 19일자